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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의 새싹

‘위즈스쿨’, 코드로 대화하는 그날까지

코딩 교육으로 시작한 전문업체, 최종 목표는 한국의 ‘깃허브’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위즈스쿨’, 코드로 대화하는 그날까지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코딩 교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광경은 박스형 코딩이다. 이미 짜놓은 코드 덩어리들을 학생이 조합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다. 물론 코딩이라는 행위를 맛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쉽고 간단하게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수 있으니 체험 측면에서는 최고다. 하지만 학습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통 프로그래머가 키보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키가 Ctrl+c(복사 단축키)와 Ctrl+v(붙여넣기 단축키)라는 속설이 있다지만, 코드를 이해해야 어떤 내용을 복사할지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관심만 환기했다면 ‘위즈스쿨’은 그 언어를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친다. 학생들은 코드를 써보면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자연스레 습득한다. 물론 코드를 직접 짜는 일은 박스형 코딩에 비해 훨씬 어렵다. 이를 극복하고자 위즈스쿨이 도입한 장치는 인공지능(AI) 튜터. 학생들이 사용하는 코드를 분석해 최적의 코드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AI 튜터와 위즈스쿨의 교육 방식은 시장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최근에는 벤처캐피털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투자금 20억 원을 유치했다. 

코딩 교육 플랫폼을 꿈꾸는 양영모 위즈스쿨 대표를 11월 26일 서울 강남구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이다. 어쩌다 코딩 교육 사업에 뛰어들게 됐나. 

“우리 세대는 코딩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한 세대만 지나면 누구나 사용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그때 코딩으로 간단한 게임을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코딩의 자세한 원리는 몰랐지만 게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취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정보기술(IT)이나 코딩에 관심을 가졌다. 그 후에는 코딩이 어렵지 않았다. 코딩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어렵지만 배워놓으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실제로 페이스북, 구글 등 코딩으로 세계를 바꾸고 부까지 창출할 수 있는 시대다. 지금 세대에게 코딩은 전문 분야지만, 다음 세대부터는 일상 언어처럼 삶에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지금 모두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모여 노는 것처럼, 다음 세대는 코드로 소통하는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Github) 등에 모여 프로그램을 짜고 누군가의 코딩을 평가하며 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국내에는 코딩 교육 업체가 많다. 위즈스쿨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한마디로 위즈스쿨은 AI 튜터 기반의 차세대 코딩 교육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금 코딩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튜터 부족 현상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코딩이 의무교육이 되고 있다지만, 가르칠 강사가 부족하다. 물론 일선 교사들이 단기 교육을 받아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도 코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직접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사용하는 식의 코딩 교육을 하기는 무리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AI 튜터를 개발했다. 관련 교사가 부족해도 AI가 코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최적의 코드를 추천한다.”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그래밍 언어를 쉽게 배운다지만 블록형 코딩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이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코딩,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칠 때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재미없고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시키다 보면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학생들도 나온다. 위즈스쿨에서는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든다. 교육마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이를 위즈스쿨 앱에 공유한다. 학생들은 이 앱에서 각자 만든 게임을 즐겨 찾아볼 수 있으며,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한다. 작은 게임 개발 커뮤니티를 열어놓은 셈이다. 직접 게임을 만드는 재미는 물론, 이를 공유하고 서로 평가하며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직접 써보니 게임 앱 개발에 최적화된 서비스였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 등 기존 앱 메이커와 차별점은 뭔가. 

“기존 교육 플랫폼은 블록형으로 도구만 제공한다. 캐릭터를 가져와 간단하게 움직임을 만들고 체험하는 식이다. 앱 메이커 프로그램은 대부분 게임보다 일상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데 특화돼 있다. 하지만 위즈스쿨은 컴파일러를 통해 모바일 앱 중에서도 게임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컴파일러란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번역하는 도구다. 코드를 계속 분석하고 적합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바꿔준다. 원래는 개인용 컴퓨터(PC)에 비해 열악한 휴대전화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빠르게 돌리려고 개발된 기술이다. 자바(Java)라는 비교적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로도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컴파일러 때문이다. 여기에 AI 튜터를 결합해 학생들이 사용하는 코드를 모니터링한다. 그래서 어떤 코드를 쓰는지, 코딩 속도는 어떤지를 파악해 학생이 어디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돕는다. 학생이 많아질수록 AI 튜터가 접하는 데이터가 많아지니 조언의 정확도는 점차 높아진다.” 

코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하는 코딩이 약간 어려워 보인다. 

“기초 교육은 교재나 일대일 온라인 튜터링을 통해 해결한다. 이것만 해결돼도 학생들은 상당히 빠르게 코딩에 적응한다. 창업 초기 텍스트 코딩을 학생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 테스트를 많이 해봤다. 실제로 학생들이 성인보다 훨씬 빨리 프로그래밍 언어에 적응했다. 처음 코딩 교육 캠프를 할 때 학생 20명을 모았다. 과제는 간단한 게임 디자인이었다. 학생 20명이 전부 완성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과가 나왔다. 게임 디자인의 완성은 물론, 모든 학생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 조금씩 다른 게임을 만들어냈다.” 

자바를 배우면 이후 파이썬 등 상위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것이 더 쉬워지나. 

“훨씬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지만 하나를 마스터하면 다음 언어를 배우는 일이 수월해진다. 외국어 하나를 유창하게 하면 그 주변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는 처음부터 파이썬, C 등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친다. 이것들이 범용성이 가장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이기 때문이다. 위즈스쿨은 굳이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집하지 않고 배우기 쉬운 자바를 사용한다.”


게임을 만들고 직접 팔아볼 수 있는 경험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위즈스쿨의 교육은 앱 개발에만 집중돼 있는 것 같다. 웹이나 PC 프로그램보다 앱을 위주로 하는 이유가 있나. 

“지금 학생들은 모바일 세대다. PC보다 휴대전화에 익숙하다. 만든 작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데, PC에서는 이 같은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공유는 모바일 환경이 훨씬 편하다. 학부모도 그날 학생이 만든 프로그램을 바로 공유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위즈스쿨에서 만든 앱은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든 상관없이 다 작동한다. 웹 기반에서 짠 프로그램이라 링크만 보내면 웹이나 앱에서도 구동된다.” 

학생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 같다. 

“생각은 하고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지금도 수익 창출 면에서 기술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조심스럽다. 학부모가 수익 창출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교육 플랫폼에서 바로 돈을 벌 수 있다면 학부모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 걱정이다. 물론 유튜브 등 콘텐츠 창출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세상에서 보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최종적으로는 학생들이 앱, 게임 개발로 돈까지 벌어보게 하는 것이 목표다.” 

SNS나 유틸리티 앱도 만들 수 있나. 

“현 플랫폼은 게임에 최적화된 상태다. 유틸리티 앱을 만들 수는 있지만 기존 유틸리티 앱 메이커보다 불편한 점이 있다. 마음 같아서는 빨리 유틸리티 앱 개발 기능을 넣고 싶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생은 대부분 지금의 코딩 교육이 너무 쉽고, 더 어려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에 차 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시기를 보고 있다. 지금은 과학 교과와 관련해 콘텐츠 개발 도구를 추가로 만들고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보려는 성인도 많다. 교육 서비스 이용 연령을 넓힐 생각이 있나. 

“교육 서비스 이용자를 넓힐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이용자를 기준으로 저연령층과 고연령층을 전부 개척할 계획이다. 현재 주요 수강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려면 알파벳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최저 기준을 초등학교 4학년으로 보고 있다. 똑같은 기능의 블록형 코딩 교육을 만든다면 좀 더 어린 나이의 학생도 사용할 수 있다. 2차적으로는 고등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탄탄하게 갖춰지면 성인을 위한 교육 서비스도 만들 계획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교육은 좀 더 전문적인 부분으로 확장해 사실상 직업교육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1~2년 내 모든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 되려 한다.”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원래는 중국시장과 해외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에 나섰다. 코딩 교육 자체가 언어 장벽이 낮은 데다, AI 튜터와 컴파일러 기술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장에서도 설득력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벽에 막혔다. 언어 장벽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자국 코딩 교육 업체 지원 규모 때문이다. 중국 코딩 교육 스타트업은 상위 3~4개 기업이 1년에 1000억 원 넘는 규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연간 몇백억 원씩 지원받는 회사가 많다. 이 때문에 이미 시장이 형성돼 있어 진입이 어려웠다. 이에 한국을 중심으로 기반을 닦은 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로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다른 시장에 비해 코딩 강사 인력이 부족하다. 위즈스쿨을 직접 사용하는 고객이 늘지 않더라도 현지 업체와 계약해 사용자를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


목표는 제2의 깃허브

개발자 출신이라 교육 분야에서 어려움을 많았을 것 같다. 

“우리는 교육 기술 업체지만, 그중에서도 기술에 강점이 있다. 그만큼 교육 사업에 대한 통찰이 부족해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는지도 몰랐고, 마케팅도 힘들었다. 이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교육 프로그램 판매를 기반으로 대기업과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교원에듀 캠프와는 협업을 시작했다. 사용자를 모으는 일도 대기업이나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수익을 나눠야겠지만 우리는 핵심 서비스를 갖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일단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최종 목표는? 

“개발자 양성 및 커뮤니티로 거듭나는 것이다. ‘깃허브’처럼 개발자들이 모여 프로그래밍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여러 사람이 한 프로젝트에 붙어 함께 코드를 짜는 일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다. 4명이 서로 화상통화를 하면서 코드 진행 상황판을 보고, 온라인상에 모여 협업하는 식이다. 위즈스쿨에서 코딩을 배운 학생들이 교육이 끝난 뒤에도 위즈스쿨 관련 커뮤니티에 모여 코드를 나누고 개발자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주간동아 2019.12.13 1218호 (p30~33)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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