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2

2019.08.16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서울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 가보니

‘BT21 컬래버’와 한정판에 꽂힌 하루…‘덕후’ 꿀팁 “귀염둥이 ‘샐리’에게 가족이 생겨요”

  • 구희언 기자 사진 김도균 객원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9-08-16 17: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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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시간 강남 갈 이유가 생겼다.” 

    서울 강남에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연다는 소식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은 뜨거웠다.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이하 라인프렌즈 강남점) 정식 개장일은 8월 8일. 전날부터 밤샘 기다림을 불사하며 1호 방문객이 된 태국 여성은 매장 문이 열리자 고민하지 않고 새로 나온 즉석카메라 ‘라이카 소포트(Leica SOFORT) BT21’ 리미티드 에디션 5대를 집어 들었다. 1인당 5대까지 살 수 있고 1대당 가격은 58만9000원. 그 자리에서 300만 원가량 통 크게 쓴 셈이다. 이후에도 늦은 시간까지 신제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 매장 입구부터 강남역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첫날 방문객은 무려 8000여 명. 라인프렌즈의 어떤 매력이 이들을 사로잡았을까. 오픈 이틀째인 8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있는 라인프렌즈 강남점으로 향했다.

    카카오프렌즈와 라이벌이라고?

    라인프렌즈 강남점이 생기자 카카오프렌즈의 라이벌이 강남에 왔다는 내용의 기사가 쏟아졌다. 두 건물을 사이에 두고 대로변에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 매장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캐릭터 덕후들에겐 라이벌이란 말이 의미가 없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자신이 꽂힌 캐릭터를 파고드는 게 덕후다. 기자만 해도 ‘이쪽 친구들’ 중에선 ‘어피치’를 좋아하고 ‘저쪽 친구들’ 중에선 ‘샐리’가 ‘최애’ 캐릭터다. 날도 더운데 싸울 필요 있는가. 이 근처에 온 김에 양쪽 프렌즈를 다 둘러보는 게 답이다.

    카카오IX에 ‘카카오프렌즈’와 ‘니니즈’가 있다면, 라인프렌즈에는 ‘브라운앤프렌즈’와 ‘BT21’, ‘애니메이션 런닝맨’, ‘ROY6’, ‘우사마루’ 등의 캐릭터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적재산권)가 있다. 우리에게는 라인 메신저 스티커보다는 네이버 블로그에 등장하는 풍부한 표정 스티커로 더 익숙한 라인프렌즈는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스티커 캐릭터로 탄생했다. 오리지널 캐릭터들은 ‘브라운앤프렌즈’라고 불린다. ‘BT21’은 글로벌 인기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과 라인프렌즈가 ‘프렌즈 크리에이터스’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함께 개발한 캐릭터 IP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ROY6’는 ‘BT21’ 협업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7000만여 명의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스타 왕위엔과 협업해 만든 캐릭터 IP다. 현재 중국 라인프렌즈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큼직한 메가 브라운의 위엄

    라인프렌즈 강남점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서 있기만 해도 ‘겨터파크’(겨드랑이와 워터파크 합성어)가 개장될 법한 더위에도 ‘BT21’ ‘타타(TATA)’ 인형이 팬서비스에 한창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쿠키(COOKY)’와 ‘치미(CHIMMY)’ 등 다양한 캐릭터가 수시로 오가며 방문객과 인증숏 타임을 가졌다. 1층에 들어서자 거대한 크기의 ‘메가 브라운’이 반겼다. 지상 2층 약 281평 규모로 오픈한 강남점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의 영역으로 IP를 다각화하고 있는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그래픽과 아트워크로 트렌디하게 구현한 게 특징이다. 




    2018년 1월 기자는 ‘BT21’ 시리즈 정식 판매를 시작한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이태원점을 취재했다(주간동아 1122호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돈 있어도 줄 늦게 서면 꽝’ 기사 참조). 이태원점과 달리 강남점은 카페가 없는 대신 탁 트여 있어 쇼핑하거나 포토 스폿에서 사진을 찍기에 더 편했다. 이태원점 취재 때만 해도 세간의 관심은 “방탄소년단이 라인프렌즈와 함께 만든 캐릭터가 대체 뭐기에 이렇게 줄까지 서서 사나?”에 집중된 것이 사실. 그러나 이제는 ‘BT21’도 아이돌(이 제작에 참여한) 굿즈라는 선입견을 넘어 어엿한 캐릭터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았다. 

    라인프렌즈의 세계관을 점차 넓혀갈 거라던 관계자의 말처럼 ‘코야(KOYA)’의 라이벌인 ‘모야(MOYA)’나 ‘알제이(RJ)’의 또 다른 자아 ‘디제이(DJ)’, ‘슈키(SHOOKY)’를 따르는 뽀시래기들인 ‘크런치 스쿼드(CRUNCHY SQUAD)’ 등 다양한 캐릭터가 추가됐다. 오랜만에 만난 관계자의 휴대전화에는 ‘망(MANG)’ 캐릭터 케이스가 씌워져 있었다. 집에서 목베개 겸 방석으로 요긴하게 쓰는 ‘타타’ 쿠션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아미’가 아니어도 이렇게 다들 ‘BT21’의 귀여움에 물들어 가는구나.

    매장 곳곳이 포토 스폿

    1층과 2층이 연결되는 벽면 아트월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이 많았다. 2층 ‘BT21’ 캐릭터들이 둘러앉은 소파 형태의 포토존은 사진 찍으러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매장 곳곳에 하이파이브하는 ‘치미’, 큰 하트를 건네는 ‘브라운’, 사다리를 탄 ‘샐리’ 등이 있어 사진을 남기기 좋았다. 라인프렌즈의 미디어 콘텐츠를 만나 볼 수 있는 대형 LED 스크린에서는 4월부터 공식 유튜브에서 공개된 ‘BT21 UNIVERSE’ 애니메이션이 수시로 상영됐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반(VAN)’에게 ‘타타’가 폭 안기는 장면이 ‘심쿵’ 포인트. 매월 한 편씩 공개되는 작품은 총 9편으로 예정돼 있다. 


    전자기기 덕후인 기자는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에도 관심이 갔다. 한정판에 강남점에서만 우선적으로 만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 얼리어답터의 욕망을 자극했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싹 쓸어 갔다는 ‘라이카 소포트 BT21’ 한정판이 단연 눈에 띄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일상 속 특별한 가치를 선사하고자 하는 라인프렌즈와 언제 어디서든 특별한 순간을 포착한다는 라이카 소포트의 만남”이라며 “전 세계 밀레니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BT21’의 디자인을 입은 카메라로 평생 간직하고 싶은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기 바란다”고 말했다. 



    라인프렌즈 강남점은 이태원점, 홍대점, 신사점과 달리 카페 공간이 없다. 대신 1층에서 4500원짜리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판다. 진한 우유 아이스크림에 ‘BT21’ 캐릭터 전원이 인쇄된 필름이 꽂혀 있다. 밀크홀이나 백미당 아이스크림을 연상케 하는 풍부한 맛인데 아쉽게도 8월까지만 판매한다.

    다음에 추가될 친구는 누구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이번 강남점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경쟁력 있는 캐릭터 IP를 활용해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노하우와 내공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이라며 “자사 캐릭터 IP의 글로벌 인기와 영향력이 국내로도 이어짐에 따라, 강남점에서도 밀레니얼들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주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라인업을 살펴봤다. 첫 주에는 BT21 라이카 소포트와 스마트 램프, 미니 스피커, 뮤직 컬렉션(티셔츠, 에코백, 노트, 폴더 젤 펜 등), 에어팟 케이스, 브라운 샐리 레더라이크 에어팟 케이스. 둘째 주에는 BT21 베이비 납작 얼굴 쿠션과 시티 에디션 티셔츠, 샤코슈백. 셋째 주에는 BT21 미니 바디 쿠션 등이 매장에 들어온다. 이 제품들에 대한 감상은 이후 매장을 방문할 독자의 몫으로 남기겠다.


    참, 너무 ‘BT21’만 편애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워할 기존 캐릭터 팬들을 위한 좋은 소식도 있다. ‘브라운’에게는 패션지 커버 모델까지 한 여동생 ‘초코’가 있지만 ‘샐리’에게는 가족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제 곧 가족이 생길 예정이다. 매장 1층을 잘 둘러보면 ‘샐리’와 가족들이 쪼르르 앉아 있는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강남점에서 처음 공개하는 이미지라고 한다. 일러스트까지 나왔으니 조만간 제품으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샐리’의 ‘진성 덕후’로서 귀여운 친구들이 늘어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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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프렌즈에서 #라인패밀리로 #다음콜라보는누구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핫플레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와글와글한 명소가 궁금한가요? 검증되지 않았는데 생돈 주고 ‘도전’하는 건 조심스럽다고요? 걱정 마세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대신 찾아가 속속들이 살펴보고 알려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되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인스타그램에서도 #매거진동아 #쿠스타그램 등으로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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