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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의 가성비항공권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LOT폴란드항공]

[LOT폴란드항공]

어떤 경우에 항공권을 싸게 살 수 있을까요. 보통은 얼리버드, 비수기, 경유 항공권 등을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쉽게 예측 가능하거나, 항공사가 일부러 싸게 파는 경우들이죠. 반면 항공사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싸게 살 수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특정 경로나 조합에서는 항공사의 의도와 무관하게 항공권 가격이 싸게 계산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에러 페어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보다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훨씬 더 많습니다. 에러 페어는 고치면 되지만 시스템적인 문제는 쉽게 고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 얼리버드나 비수기 효과가 더해지면 싸게 살 수 있는 정도가 훨씬 더 커지는데요. 제가 주로 소개하는 항공권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유도 아니면서 게릴라성으로 싸게 파는 거죠. 가장 흔한 경우는 항공사들이 무한 경쟁에 돌입할 때입니다. 올해 내내 아메리칸항공과 아에로멕시코가 경쟁적으로 남미, 특히 페루 리마 항공권을 싸게 파는 것이 그 예입니다. 예전에는 에러 페어가 발견됐을 때나 볼 수 있던 가격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올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다수의 항공사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항공권을 팔고 있습니다. 30만 원대 중반 정도면 다른 대륙을 왕복하는 항공권을 쉽게 볼 수 있죠. 

경쟁 때문도 아닌데 의도적으로 싸게 파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이번 호의 주제인 취항 기념 특가입니다. 아무래도 신규 취항 때는 일정 기간 손해 볼 각오로 싸게 팔 수밖에 없습니다. 전에는 없던 수요를 끌어올려야 하거든요. 놀랄 만큼 싼 가격은 가장 빨리 또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신규 취항 사례 분석

LOT폴란드항공이 9월 22일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인천 구간에 신규 취항합니다. 주 3회 운항으로 부다페스트에서는 일·화·금요일에, 인천에서는 다음 날인 월·수·토요일에 출발합니다. LOT폴란드항공도 신규 취항에 맞춰 특가를 내놓았는데요. 그냥 보면 그리 놀랄 만큼 싼 가격도 아니어서 소개할 정도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뜯어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LOT폴란드항공의 부다페스트-인천 취항 기념 특가도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니 다양하고 맛 좋은 요리가 가능합니다. 

LOT폴란드항공의 취항 기념 특가를 요리하기 전 몇몇 항공사의 신규 취항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젯스타 골드코스트-인천 12월 취항 예정
젯스타  골드코스트-서울-골드코스트, 23만 원, 8월 1일.

젯스타 골드코스트-서울-골드코스트, 23만 원, 8월 1일.

젯스타라는 호주 저비용항공사(LCC)가 12월 8일 인천에 취항합니다. 골드코스트-인천 구간을 주 3회 운항하는데, 코드셰어를 통해 제주항공 편명으로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젯스타는 8월 5일까지 골드코스트 출발, 인천 도착 왕복 항공권 구입 시 리턴 구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왕복 최저가가 23만 원까지 가능했습니다. 호주와 한국, 즉 대륙을 이동하는 왕복 항공권임을 감안한다면 세금을 다 포함해 23만 원이라는 가격은 정말 놀랍습니다(사진1 참조). 아마도 이게 끝은 아닐 겁니다. 12월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고, 서울 출발로는 프로모션이 진행된 것이 없으니 다시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호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거꾸로 호주에서 서울을 다녀갈 필요가 있는 교포와 유학생은 노려볼 만합니다.


중국남방항공 선양-로스앤젤레스 취항 후 특가 행진
중국남방항공  서울-로스앤젤레스-서울, 가을 비수기, 8월 4일.

중국남방항공 서울-로스앤젤레스-서울, 가을 비수기, 8월 4일.

이번에는 다른 나라 간 신규 취항 노선의 영향을 살펴봅니다. 중국남방항공은 지난해 10월 선양-로스앤젤레스 구간에 신규 취항했습니다. 문제는 신규 취항 전부터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인데요.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과 중국 간 항공 수요는 공급에 비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있던 노선도 고전하는 마당에 신규 노선이 자리 잡기는 쉽지 않죠. 이 때문에 중국남방항공의 선양-로스앤젤레스 구간은 만성적인 판매 부진에 빠진 듯합니다. 

결국 신규 취항하고 10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중국남방항공은 빈 좌석을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남방항공이 선양에서 취항하고 있는 도시들은 여지없이 그 여파에 시달리는데요. 물론 여행자 입장에서는 좋은 여파입니다. 한국 출발도 그 여파로, 선양을 경유할 경우 서울-로스앤젤레스 왕복 항공권을 놀랄 만큼 싼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서울 출발은 월·수·금요일로, 로스앤젤레스(LA) 출발은 화·목·토요일로 검색하면 선양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요일의 조합들에서는 여지없이 싼 항공권이 보입니다(사진2 참조). 

중국남방항공의 선양 경유 항공권은 가격 외에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금요일 퇴근 후 밤에 출발해 그다음 1주일간 휴가를 내고 일요일에 한국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의 주말을 알차게 여행할 수 있는데 가격마저 무척 착한 거죠. 휴가를 길게 낼 수 없는 직장인에게는 더없이 좋은 항공권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신규 취항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좋은 겁니다.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자연스럽게 항공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니 가격도 더 싸질 가능성이 높은 거죠. 게다가 신규 취항 특가를 이용할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LOT폴란드항공 부다페스트 - 인천 9월 22일 취항 예정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경. [위키미디어 커먼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야경. [위키미디어 커먼스]

이제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LOT폴란드항공은 바르샤바를 허브로 하는 폴란드 국적의 풀서비스 항공사(FSC)입니다. 그런데 왜 LOT폴란드항공이 부다페스트-인천 구간을 취항하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찾아보니 말레브헝가리라는 헝가리 국적의 풀서비스 항공사가 2012년 파산한 이후 장거리 항공시장에서 무주공산처럼 돼 있더군요. 물론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한 몇몇 항공사가 자국과 부다페스트 간 노선을 운항하고 있긴 한데, 부다페스트를 허브로 삼는 풀서비스 항공사는 없는 셈입니다. 

LOT폴란드항공은 무주공산인 부다페스트를 야금야금 점령해가고 있습니다. 자사의 본거지인 폴란드가 아니어도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해 유럽(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등)과 미국(뉴욕, 시카고) 몇몇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에 취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인천을 첫 번째 취항지로 선택한 거죠. 물론 LOT폴란드항공은 2016년 10월부터 바르샤바-인천 구간도 취항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부다페스트-인천 구간 취항으로 LOT폴란드항공은 서울-유럽 노선이 2개가 된 겁니다. 

이제야 취항 특가가 왜 서울-부다페스트 운임에만 나왔는지 이해가 되는군요. LOT폴란드항공은 아직 부다페스트-유럽 구간에 충분한 노선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겁니다. 인천에서 태우고 간 승객을 다른 유럽 도시로 보낼 수 있는 노선이 얼마 안 되는 거죠. 장거리 노선은 주변의 수요를 흡수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힘든 형편이네요. 결국 당분간 인천-부다페스트 노선은 해당 구간의 쌍방 수요로 상당수 좌석을 채워야 할 것 같습니다. 헝가리인의 한국 방문이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니 한국인의 부다페스트 여행 수요가 충분하지 못하면 좌석을 채우기가 쉽지는 않겠네요.


부다페스트 왕복 운임에만 적용된 신규 취항 특가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❶ 취항 기념 특가 가운데 최저가 운임을 사용한 서울-부다페스트 왕복 항공권이 59만 원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다른 사례들과 비교하니 그리 매력적인 가격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부다페스트에 갈 예정이라면 정말 싸고 좋은 항공권인 건 맞습니다. 유럽 목적지까지 논스톱으로 가는데 59만 원이니까요. 그런데 취항 기념 특가는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거든요. 즉 없던 수요를 만들거나 다른 수요를 끌어와야 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59만 원이라는 가격은 조금 애매해 보입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❷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검색해 신용카드 할인을 받으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신용카드 할인가로 55만 원까지 가능하네요. 

그런데 운임 규정을 잘 살펴보니 폴란드 여행에 서울-부다페스트 운임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싼 가격의 부다페스트 왕복 운임을 이용해 폴란드를 여행할 수 있는 거죠.


부다페스트 왕복 운임을 이용한 폴란드 덤 여행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❸ 먼저 보통의 방법으로 바르샤바를 왕복하는 LOT폴란드항공의 최저가 운임을 적용한 항공권입니다. 102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지만 비수기 최저가입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❹ 그런데 부다페스트 가는 길에 바르샤바를 덤으로 여행하면 40만 원이나 저렴한 62만 원입니다. 이 정도 가격 차이라면 폴란드 여행 수요를 끌어올 수 있겠네요. 물론 LOT폴란드항공 입장에서는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 바르샤바를 여행하고 싶은 여행자에게만 좋은 선택지가 추가로 생긴 거죠.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❺ 여행자들이 바르샤바보다 더 가고 싶어 하는 폴란드 제2 도시 크라쿠프도 덤으로 여행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바르샤바를 경유해 크라쿠프에 도착해 며칠 머물고 다시 부다페스트로 가는 거죠.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❻ 부다페스트 가는 길에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사이를 비워둘 수도 있습니다.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구간은 육로로 이동하는 거죠. 참고로 부다페스트 가는 길에 바르샤바와 크라쿠프를 모두 스톱오버할 수는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귀국 여정에 스톱오버할 수는 있지만, 1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그런데 바르샤바-크라쿠프 구간을 비워두면 두 도시를 모두 여행할 수 있는 거죠. 

이번에는 이코노미보다 비싼 좌석인 프리미엄 이코노미와 비즈니스를 보겠습니다.


프리미엄 좌석 활용하기

[LOT폴란드항공]

[LOT폴란드항공]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❼ 먼저 프리미엄 이코노미입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도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구간은 비워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이코노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석 상황이 괜찮아 설 연휴 전주 토요일 출발, 연휴 끝나는 날 서울 도착 여정으로 최저가 항공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❽ 이번에는 비즈니스입니다. 역시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구간을 비워둘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감안하면, 또한 다른 항공사 혹은 다른 노선의 비즈니스 항공권 가격을 생각하면 200만 원은 꽤 매력적인 가격입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❾❿ 갈 때는 이코노미를 탑승하고 올 때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또는 비즈니스를 탑승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교환학생이나 쇼핑을 많이 하는 여행자라면 더 좋습니다. 이코노미는 23kg 이내 위탁수하물 1개만 무료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2개까지, 비즈니스는 32kg 3개까지 무료입니다. 참고로 구글플라이트는 구조상 구간별로 좌석 클래스가 다른 하이브리드 항공권을 검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항공권은 매트릭스 ITA 소프트웨어(matrix-ITA Software·ITA 매트릭스) 결과로 설명합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⓫ 젯스타도 서울 출발로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더니, LOT폴란드항공 역시 서울 출발을 차별하네요. 서울 출발, 부다페스트 왕복 최저가가 59만 원이었는데, 반대로 부다페스트 출발, 서울 왕복 최저가는 18만 원이나 저렴한 41만 원입니다. 41만 원이면 대륙을 이동하는 웬만한 편도 항공권보다 싼 가격이네요. 유럽에서 편도로 한국에 와야 하는 사람에게 좋겠군요. 41만 원에 한국에 왔다 나중에 다시 유럽으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하나 더 갖고 있는 셈이니까요.


서울 출발보다 훨씬 더 싼 역왕복 항공권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⓬ 프리미엄 이코노미도 서울 출발은 120만 원이었는데, 부다페스트 출발은 28만 원이 싼 92만 원입니다.


취항 기념 특가를 노리자
⓭ 비즈니스도 200만 원이었는데, 146만 원으로 54만 원이나 더 쌉니다. 아마도 서울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수요가 부다페스트에서 서울로 오는 수요보다 많으리라 예측했나 봅니다. 참고로 모든 항공권은 출발지 국가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속성을 갖습니다. 가격 체계도 그중 하나죠. 다른 목적지, 다른 항공사는 우리나라 출발이 더 싼 경우가 많습니다.






주간동아 2019.08.16 1202호 (p36~41)

  • 김도균 dgki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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