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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극강(極强) 엘리트’ 5인의 차기 대권 경쟁

지방선거 직후 오세훈·안철수 2강에 원희룡·이준석·한동훈 가세한 5파전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여권 ‘극강(極强) 엘리트’ 5인의 차기 대권 경쟁

주요 여권 인사인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DB]

주요 여권 인사인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DB]

“2016년 총선부터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중도층이 싫어하는 리더’를 세워서는 아무리 북 치고 장구를 쳐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당원들이 깨달았다.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선거에서는 지더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이끌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당 얼굴로 내세웠다는 사실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가 지방선거 직후인 6월 2일 “결국 더 많은 표를 들고 오는 후보가 최고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확장성 있는 인물이 하나 둘 당 얼굴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면서 정국 장악력을 급속히 높이고 있다.

오세훈·안철수, 지선 최대 수혜자

새 정부가 이제 막 출범한 상황이지만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압승으로 차기 주자들이 대거 부상하면서 여권에서는 벌써부터 잠룡들의 용트림이 시작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과 안철수 의원이 2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원희룡 장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가세하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중적 팬덤이 형성되면서 여권의 차기 구도는 5파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차기 주자 5명 모두 학력과 이력을 놓고 볼 때 대한민국 ‘극강(極强) 엘리트’라는 공통점이 있다(표 참조).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오세훈 시장과 안철수 의원이다. 1961년생인 오 시장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여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꺾으며 ‘첫 4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오 시장은 6월 2일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차기 대권 도전은) 나로서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생각”이라고 일축했지만, 그가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는 데 이견을 가지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그는 차기 대권 경쟁자인 안 의원을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꺾은 전력도 있다.

‘스타 변호사’ 출신인 오 시장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의원 시절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개혁 3법(정당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했다. 2006년 45세 젊은 나이로 서울시장이 돼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0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시장직을 내걸고 추진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최종 투표율 25.7%를 기록해 개표 불가능하게 되자 약속대로 중도 사퇴했다. 10여 년 암흑기를 보낸 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복귀했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더 탄탄해지고 있다. 다만 선거에서 260만여 표를 얻어 279만여 표를 획득한 지난해 보궐선거 결과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득표율(59.05%)은 높았으나 전체 투표율(53.2%)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탓이다.



윤심 업은 원희룡, 리더십 증명 이준석

5년 만에 원내 복귀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의 차기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1962년생인 안 의원은 경기 성남시 분당갑 지역구에서 62.5% 득표율을 얻으며 민주당 김병관 후보(37.49%)를 큰 차이로 이겼다. 그간 안 의원은 선거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올해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유로 한 발 물러섰다. 지방선거 승리를 계기로 안 의원이 차기 대권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권에서는 안 의원이 향후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안 의원의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차기를 도모하기에 앞서 지지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에게 패한 전력이 있으나, 안 후보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19대 대선에서 699만 표(득표율 21.41%)를 득표하며 당시 거대 양당 후보였던 문재인, 홍준표 후보와 3강 구도를 만들었다. 1월 20대 대선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0%를 넘긴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선 구도에 파장을 일으켰다.

원희룡 장관 역시 떠오르는 잠룡 중 한 명이다. 1964년생인 원 장관은 대선 당시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처하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검증에 앞장섰다. 당시 복잡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결국 대장동 열풍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4강(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에 진입했다.

원 후보는 대선 기간 가장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을 도운 사람 중 한 명이다. 대선 공약을 총괄하는 정책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이끌었다. 대선 이후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에 이어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으며 입각에 성공했다. ‘윤석열의 사람’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원 장관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1985년생으로 차기 대선에 출마가 가능한 이준석 대표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임기 중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사실상 리더십을 증명했다. 이 대표가 ‘탄핵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보수 정당을 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6월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며 “(국민이) 우리에게 주신 큰 권한과 신뢰를 절대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받들겠다”고 말했다.

“유권자 부러움 대상 지지해”

당 밖에서도 대권 잠룡의 존재감이 관측된다. ‘한동훈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한동훈 장관이 대표적이다. 1973년생인 한 장관은 최근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위드후니’ 등 팬덤까지 생긴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앞으로 법무행정 등 국정운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에 따라 법무부에서 인사 검증 기능을 수행하면서 이 같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명석한 두뇌와 치밀한 일처리로 윤 대통령의 오랜 신뢰를 받고 있다.

이미 야권에서는 한 장관을 ‘소통령’이라고 부르며 견제에 나섰다. 한 장관이 향후 정치권으로 나아갈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평생 업으로 여긴 검사직을 포기하고 정무직 장관을 맡은 만큼, 정계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내 세대교체가 대선을 거치며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당내 주류 세력이 사실상 초토화됐다”며 “윤석열이라는 당 외 인사가 당 얼굴이 되면서 세대교체가 본격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지지 양태 변화가 최근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교수는 “지금 유권자들에게는 정치인의 내러티브 전략이 예전만큼 통하지 않는다”면서 “이전에는 불우한 옛 기억을 되살려 공감을 이끌어낸 후보를 유권자들이 뽑았지만, 지금은 비전·능력 등을 갖춰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342호 (p42~4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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