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8세 나이에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구스타보 두다멜.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젊은 지휘자답게 열정을 살린 연주를 끌어내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먼저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미국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을 단연 첫손에 꼽을 수 있겠다. LA필하모닉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더불어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이고, 두다멜은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로 이미 유명하다. 특히 그는 현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이번 공연은 그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3월 25~26일, 서울 예술의전당).
다음은 마레크 야노프스키가 이끄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이다. 동베를린에 근거를 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은 독일의 수많은 방송교향악단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1923년 창단)를 자랑하며, 과거 냉전시대 헤르만 아벤드로트, 하인츠 뢰그너 등의 통솔 아래 동독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활약했다. 야노프스키는 2002년부터 악단을 이끌고 있는데, 폴란드 태생이지만 독일에서 성장하고 수련을 쌓은 그의 지휘는 ‘독일 정통파’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다(3월 13일, 예술의전당).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이 달 두 번째 공연도 꼭 챙기기 바란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거장 안토니 비트가 3년 만에 내한해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지휘하며, 현재 가장 비범한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발레리 소콜로프가 차이콥스키 협주곡을 협연한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소콜로프는 2013년 서울시향과 첫 협연 당시 전설적인 거장 다비트 오이스트라흐를 연상케 하는 굵직하고 농밀한 음색과 견실한 테크닉으로 대단히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3월 24일, 예술의전당).
폴란드 출신 지휘자 마레크 야노프스키가 이끄는 92년 역사의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이 4년 만에 네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 밖에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서울바로크합주단(코리안 챔버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특별연주회도 확인해둬야겠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자로 나서며, 유럽 투어를 갓 마치고 돌아온 악단이 한껏 물오른 기량을 뽐내지 않을까 기대된다(3월 20일, 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