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지휘자 페터 구트가 창단한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76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공연은 매년 1월 1일 아침 빈의 대표 공연장인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리는데 빈의 새해, 나아가 지구촌 클래식 애호가의 한 해를 여는 아주 특별한 음악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연주되는 곡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대표적인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19세기 초 보헤미아 지방에서 일어나 유럽에 퍼진 춤곡)를 비롯해 각종 춤곡과 행진곡이며, 연주 실황은 전 세계 90여 개국에 방영된다.
빈 필 신년음악회는 세계 각지 주요 공연장에서 열리는 여러 신년음악회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출연진은 달라도 으레 신년음악회 하면 주로 빈 출신 작곡가의 우아하고 흥겨운 곡들이 연주돼, 관객은 간접적으로나마 빈 스타일의 신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빈에서 온 악단이 직접 연주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1월 중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될 신년음악회들을 살펴보면 유독 빈 출신 연주단체가 자주 눈에 띄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1월 17일에는 빈 국립 폭스오퍼 심포니의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폭스오퍼는 빈에서 둘째가는 오페라 극장으로, 특히 오페레타(19세기 중·후반 프랑스 파리와 빈을 중심으로 유행한 코믹 오페라) 공연으로 빈 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폭스오퍼 심포니는 바로 이 극장 소속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대외활동을 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며, 빈 고유의 사운드와 흥취를 가장 훌륭하게 재현하는 악단 가운데 하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폭스오퍼 심포니는 관록의 노장 루돌프 비블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레하르, 칼만 등 전형적인 ‘빈의 음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오페레타의 주요 넘버는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드레아 로스트가 부르기로 해 성악 애호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천사의 목소리’로 이름난 500년 역사의 빈 소년합창단.
1월 25일에는 빈 소년합창단의 신년음악회가 진행된다. 합스부르크 왕국의 궁정성가대에서 출발해 500년 이상 역사를 이어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년합창단의 무대는 이제 우리 청중에게도 익숙하지만, 새해를 ‘천사의 목소리’와 함께 맞이하는 기분은 또 남다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