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간 23% 수익률…10~20년 장기 투자, 불안감 없어”
DC형 가입한 ㈜한국케이블TV광주방송 이상훈 차장
㈜한국케이블TV광주방송은 2009년 1월부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직원 전부 확정기여형(DC형)을 선택했다. 사내에서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이상훈(38) 차장은 “안정추구형인 직원에게는 정기예금 같은 안정적인 자산으로 상품을 구성하도록 안내하고,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수익을 추구하는 직원에게는 분산투자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며 “어느 정도 공격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우리 회사 직원의 퇴직연금 전체 평균수익률은 지난 2년간 약 15%나 됩니다. 물론 정기예금이나 채권에만 투자한 직원은 수익률이 4%에서 10% 내외였고, 적극적으로 운용한 직원은 18~30%까지 나왔습니다. 저도 23% 정도였고요. 이렇게 수익률이 달라지니 정기예금에만 투자했던 직원들의 생각이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차장은 처음 DC형을 선택해 운용할 때 ‘미래에셋퇴직이머징업대40자투신1’ ‘미래맵스퇴직글로벌안정40증권자투신’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증권자투신’ ‘미래에셋퇴직40증권자투신1’ 등 4개의 퇴직연금 상품에 4:2:2:2로 분할했다. 모두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분산투자 원칙에 철저히 따랐다. 그리고 적립금이 커지자 올 초 기존 펀드를 해지하고 ‘미래에셋퇴직목돈5/15’로 변경했다. 이는 자동 분산투자(채권형에서 매월 5%씩 주식형으로 전환해 목표수익률 15%가 되면 다시 전액 채권형으로 변경)가 되는 상품.
하지만 추가 불입액은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한다. 채권혼합형 상품인 ‘미래맵스퇴직글로벌안정40증권자투신’ ‘미래퇴직라틴아메리카40증권자투신1’ ‘KB퇴직배당40증권자투자신탁’ ‘미래퇴직친디아업대40자’ 등 4개 상품에 20%, 25%, 25%, 30%씩 투자하고 있는 것. 그는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친디아’, 자원이 풍부한 라틴아메리카, 주가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에 좀 더 큰 비중을 뒀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매주 한 번씩 연금시스템에 접속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확인한다.
“원래 국내 및 글로벌 경제와 주식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죠. DC형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저는 추가납입제도를 적극 활용해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추가 납입하면 더 많은 좌수를 구매할 수 있어 추후 주가가 상승했을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죠. 직장인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고요. 직원들에게 추가 납입을 많이 하라고 독려합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코스피 지수 2000선을 넘어서는 등 호황이지만,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도 바람 잘 날 없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은퇴 이후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불안감이 없을까.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요즘 은행 금리도 매우 낮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데다 퇴직연금은 10~20년 이상 운용하는 장기 상품이잖아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추가 납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합니다.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이 붕괴될 리 없죠. 국민연금, 개인연금에만 가입했을 때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단 생각을 항상 했는데, 퇴직연금에 가입한 후에는 준비를 하나 더 했다는 안도감이 들어요.”
>>> “개인 관리 및 리스크 감수에 대한 압박…안전하고 마음 편한 상품 선택”
DB형 가입한 연합인포맥스 조은용 PD
조은용(30) PD가 근무하는 연합인포맥스는 2011년 초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말 은행, 보험사, 증권사가 설명회를 열어 직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조 PD는 확정급여형(DB형)을 선택했다. DC형은 위험부담이 있는 데다 근로자 개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신경 써야 해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
“PD라는 직업이 일반 사무직과 달리 사무실에 차분히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보니, 제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서 관리한다는 것부터가 부담스러웠어요. 또 DC형은 수익이 높을지 모르나 위험부담이 따르니 일단 안정적인 DB형으로 정했죠. 주변 동료도 DB형을 많이 선택했습니다. 특히 2008년 입사한 만큼 앞으로 회사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DB형은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DB형이 유리한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4) 대리는 DB형과 DC형의 선택 기준인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을 비교한 후 DB형을 선택했다. 그가 다니는 회사는 2009년 DB형을 일괄 도입한 후 2010년 9월부터 원하는 사람에 한해 DC형을 선택하게 했다. 이 회사는 임금인상률이 기본 4~5%고, 영업 상황이 좋으면 더 오르기도 하는데 이 대리의 2010년 임금인상률은 7% 이상이었다. 다음은 이 대리의 설명.
“현재 대리인 데다 업무 능력도 좋은 편이라 앞으로 임금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퇴직연금은 안정적으로 운용하길 원하기 때문에 DC형을 선택해도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에 투자할 것 같아요. 그러면 투자수익률이 임금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지 못하겠죠. 따라서 굳이 DC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로 개인연금과 주식 위주의 변액보험도 들었기 때문에 수익성은 이를 통해 추구하면 되죠. 퇴직연금은 한동안 안정적인 DB형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자산관리 서비스와 제도적 보완 필요
DC형을 선택한 이 차장은 물론, DB형을 선택한 조 PD와 이 대리도 “퇴직연금에 대한 정보가 근로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책자나 e메일을 통해 상품 정보를 전달하지만, 직원들과 공유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
실제로 조 PD는 “DB형과 DC형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퇴직연금 상품을 정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회사가 일괄적으로 DB형을 도입하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 DC형을 바꿔 선택할 수 있게 한 경우, 상당수 근로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DB형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 차장은 “퇴직연금 사업자와 회사에서 퇴직연금에 대한 정기 교육을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 개개인이 전체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상담을 더 많이 해줘야 한다”며 “추후 퇴직연금 수령 시 세금 부담 경감과 소득공제 한도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DC형 가입한 ㈜한국케이블TV광주방송 이상훈 차장
㈜한국케이블TV광주방송은 2009년 1월부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직원 전부 확정기여형(DC형)을 선택했다. 사내에서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이상훈(38) 차장은 “안정추구형인 직원에게는 정기예금 같은 안정적인 자산으로 상품을 구성하도록 안내하고,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수익을 추구하는 직원에게는 분산투자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며 “어느 정도 공격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우리 회사 직원의 퇴직연금 전체 평균수익률은 지난 2년간 약 15%나 됩니다. 물론 정기예금이나 채권에만 투자한 직원은 수익률이 4%에서 10% 내외였고, 적극적으로 운용한 직원은 18~30%까지 나왔습니다. 저도 23% 정도였고요. 이렇게 수익률이 달라지니 정기예금에만 투자했던 직원들의 생각이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차장은 처음 DC형을 선택해 운용할 때 ‘미래에셋퇴직이머징업대40자투신1’ ‘미래맵스퇴직글로벌안정40증권자투신’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증권자투신’ ‘미래에셋퇴직40증권자투신1’ 등 4개의 퇴직연금 상품에 4:2:2:2로 분할했다. 모두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분산투자 원칙에 철저히 따랐다. 그리고 적립금이 커지자 올 초 기존 펀드를 해지하고 ‘미래에셋퇴직목돈5/15’로 변경했다. 이는 자동 분산투자(채권형에서 매월 5%씩 주식형으로 전환해 목표수익률 15%가 되면 다시 전액 채권형으로 변경)가 되는 상품.
하지만 추가 불입액은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한다. 채권혼합형 상품인 ‘미래맵스퇴직글로벌안정40증권자투신’ ‘미래퇴직라틴아메리카40증권자투신1’ ‘KB퇴직배당40증권자투자신탁’ ‘미래퇴직친디아업대40자’ 등 4개 상품에 20%, 25%, 25%, 30%씩 투자하고 있는 것. 그는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친디아’, 자원이 풍부한 라틴아메리카, 주가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에 좀 더 큰 비중을 뒀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매주 한 번씩 연금시스템에 접속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확인한다.
“원래 국내 및 글로벌 경제와 주식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죠. DC형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저는 추가납입제도를 적극 활용해요. 주가가 떨어졌을 때 추가 납입하면 더 많은 좌수를 구매할 수 있어 추후 주가가 상승했을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죠. 직장인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고요. 직원들에게 추가 납입을 많이 하라고 독려합니다.”
최근 주식시장이 코스피 지수 2000선을 넘어서는 등 호황이지만,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글로벌 경제도 바람 잘 날 없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은퇴 이후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불안감이 없을까.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요즘 은행 금리도 매우 낮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데다 퇴직연금은 10~20년 이상 운용하는 장기 상품이잖아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추가 납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합니다.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이 붕괴될 리 없죠. 국민연금, 개인연금에만 가입했을 때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단 생각을 항상 했는데, 퇴직연금에 가입한 후에는 준비를 하나 더 했다는 안도감이 들어요.”
>>> “개인 관리 및 리스크 감수에 대한 압박…안전하고 마음 편한 상품 선택”
DB형 가입한 연합인포맥스 조은용 PD
조은용(30) PD가 근무하는 연합인포맥스는 2011년 초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말 은행, 보험사, 증권사가 설명회를 열어 직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조 PD는 확정급여형(DB형)을 선택했다. DC형은 위험부담이 있는 데다 근로자 개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신경 써야 해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
“PD라는 직업이 일반 사무직과 달리 사무실에 차분히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보니, 제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서 관리한다는 것부터가 부담스러웠어요. 또 DC형은 수익이 높을지 모르나 위험부담이 따르니 일단 안정적인 DB형으로 정했죠. 주변 동료도 DB형을 많이 선택했습니다. 특히 2008년 입사한 만큼 앞으로 회사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DB형은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DB형이 유리한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4) 대리는 DB형과 DC형의 선택 기준인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을 비교한 후 DB형을 선택했다. 그가 다니는 회사는 2009년 DB형을 일괄 도입한 후 2010년 9월부터 원하는 사람에 한해 DC형을 선택하게 했다. 이 회사는 임금인상률이 기본 4~5%고, 영업 상황이 좋으면 더 오르기도 하는데 이 대리의 2010년 임금인상률은 7% 이상이었다. 다음은 이 대리의 설명.
“현재 대리인 데다 업무 능력도 좋은 편이라 앞으로 임금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퇴직연금은 안정적으로 운용하길 원하기 때문에 DC형을 선택해도 정기예금이나 채권 등에 투자할 것 같아요. 그러면 투자수익률이 임금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지 못하겠죠. 따라서 굳이 DC형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로 개인연금과 주식 위주의 변액보험도 들었기 때문에 수익성은 이를 통해 추구하면 되죠. 퇴직연금은 한동안 안정적인 DB형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자산관리 서비스와 제도적 보완 필요
DC형을 선택한 이 차장은 물론, DB형을 선택한 조 PD와 이 대리도 “퇴직연금에 대한 정보가 근로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책자나 e메일을 통해 상품 정보를 전달하지만, 직원들과 공유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
실제로 조 PD는 “DB형과 DC형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퇴직연금 상품을 정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회사가 일괄적으로 DB형을 도입하고 원하는 사람에 한해 DC형을 바꿔 선택할 수 있게 한 경우, 상당수 근로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DB형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 차장은 “퇴직연금 사업자와 회사에서 퇴직연금에 대한 정기 교육을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 개개인이 전체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상담을 더 많이 해줘야 한다”며 “추후 퇴직연금 수령 시 세금 부담 경감과 소득공제 한도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