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요? 애들 뒷바라지하다 보면 그럴 겨를이 어디 있습니까.”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덩달아 출산도 늦어지면서, 아들딸이 대학을 마치기도 전에 직장에서 정년을 맞는 사례가 늘어났다. 물론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면 학비 정도는 스스로 벌게 하겠다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이 운 좋게 고액과외 자리를 하나 꿰차면 몰라도,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번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당국에 따르면 2009년 일반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672만 원이다. 아르바이트 시간당 급여가 4000원을 조금 넘는 점을 고려하면, 1년간 대학 학비를 벌려면 총 1680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간 42주, 즉 열 달 가까이 일해야 간신히 1년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이렇게 일하고 나면 정작 ‘평생직장’을 얻는 데 필요한 공부는 언제 하란 말인가?
대학을 졸업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졸업 후에도, 직장을 다니면서도 독립하지 않는 젊은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는 “일본 사회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취직이 어려워지고 소득이 줄자 부모에게 기생하는 젊은이가 늘어났다”면서 이렇게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 자녀를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s)’이라 명했다. 북미와 유럽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캐나다에서는 사회생활을 위해 수년간 부모 곁을 떠났다가 실직이나 생활비 절약 등을 이유로 다시 돌아와 생활하는 2030세대를 ‘부메랑 키즈’라고 부른다.
영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들을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녀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이라는 뜻의 ‘키퍼스(KIPPERS)’라 한다. 이들 부모는 단지 숙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03년 한 해에만 624만 명의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총 202억4000유로의 용돈을 주었다는 것. 더욱이 무려 872만 명에 이르는 부모는 다 자란 자녀의 미래 생활자금을 마련하려고 적금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런 부모 중 자신을 위해 연금을 가입한 사람은 106만 명에 그쳤다.
자녀 처지에서 보면 부모와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우선 각종 공과금이나 생활비가 들지 않는다. 요리, 빨래, 청소도 부모가 해준다. 게다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는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집사, 가정부, 부자 삼촌이 동시에 굴러들어온 셈이다. 무엇보다 자기가 번 월급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부모와 살면 신입사원 월급으로도 차량을 유지하고, 명품 브랜드 옷을 구입하고,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앞서 ‘키퍼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자녀 뒷바라지에 모든 돈을 쏟아붓게 되면 노후를 위한 저축이나 투자를 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자녀에게도 이롭지 않다. 성인으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의무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아름다운 동거’가 계속되려면 나름대로 원칙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휴대전화 요금, 차량유지비,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대금 등 자신이 쓴 것은 스스로 내게 한다. 돈 문제뿐이 아니다. 부모와 함께 살려면 청소, 설거지 같은 집안일도 거들게 한다. 물론 다 큰 자녀를 가르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모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를 대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자녀 처지에서도 독립하기 전에 돈 관리와 집안일을 배워둔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덩달아 출산도 늦어지면서, 아들딸이 대학을 마치기도 전에 직장에서 정년을 맞는 사례가 늘어났다. 물론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면 학비 정도는 스스로 벌게 하겠다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이 운 좋게 고액과외 자리를 하나 꿰차면 몰라도,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번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당국에 따르면 2009년 일반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672만 원이다. 아르바이트 시간당 급여가 4000원을 조금 넘는 점을 고려하면, 1년간 대학 학비를 벌려면 총 1680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간 42주, 즉 열 달 가까이 일해야 간신히 1년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이렇게 일하고 나면 정작 ‘평생직장’을 얻는 데 필요한 공부는 언제 하란 말인가?
대학을 졸업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졸업 후에도, 직장을 다니면서도 독립하지 않는 젊은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회학자인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는 “일본 사회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취직이 어려워지고 소득이 줄자 부모에게 기생하는 젊은이가 늘어났다”면서 이렇게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 자녀를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s)’이라 명했다. 북미와 유럽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캐나다에서는 사회생활을 위해 수년간 부모 곁을 떠났다가 실직이나 생활비 절약 등을 이유로 다시 돌아와 생활하는 2030세대를 ‘부메랑 키즈’라고 부른다.
영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들을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녀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이라는 뜻의 ‘키퍼스(KIPPERS)’라 한다. 이들 부모는 단지 숙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03년 한 해에만 624만 명의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총 202억4000유로의 용돈을 주었다는 것. 더욱이 무려 872만 명에 이르는 부모는 다 자란 자녀의 미래 생활자금을 마련하려고 적금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런 부모 중 자신을 위해 연금을 가입한 사람은 106만 명에 그쳤다.
자녀 처지에서 보면 부모와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우선 각종 공과금이나 생활비가 들지 않는다. 요리, 빨래, 청소도 부모가 해준다. 게다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는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집사, 가정부, 부자 삼촌이 동시에 굴러들어온 셈이다. 무엇보다 자기가 번 월급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부모와 살면 신입사원 월급으로도 차량을 유지하고, 명품 브랜드 옷을 구입하고,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앞서 ‘키퍼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자녀 뒷바라지에 모든 돈을 쏟아붓게 되면 노후를 위한 저축이나 투자를 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자녀에게도 이롭지 않다. 성인으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의무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의 ‘아름다운 동거’가 계속되려면 나름대로 원칙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는 자녀에게 ‘인생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휴대전화 요금, 차량유지비,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대금 등 자신이 쓴 것은 스스로 내게 한다. 돈 문제뿐이 아니다. 부모와 함께 살려면 청소, 설거지 같은 집안일도 거들게 한다. 물론 다 큰 자녀를 가르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모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를 대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자녀 처지에서도 독립하기 전에 돈 관리와 집안일을 배워둔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