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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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삼성, 당신들은 out !”

용산 역세권 개발 파국은 막아… 우량 건설사 참여 여부가 관건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10-08-30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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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삼성, 당신들은 out !”

    8월 19일 서울 광화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 도중, 용산 지역 주민이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한 것과 관련해 항의를 하다 직원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8월 셋째 주가 시작되자 건설업계의 관심은 온통 코레일에 쏠렸다. 건설사들이 토지대금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파국으로 치닫자 코레일이 8월 20일 사업협약 해지선언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31조 원의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 완전히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해지선언 하루 전, 코레일은 서울 광화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이하 AMC)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의 전면적 구조개편과 외부 건설투자자에 대한 문호 개방을 전제로 내일로 예정된 사업계약 해지선언을 유보한다”며 극적으로 파국을 막았다.

    이어 8월 23일 코레일은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용산역세권에 건립될 4조5000억 원대의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 코레일 측은 “(그동안 토지대금 지급보증을 거부한) 삼성물산이 빠지고, 기존 건설투자자들의 지급보증과 유상증자, 능력 있는 외부건설사의 영입을 전제로 이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용산 개발사업에서 철도기지창 토지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땅값과 이자 등을 포함해 총 10조5400여억 원. 이 중 4조5000억 원가량을 랜드마크 빌딩 매입에 사용해도 충분히 철도건설 부채 등을 갚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열린 긴급이사회의 주요 의제는 한마디로 ‘철저한 삼성 배제’로 요약된다. 롯데관광개발, KB자산운용, 푸르덴셜생명 등 전략적 투자자들은 △삼성물산 측 드림허브 PFV 이사 사임과 △삼성물산의 AMC 지분 양도를 요청하는 안건을 이사회 3분의 2 동의를 얻어 통과시켰다. AMC 구조 자체를 바꾸려면 드림허브 PFV 정관을 개정해야 하는 탓에 이사회는 9월 8일 주주총회를 소집, AMC 사업 해제 동의율 정족수를 현행 5분의 4에서 3분의 2로 낮추기로 했다.

    삼성물산, 드림허브 소액출자사로 전락



    AMC 지분을 양도하면 삼성물산은 드림허브 지분 6.4%를 보유한 단순 소액출자사로 전락한다. 드림허브는 건설투자자들에게 총 시공물량 9조 원의 20%인 1조8000억 원을 지급보증 여부에 관계없이 기본 시공물량으로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삼성물산은 지분율에 따라 일정 부분의 시공을 수행할 수 있다. 일단 삼성물산이 계속 용산역세권 개발에 참여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드림허브는 건설투자자를 대상으로 8월 26일 지분 매각 의향을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해서 9월 9일까지 회신을 받을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드림허브 출자지분을 매각하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서 완전히 빠지게 된다. 건설업계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출자지분을 유지하면서 코레일 측의 양보를 얻어내는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삼성물산 측은 “지분을 계속 보유하겠다”며 지분 매각 가능성을 부인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록 힘의 논리에 의해 척출되지만, 용산사업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순수한 출자사로서 시공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회사 안팎에서 “대형 사업에 대한 사업 타당성 분석을 잘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섣불리 손을 뗐다가는 향후 대형공사 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림허브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이제 삼성물산의 계약조건 변경 요구로 촉발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토지주이면서 드림허브 PFV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코레일이 내건 전제 조건의 실현 여부다. 그동안 지급보증에 적극 나설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던 17개 건설투자자도 지급보증이 가능한 외부투자자 유치에 동의하며 한발 물러난 상황. 토지대금 지급보증이 가능한 우량건설사가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순항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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