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병원장은 “첨단 기술을 이용하면 척추·관절 질환을 좀 더 빠르게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부 강모(68) 씨는 요즘 쿡쿡 쑤시는 무릎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통증은 계단 올라갈 때는 물론이고 조금만 걸어도 심해진다. 10년 전부터 통증이 시작됐지만 ‘나이 들면 다 아픈 법’이라며 치료를 차일치일 미뤘다. 뒤늦게 일산 튼튼병원을 찾은 강씨. 하지만 그의 무릎연골은 다 닳아 없어진 상태였다. 현재 여성형 인공관절 시술을 받고 빠르게 회복 중이다.
6월 23일 오전 일산 튼튼병원 서범석 병원장을 만나 척추·관절 질환에 대해 들어봤다. 튼튼병원은 2008년 경기도 안산에서 시작해 올 1월 서울 녹번동에 2병원, 6월엔 일산에 3병원을 개원했다. 이 중 일산 튼튼병원은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100병상을 운영한다. 이제는 수도권뿐 아니라 강원도와 부산에서까지 환자가 찾아오는 대표적인 척추·관절 질환 전문병원. 서 원장은 “전문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척추·관절 질환 환자에게 첨단 비수술 치료나 최소침습(절개) 수술로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새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 우리 병원의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 원장과의 일문일답.
10분 만에 척추 치료하는 감압신경성형술
▼ 요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척추·관절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먼저 척추질환에는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오는 목이나 허리디스크, 그리고 50대 이후에 많이 생기는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 허리디스크는 잘못된 자세, 외상, 퇴행성 변화 등으로 척추와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에서 다리까지 이어지는 찌릿찌릿한 느낌과 다리가 터져나갈 듯한 하지 방사통이 특징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수에서 뻗어 나온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인 척추관이 좁아져 내부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통증과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질환으로는 퇴행성관절염이 대표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릎관절의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치면서 골극(뼈가시)이 자라나 염증을 일으킨다. 무릎관절이 경직되면서 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운동에도 제한이 따른다.”
▼ 척추 쪽은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는 게 대세다. 어떤 치료법이 있나.
“비수술 치료는 화학요법과 물리요법, 운동요법으로 나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알맞은 것을 선택한다. 화학요법으로는 신경차단술, 복합주사요법, 감압신경성형술, 고주파수핵성형술 등이 있다. 요즘에는 감압신경성형술이 많이 시행된다.”
▼ 감압신경성형술은 어떤 시술인가.
“감압신경성형술은 허리디스크, 척추관 협착증은 물론 척추 주변의 인대가 파열돼 나타날 수 있는 급성 섬유륜 파열, 추간판 팽륜증(디스크 초기) 등 여러 질환에 적용 가능한 치료법이다. 주삿바늘로 염증이 있는 척추 부위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꼬리뼈 쪽에 바늘을 삽입한 뒤 방사선 영상장치를 보면서 지름 1.06mm의 특수 카테터를 사용, 염증 완화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을 없앰으로써 통증이 줄어들게 한다. 입원할 필요가 없고 시술시간도 10분 이내로 짧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으며 전신마취가 필요치 않아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다리의 움직임을 통해 척추 이상 여부를 검진하는 서 병원장.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당뇨병·고혈압 같은 성인병 환자도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경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반복적으로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술 부위에 감염 질환이 있거나 출혈이 많은 환자는 시술이 어렵고, 허리디스크 환자 중 디스크가 심하게 파열돼 뒤로 흘러내린 경우나 척추관 협착증이 중증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적 요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환자의 몸에 맞춘 인공관절도 진화
▼ 요즘은 수술도 아주 작게 절개한다고 한다.
“척추 최소침습 절개수술이라고 하는데, 최소한의 절개만 하기 때문에 수술 후 1~3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 미세현미경 레이저 디스크 수술과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은 상처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다.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도 시행한다. 이 중 미세현미경 디스크 레이저 수술이 대표적이다.”
▼ 미세현미경 디스크 레이저 수술에 대해 알려달라.
“10~12cm를 절개했던 과거 수술의 단점을 극복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했다. 허리에 1~2cm의 최소한의 절개구를 만들고, 현미경을 통해 수술 부위를 수십 배 확대한 뒤 육안으로 들여다보면서 수술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레이저로 터져 나온 디스크를 기화시켜 제거하기 때문에 신경, 근육과 혈관, 척추 연골판 등 정상 조직이 손상될 위험성이 적다. 절개구가 아주 작기 때문에 부분마취로 수술한다. 출혈도 거의 없어 수혈에 따른 에이즈나 감염 우려가 없으며 수술시간도 30분 정도로 짧다. 회복도 빨라 수술 후 4시간 정도면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모두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척추불안정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자의 몸 상태와 질환의 정도 등에 따라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시경을 이용해 무릎질환 수술을 하는 모습.
“그렇다. 주사치료법과 체외충격파쇄석기 치료가 있는데, 체외충격파쇄석기는 어깨·발목·팔꿈치·무릎 모두에 적용할 수 있다. 최소침습 수술로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법이 있는데, 0.5cm 정도로 피부를 절개해 초소형 카메라와 레이저를 질환 부위에 삽입한 뒤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한다. 기존의 절개 수술보다 출혈이 적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 40, 50대의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는 절골술을 한다. 절골술은 종아리뼈의 축을 똑바로 펴 자신의 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최신 치료법의 하나인 자가연골 배양이식술은 환자에게서 건강한 연골세포를 채취해 배양시킨 뒤,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 무릎연골이 다 닳아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퇴행성관절염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인공관절 치환술에는 무릎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전치환술과 일부만 대체하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요즘은 자신의 몸에 맞는 크기와 여성형 인공관절, 무릎의 운동범위를 넓혀주는 고도굴곡 인공관절,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린 특수한 인공관절이 개발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