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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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논술 좋은 기회, 포기 말라!

수능 이후 대입 전략 세우기 … 지원 대학별 가산점 유불리 꼼꼼히 따져야

  • 조미정 김영일 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 소장 mjcho@01consulting.co.kr

    입력2009-11-30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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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결과 자료를 분석하다 보니 2007학년도 수능이 떠오른다. 당시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의 시험문제가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원점수가 6월이나 9월 모의고사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 실제 2007학년도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의 만점자가 각각 6741명(1.76%), 5551명(1.02%)이었다.

    이러다 보니 수험생들은 9월 수시 원서를 접수할 때,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대학 및 학과는 뒤로한 채 ‘위로 위로’ 상향을 꿈꾸게 됐다.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자신의 영역별 성적보다 높거나 같은 수준의 학생이 5000~6000명이나 있으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 결과 2007학년도 입시는 수시 논술을 포기하고 정시 대학과 학과 수준을 수시보다 높여서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올해에도 비슷한 징후가 감지된다.

    2010학년도 수능에서도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됐다. 특히 수리 ‘나’형의 만점자가 작년보다 최고 12배까지 나올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험생들은 2007학년도의 ‘착각’을 반복 경험할 수도 있다.

    변별력 떨어질수록 범위 밀집

    아마 11월14~15일 실시된 성균관대와 중앙대 논술을 보러 가지 않은 학생이 상당히 있을 것이다. 일부 수험생들은 11월21~22일 치러지는 고려대 논술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원점수가 자신의 과거 모의고사 성적보다 높게 나와서 수시에 원서를 접수한 대학은 정시모집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판단, 논술을 포기하는 것이다.



    과거의 수능성적 결과를 분석해보면 시험이 쉬워져 변별력이 떨어질수록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일정한 범위 안에 밀집돼 차이가 크지 않다. 결국 정시모집에서 지원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려워진다. 2007학년도 수능성적 결과를 살펴보면, 수리 ‘나’형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140)과 1등급(137)은 3점 차이에 그쳤다. 외국어영역도 만점자와 1등급의 표준점수 차가 4점에 그쳤다.

    수능 이후 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수시2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9월 또는 11월에 원서접수를 하고 논술시험을 기다리는 학생이라면 다음 사항을 고려해보자. 자신의 가채점 성적 결과가 원서를 접수한 대학에 적정한 수준이라 판단되고, 합격해도 후회 없이 다닐 수 있는 대학이라면 논술시험에 응하기를 권한다. 이에 대한 판단은 3월부터 10월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학교 선생님과 상의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시 논술 좋은 기회, 포기 말라!
    자연계 수리‘가/나’ 지원 가능 대학 찾아라

    또한 각 기관이 발표한 가채점 성적의 등급컷을 믿고 자신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미리 논술을 포기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지금의 가채점 결과가 실제 점수와 일치한다 해도 포기하기는 이르다. 남아 있는 수시2차 논술고사와 면접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연계 수리 ‘나’형 선택자가 수리 ‘가/나’ 허용 대학에 지원한다면, 수리 ‘가’형 선택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지 또는 수리 ‘나’형 선택 시 감산하지 않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은 수리 ‘가’형을 응시한 경우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의 예다. 자연계 모집단위 지원자 중 수리‘가’형을 응시한 경우 대학에 따라 최소 3%에서 최대 35%까지 가산점을 부여한다. 수리‘나’형을 응시한 학생들은 반드시 수능성적을 대학별로 환산해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수시 논술 좋은 기회, 포기 말라!
    올해처럼 수리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수리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 차가 5점 이내로 좁혀질 수 있다. 이럴 경우 5~10% 가산점수는 수리‘나’형 선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10학년도 입시의 특징 중 하나는 각 대학이 중점적으로 육성·지원하는 학과가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로스쿨 설립으로 법학과라는 최상위 학과가 없어지면서 대학별 선도학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함으로써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대학별로 차별화한 교육과정과 장학혜택 및 특전을 구상하며, 이러한 학과와 학문들은 기존의 자연계 최상위 학과인 의·약학과, 인문계 최상위 학과인 법·경영학과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성화 학과들 중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요구하기도 하고, 영어 수업이 가능한 정도의 실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최근 신설된 학과들이다 보니 대학별, 모집시기 군별, 학과 특성 및 경쟁력에 따라 합격선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미래 직업과 환경변화에 맞춰 신중하게 선택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시모집 원서를 작성하기 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미래 직업의 설계를 해본다. 그런 뒤 미래 직업을 위해 어떤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12월9일 성적이 발표되고 나서 성적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무작정 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한 번쯤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학문을 공부하고 싶은지 고민해야 선택에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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