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사인으로 도배된 어느 식당 벽면.
언론을 통해 ‘유명인의 단골집’으로 추천되는 맛집들이 있다. 그렇지만 ‘위장 추천’이 많아 마냥 믿을 수만은 없다. 필자가 잘 아는 식당 주인도 음식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고 승낙했더니 방송사 측에서 연예인 섭외까지 해줬다. 게다가 연예인은 그 식당의 음식을 처음 먹으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저는 이 요리가 정말 맛있어서 자주 와요. 이건 이렇게 먹어야 제대로 먹는 거죠”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해 그 연기력에 놀랐다고 한다. 이처럼 서로 연관 없는 사이를 매체가 엮어줄 뿐 아니라 ‘거마비’를 업소에 부담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 ‘짜고 만든 쇼’를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착각하는 시청자들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맛집을 소개하는 명사들은 미사여구를 동원해 단골집을 추천하기 전에 과연 다른 이들도 공감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식당 벽을 도배한 유명인들의 사인과 ‘아주 맛있어요’라는 글을 보고 순진하게 믿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 또한 답답한 일이다. 유명인에게 덤을 주거나 식대를 할인해주면서 사진촬영과 글을 요구한 경우가 적지 않을 텐데 이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주인이 가만있는데 유명인이 자청해 사진 찍고 서명과 칭찬글을 남기겠는가. 연예인의 극성팬이라면 몰라도 단골집이나 추천집이라는 이유로 큰 기대감은 갖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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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down은 높은 조회 수와 신뢰도로 유명한 ‘건다운의 식유기’를 운영하는 ‘깐깐한’ 음식 전문 블로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