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투어 전춘섭(55) 회장은 여행업계에서는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20여 년간 호텔업에만 종사한 그는 여행업계에 진출한 지 겨우 10여 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섰다.
그가 여행업계에 뛰어든 것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무렵. 특히 여행업이 죽을 쑤고 있을 때였다.창업 당시 전 회장이 구사한 ‘틈새전략’은 호텔 및 콘도의 숙박예약 시스템 운용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온라인 예약시스템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덕분에 세계투어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숙박예약 분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발판으로 세계투어는 2002년 한일월드컵 관광·수송 사업,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숙박사업,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숙박사업, 2005년 APEC 정상회의 숙박사업 공식지정 업체로 선정됐다.
이런 경영성과는 전 회장에게 2007 문화관광대상 여행업 부문 대상과 2008 대한민국 혁신경영인 대상(여행서비스 부문)을 안겼다. 그는 최근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회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11월9일 전 회장을 만나 여행업계 상황과 타개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종플루, 해외여행에 직격탄
최근 국내 여행업계의 전반적인 동향은.
“여행업은 내국인이 외국으로 여행 가는 아웃바운드, 외국인이 국내로 여행 오는 인바운드, 그리고 내국인의 국내여행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인바운드와 국내여행 분야는 괜찮은데, 아웃바운드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환율이 치솟으면서 타격을 받았다. 올 초부터 환율이 안정되며 아웃바운드 경기가 풀리는가 싶더니 지난 4월 신종플루가 터졌다. 이후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하기는 수월해졌다. 일본인 여행객들은 신종플루에도 개의치 않고 계속 우리나라를 찾는다. 방이 모자랄 지경이다. 여행사 중에서도 인바운드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내국인의 국내여행도 상황이 좋은 편인데, 아웃바운드의 불황으로 인한 반사적 호황이라 보면 된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여행 수요가 국내에서 충족되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한마디로 직격탄이다. 더욱이 신종플루가 여행객에게 어떤 경로로 감염되고 얼마만큼 위험한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포감만 조성돼 안타깝다. 신종플루는 일반 독감보다 치사율이 낮다는데, 왜 여행업계 전체가 휘청거려야 하는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을 텐데.
“신종플루로 인한 타격이 더 심각하다. 사스는 중국 홍콩 등 특정 국가에 국한돼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는데, 신종플루는 전 세계로 확산된 질환이라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아웃바운드)을 기피하는 건 정도가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신종플루가 대유행 단계인데 왜 일본 여행객은 방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에 몰리겠는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세계투어는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 초 창업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차렸나.
“그때 코오롱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외환위기가 터지자 ‘위기가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 호도투어(세계투어의 옛 이름)를 창업했다. 모두가 어렵고 몸을 사리던 시기라 주변 사람들이 나더러 무모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도전할 만한 기회로 봤다. 밥상 다 차려놓은 상태라면 사업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나는 부딪쳐가며 해결하는 스타일이고, 결국엔 자리를 잡았다.”
특별히 강조하는 경영 마인드가 있다면.
“‘누가 해도 할 일이면 내가 한다’ ‘언제 해도 할 일이면 지금 한다’ ‘내가 지금 할 일이면 더 잘한다’ 이 세 문장이 내 평생의 신념이다. 이것을 세계투어의 신조로 삼아 직원들에게도 독려한다.”
“중소업체 응집 계기 만들 터”
KATA 회장에 입후보했는데, 회장이 되면 어떤 일을 추진하고 싶나.
“전국 1만2000개 여행사 중 자본금 3억5000만원 이상인 700여 업체가 KATA 회원사다. 이처럼 업체는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협회의 역할은 그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대형 회원사 위주로만 일을 추진하다 보니 중소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가졌다. 중소업체들이 포괄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위한 협회 차원의 마케팅 인프라 구축, 국제선 항공권 판매수수료 자유화에 대비한 ‘service fee’의 법적 근거 마련 및 제도화 등을 추진하려 한다.”
해외 여행객이 일본인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올해 말까지 우리나라를 찾을 외래 여행객은 800만∼90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 70%가 일본 여행객, 20%가 중국, 나머지 10%가 북미, 유럽인 등 서양과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될 것이다. 수적으로 일본인 관광객에게 치우친 것은 맞다. 하지만 과거에는 일본 여행객이 90%에 달했다.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부나 관관공사 차원에서도 일본 이외 국가에 한국 홍보를 많이 한다. 정부의 홍보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특정 지역, 특정 부분에 대한 브랜딩에 치중할 뿐 구체적으로 여행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는 미흡하다. 정부와 관광공사가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도 시도하지만,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여행업계와의 사이엔 보이지 않는 갭이 존재한다. 내가 KATA에서 하고픈 일 중 하나도 이 갭을 좁히는 것이다.”
최근 초저가 여행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충실한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는 저가상품은 오히려 독이라는 견해가 많다.
“맞는 말이다. 초저가 여행상품의 범람은 여행사에도 소비자에게도 마이너스라고 본다. 여행사가 봉사단체도 아닌데 이익 없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겠나. 적정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을 팔아야 여행사가 살길도 열리고 소비자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여행상품은 적정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 여행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여행시장이 개방된 지 20년이 됐다. 우리 여행업은 인바운드 1000만, 아웃바운드 1000만을 바라보고 있다. 20년 만에 이러한 수준에 올라선 것은 양적으로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한국을 찾은 여행객 대부분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건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를 한 번 방문한 외국인이 다시 찾아오거나 주변에 입소문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부분이 취약하다. 어떻게 하면 이 점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한다. 또한 관광에는 ‘보는 관광’과 ‘느끼는 관광’이 있다. 솔직히 ‘보는 관광’에서는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 아닌가. 하지만 ‘느끼는 관광’은 다르다. 일본인은 한국을 관광지로 찾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든다. 이런 장점을 잘 개발하면 관광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여행업계에 뛰어든 것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무렵. 특히 여행업이 죽을 쑤고 있을 때였다.창업 당시 전 회장이 구사한 ‘틈새전략’은 호텔 및 콘도의 숙박예약 시스템 운용이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온라인 예약시스템은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덕분에 세계투어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숙박예약 분야’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발판으로 세계투어는 2002년 한일월드컵 관광·수송 사업,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숙박사업,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숙박사업, 2005년 APEC 정상회의 숙박사업 공식지정 업체로 선정됐다.
이런 경영성과는 전 회장에게 2007 문화관광대상 여행업 부문 대상과 2008 대한민국 혁신경영인 대상(여행서비스 부문)을 안겼다. 그는 최근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회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11월9일 전 회장을 만나 여행업계 상황과 타개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종플루, 해외여행에 직격탄
최근 국내 여행업계의 전반적인 동향은.
“여행업은 내국인이 외국으로 여행 가는 아웃바운드, 외국인이 국내로 여행 오는 인바운드, 그리고 내국인의 국내여행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인바운드와 국내여행 분야는 괜찮은데, 아웃바운드는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환율이 치솟으면서 타격을 받았다. 올 초부터 환율이 안정되며 아웃바운드 경기가 풀리는가 싶더니 지난 4월 신종플루가 터졌다. 이후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하기는 수월해졌다. 일본인 여행객들은 신종플루에도 개의치 않고 계속 우리나라를 찾는다. 방이 모자랄 지경이다. 여행사 중에서도 인바운드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상당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내국인의 국내여행도 상황이 좋은 편인데, 아웃바운드의 불황으로 인한 반사적 호황이라 보면 된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여행 수요가 국내에서 충족되는 것이다.”
신종플루가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한마디로 직격탄이다. 더욱이 신종플루가 여행객에게 어떤 경로로 감염되고 얼마만큼 위험한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포감만 조성돼 안타깝다. 신종플루는 일반 독감보다 치사율이 낮다는데, 왜 여행업계 전체가 휘청거려야 하는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을 텐데.
“신종플루로 인한 타격이 더 심각하다. 사스는 중국 홍콩 등 특정 국가에 국한돼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는데, 신종플루는 전 세계로 확산된 질환이라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아웃바운드)을 기피하는 건 정도가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신종플루가 대유행 단계인데 왜 일본 여행객은 방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에 몰리겠는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세계투어는 외환위기가 한창인 1998년 초 창업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차렸나.
“그때 코오롱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외환위기가 터지자 ‘위기가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를 내 호도투어(세계투어의 옛 이름)를 창업했다. 모두가 어렵고 몸을 사리던 시기라 주변 사람들이 나더러 무모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도전할 만한 기회로 봤다. 밥상 다 차려놓은 상태라면 사업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나는 부딪쳐가며 해결하는 스타일이고, 결국엔 자리를 잡았다.”
특별히 강조하는 경영 마인드가 있다면.
“‘누가 해도 할 일이면 내가 한다’ ‘언제 해도 할 일이면 지금 한다’ ‘내가 지금 할 일이면 더 잘한다’ 이 세 문장이 내 평생의 신념이다. 이것을 세계투어의 신조로 삼아 직원들에게도 독려한다.”
“중소업체 응집 계기 만들 터”
KATA 회장에 입후보했는데, 회장이 되면 어떤 일을 추진하고 싶나.
“전국 1만2000개 여행사 중 자본금 3억5000만원 이상인 700여 업체가 KATA 회원사다. 이처럼 업체는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협회의 역할은 그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대형 회원사 위주로만 일을 추진하다 보니 중소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가졌다. 중소업체들이 포괄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위한 협회 차원의 마케팅 인프라 구축, 국제선 항공권 판매수수료 자유화에 대비한 ‘service fee’의 법적 근거 마련 및 제도화 등을 추진하려 한다.”
해외 여행객이 일본인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올해 말까지 우리나라를 찾을 외래 여행객은 800만∼90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 70%가 일본 여행객, 20%가 중국, 나머지 10%가 북미, 유럽인 등 서양과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될 것이다. 수적으로 일본인 관광객에게 치우친 것은 맞다. 하지만 과거에는 일본 여행객이 90%에 달했다.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부나 관관공사 차원에서도 일본 이외 국가에 한국 홍보를 많이 한다. 정부의 홍보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특정 지역, 특정 부분에 대한 브랜딩에 치중할 뿐 구체적으로 여행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는 미흡하다. 정부와 관광공사가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도 시도하지만,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여행업계와의 사이엔 보이지 않는 갭이 존재한다. 내가 KATA에서 하고픈 일 중 하나도 이 갭을 좁히는 것이다.”
최근 초저가 여행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충실한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는 저가상품은 오히려 독이라는 견해가 많다.
“맞는 말이다. 초저가 여행상품의 범람은 여행사에도 소비자에게도 마이너스라고 본다. 여행사가 봉사단체도 아닌데 이익 없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겠나. 적정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을 팔아야 여행사가 살길도 열리고 소비자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여행상품은 적정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 여행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여행시장이 개방된 지 20년이 됐다. 우리 여행업은 인바운드 1000만, 아웃바운드 1000만을 바라보고 있다. 20년 만에 이러한 수준에 올라선 것은 양적으로 엄청난 발전이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한국을 찾은 여행객 대부분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건 특히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를 한 번 방문한 외국인이 다시 찾아오거나 주변에 입소문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부분이 취약하다. 어떻게 하면 이 점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려 한다. 또한 관광에는 ‘보는 관광’과 ‘느끼는 관광’이 있다. 솔직히 ‘보는 관광’에서는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 아닌가. 하지만 ‘느끼는 관광’은 다르다. 일본인은 한국을 관광지로 찾는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인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든다. 이런 장점을 잘 개발하면 관광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