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주택 18채를소유한 양정례 의원은 가족 명의 재산에서도 본인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 흔적이 나타난다.
먼저 지난 총선 직후 당 공천 헌금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재산과 관련해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친박연대 양정례 의원. 후보 등록 때보다 많은 재산을 신고한 그는 최연소 현역 의원임에도 서울 연희동과 경기 일산 등에 무려 18채의 주택(재산으로 신고한 나머지 5개 주택을 각각 1주택으로 볼 경우)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연희동 48-·#51931;·#51931;5층 다세대주택은 13가구 모두 양 의원 명의로 돼 있다. 재산 채무 신고란에 소유 주택을 임대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면, 결론적으로 임대업자로서 ‘투잡’에 나선 셈이다.
특히 △본인 재산과는 별도로 친오빠와 외할머니 소유인 일산동 584-××와 파주 상지석리 산68-×× 땅에서 양 의원 명의로 총 15억여 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가 취소된 부분 △양 의원이 본인 재산으로 신고한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10××와 부친 양회준 씨가 6월9일 경기도 부동산개발업 법인으로 등록한 ‘건풍윈이엔지’의 주소지가 일치하는 점 등은 양 의원의 이전 행보, 가족 명의 재산 및 법인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해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최연소 양정례 의원 18채 주택 소유
이 밖에도 양 의원은 재산공개 직전 시점에 신고 재산 중 일부를 급히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의원은 재산 신고에서 상지석리 106-× 건물 두 동과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을 임대 중이라고 밝혔지만, 6월24일 건물과 토지를 총 4억5000여 만원에 매각했다.
아나운서 출신인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의 경우, 유독 재벌 3, 4세가 관여하고 있는 종목에 주식을 투자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유 의원은 본인 명의로 ‘엔디코프’ 3만2000주와 ‘엑사이엔씨’ 8330주, 아내 명의로 엔디코프 8570주(6131만원) 등 3억5000여 만원을 투자했다고 신고했다.
엔디코프는 최근 재벌 후계자 주가조작 사건의 검찰수사 대상에 포함된 종목. 한국도자기 창업주 손자 김영집 씨가 최대주주로 참여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엔디코프 주가는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유전개발 공시로 한때 7000~ 8000원대에서 2만9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4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엑사이엔씨도 LG 구자경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극 씨와 그의 아들 구본현 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종목으로 지난해와 올해 초 반짝 상종가를 쳐 논란이 일었던 재벌 관련 종목이다.
법무법인 정평 변호사인 민주노동당 부대표인 이정희 의원의 경우 다소 이름이 생소한 ‘오케다’ ‘우리겨레하나해운’ ‘유씨랜’이라는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확인 결과 세 회사 모두 남편 심재환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장)가 감사와 이사로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케다와 우리겨레하나해운(해랑수산으로 변경)은 대북 투자, 수산물 교역업체이며 4월8일 법인명을 바꾼 유씨랜은 부동산 개발 시행업체로, 올해 3월 대표이사가 해임된 후 사실상 심 변호사가 이사로 취임해 대표이사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이종혁 원내부대표도 3개 회사 비상장주와 1개 상장사 주식을 신고했다. 비상장사인 ‘엠씨티티’ 7만7587주와 ‘아이엠센터’ 8400주, 그리고 ‘세계나무교육’ 3600주와 ‘중국아이비팜’ 6만주에 상장사인 ‘이노비츠아이엔씨’의 주식 20만주 등 적잖은 주식을 소유한 상태. 그중 의약품 제조와 판매 등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는 아이엠센터에서는 올해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5월7일 사임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자문 공급업체 중국아이비팜(현 아이비팜글러벌) 이사와 대표이사로 2000년 취임했지만, 의원 당선 이후 아직까지 사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법 제29조 A항에는 ‘국회의원이 당선 전부터 다른 직을 가진 경우에는 임기 개시 후 1월 이내에, 임기 중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에는 취임 후 15일 이내에 의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돼 있다. 18대 국회의 경우 5월30일에 개원했으니 한 달 후인 6월30일까지 국회에 겸직 신고 현황을 제출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7월3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전에 운영하던 회사인데 착오가 있는 것 같다. 회사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양정례 의원 명의의 서울 연희동 다세대주택 등기부등본(왼).13채 모두 양 의원 명의로 돼 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국회에 겸직 신고를 하지 않고 법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잘해야 본전” 가장 꺼리는 의무
최 의원은 더욱이 6월1일 이사로 취임했다가 겸직 시한인 6월30일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4월29일 자본금 5억원으로 ㈜남북경협이라는 법인명으로 설립됐으며, 부동산 시행업 외에 임대, 운영, 분양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황 전 비서관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한 달여 만인 6월1일 사임했고, 현재는 17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전남 여수시 사곡리 해안가 3만여 ㎡ 대지 인근에 1만1306㎡의 임야를 1998년 매입한 사실이 주목된다. 신고 실거래가는 1200여 만원. 3.3㎡(1평)당 약3400원 정도다. 그러나 이 회장이 땅을 매입한 이후 현지 거래가가 평당 10만원 이상으로까지 뛴 점을 감안하면 신고가보다 실평가액수는 크게 높아진다.
18대 의원 가운데 재력가가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재산 관련 논란은 확산될 여지가 없지 않다. 현금, 부동산 외에 회사 지분이나 주식 등 다양한 형태의 재산을 소유한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본인 외의 직계가족 재산 액수도 크게 증가해 여느 때보다 검증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 재산 공개는 국회의원들이 가장 꺼리는 의무다. 개인이나 가족의 재산형성 흐름과 신상이 자세히 드러날 뿐 아니라 공개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잘해봐야 본전인 것이 재산 공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