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색, 계’가 극장가 비수기인 11월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자 영화 수입사인 마스 엔터테인먼트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감사 떡’을 돌렸다. ‘미스터 브룩스’ ‘비커밍 제인’에 이어 세 번째 수입영화 ‘색, 계’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마스로서는 이 같은 기쁨을 주변에 알리고 싶었을 법하다.
‘18금(禁)’ 영화가 3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반기 250만 흥행을 기록한 12세 관람가 ‘식객’이 최고 흥행영화였음을 감안하면 ‘색, 계’의 성취는 수입영화사에는 경사나 다름없다. ‘18禁’ 영화의 100만 관객은 15세 이상 영화의 200만 흥행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술영화가 100만을 돌파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에서도 놀라운 결과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100만 정도를 가지고 무슨 떡까지 돌리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작아진’ 영화계 현실을 살펴보면 ‘100만 기념 떡’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올해 ‘떡’을 돌린 영화 중 마지노선은 300만을 넘어선 2월 개봉작 ‘그놈 목소리’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의 500만 흥행 돌파 축하연도 있었다. 영화계에서는 통상 300만~500만 흥행을 넘어선 영화들이 지인들에게 ‘기념 떡’을 돌려왔다.
상반기 한국영화는 ‘화려한 휴가’와 ‘디워’가 나오기 전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참패했고, 지난해 120여 편의 출혈 제작 여파로 올해 영화계는 투자위축과 제작중단 등 갖가지 고난을 겪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극장은 지난해보다 5%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색, 계’ 3주 만에 돌파 … 수입사 ‘감사 떡’ 돌려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도 이 같은 침체에 한몫하고 있다. 전체 극장에서 1~10월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4.9% 줄었다. 체감하는 감소 수치는 더하다. 극장에 사람이 없다고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다 찍어놓고 몇 년째 개봉조차 못한 상업영화도 15편이 넘는 실정.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이런 현실에 화병이 난다. 김강우가 주연한 ‘식객’은 1년이나 묵은 뒤 그나마 개봉했지만, 이미 제작이 끝난 그의 주연 영화 3편은 아직 개봉 날짜도 못 잡고 있다. ‘세븐데이즈’로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연기파 배우 박희순도 세 편의 완성 영화가 햇빛을 보지 못해 우울증과 화병 치료를 받았다. ‘사과’의 문소리도 마찬가지고, ‘특별시 사람들’의 조한선은 개봉 전 인터뷰까지 하고도 개봉이 연기되는 아픔을 맛보았다.
지난해 대충 만들어도 어떻게든 개봉돼 결국 쓰라린 수업료를 치른 충무로 배급사들은 이제 찍어놓은 영화의 마케팅 비용이라도 손해 보지 않기 위해 부실공사된 영화들의 개봉 자체를 미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작자들은 더 냉정해지고 꼼꼼해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못 맞추고 있다.
‘충무로에 시나리오가 안 돈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톱배우들도 시나리오가 넘쳐나던 지난해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시나리오를 구경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오죽하면 올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대면한 배우와 감독은 행복한 영화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까. 한 중견 영화제작사 대표는 “이제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일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색, 계’가 3주일에 걸쳐 이뤄낸 100만 흥행과 ‘기념 떡’은 그래서 다른 영화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 그만큼 어려워진 영화계의 흥행 가뭄을 방증하는 살벌한 풍경이기도 하다. 충무로의 겨울은 지금 뼛속까지 시린 빙하기를 겪고 있다.
‘18금(禁)’ 영화가 3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반기 250만 흥행을 기록한 12세 관람가 ‘식객’이 최고 흥행영화였음을 감안하면 ‘색, 계’의 성취는 수입영화사에는 경사나 다름없다. ‘18禁’ 영화의 100만 관객은 15세 이상 영화의 200만 흥행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술영화가 100만을 돌파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에서도 놀라운 결과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100만 정도를 가지고 무슨 떡까지 돌리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작아진’ 영화계 현실을 살펴보면 ‘100만 기념 떡’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올해 ‘떡’을 돌린 영화 중 마지노선은 300만을 넘어선 2월 개봉작 ‘그놈 목소리’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의 500만 흥행 돌파 축하연도 있었다. 영화계에서는 통상 300만~500만 흥행을 넘어선 영화들이 지인들에게 ‘기념 떡’을 돌려왔다.
상반기 한국영화는 ‘화려한 휴가’와 ‘디워’가 나오기 전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려 참패했고, 지난해 120여 편의 출혈 제작 여파로 올해 영화계는 투자위축과 제작중단 등 갖가지 고난을 겪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극장은 지난해보다 5%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색, 계’ 3주 만에 돌파 … 수입사 ‘감사 떡’ 돌려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도 이 같은 침체에 한몫하고 있다. 전체 극장에서 1~10월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4.9% 줄었다. 체감하는 감소 수치는 더하다. 극장에 사람이 없다고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은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다 찍어놓고 몇 년째 개봉조차 못한 상업영화도 15편이 넘는 실정.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이런 현실에 화병이 난다. 김강우가 주연한 ‘식객’은 1년이나 묵은 뒤 그나마 개봉했지만, 이미 제작이 끝난 그의 주연 영화 3편은 아직 개봉 날짜도 못 잡고 있다. ‘세븐데이즈’로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연기파 배우 박희순도 세 편의 완성 영화가 햇빛을 보지 못해 우울증과 화병 치료를 받았다. ‘사과’의 문소리도 마찬가지고, ‘특별시 사람들’의 조한선은 개봉 전 인터뷰까지 하고도 개봉이 연기되는 아픔을 맛보았다.
지난해 대충 만들어도 어떻게든 개봉돼 결국 쓰라린 수업료를 치른 충무로 배급사들은 이제 찍어놓은 영화의 마케팅 비용이라도 손해 보지 않기 위해 부실공사된 영화들의 개봉 자체를 미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작자들은 더 냉정해지고 꼼꼼해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못 맞추고 있다.
‘충무로에 시나리오가 안 돈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톱배우들도 시나리오가 넘쳐나던 지난해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시나리오를 구경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오죽하면 올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대면한 배우와 감독은 행복한 영화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까. 한 중견 영화제작사 대표는 “이제는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일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색, 계’가 3주일에 걸쳐 이뤄낸 100만 흥행과 ‘기념 떡’은 그래서 다른 영화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 그만큼 어려워진 영화계의 흥행 가뭄을 방증하는 살벌한 풍경이기도 하다. 충무로의 겨울은 지금 뼛속까지 시린 빙하기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