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튼에서 점심 세트메뉴를 공략한다면 보다 저렴한 입맛 기행을 할 수 있다.
정말 그렇다. 뉴욕, 그중에도 맨해튼은 ‘전 세계 음식의 집합소’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뉴욕의 명물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부터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을 포함해 중국 일본 인도, 심지어 아프리카 식당까지 전 세계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러나 문제는 결국 돈이다. 맨해튼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지만, 제대로 된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려면 역시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자갓’(www.zagat.com) 같은 식당평가 책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식당은 예외 없이 음식값이 비싸다.
언젠가 운 좋게도 공짜 티켓을 하나 구해 자갓에서 30점 만점에 28점을 받은 ‘퍼시(PERSE)’라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맨해튼 타임워너센터 안에 있는 이 프랑스 식당은 창 밖으로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등 조망도 최고였다. 예약 대기자가 석 달 이상 밀려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기절하는 줄 알았다. 1인당 식사값이 무려 350달러(약 32만원)! 이처럼 맨해튼에서 괜찮은 식당들은 저녁식사를 기준으로 대부분 1인당 60달러가 넘게 든다. 여기에 와인 한 잔 마시고 세금과 팁을 포함하면 100달러가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을 배려하는 곳이 또 맨해튼이다. 특히 점심 세트메뉴(‘Prefixed Menu’라고 불린다)를 공략하면 저렴하게 좋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일부 괜찮은 식당들도 점심에는 3개 코스 정도의 세트메뉴를 저렴한 값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팁까지 포함해도 40달러에 해결할 수 있다(물론 음료수는 주문하지 말아야 한다).
또 음식정보 책자를 꼼꼼하게 뒤져보면 의외로 저렴한 가격의 맛 좋은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차이나타운의 ‘오리엔탈가든’, 맨해튼의 베트남 식당 ‘사이공그릴’ 등이 내가 최근 발견한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다. 특히 ‘사이공그릴’은 스테이크가 25달러, 쌀국수가 10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물론 점심메뉴 기준이며, 추가로 맥주나 음료수를 주문하는 실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