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는 경영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전 경영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근면 성실이 우선적 가치다. 틀렸다. 창의성과 근면 성실은 정반대 과정이다. 사람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하는 것이 가능할 때만 근면 성실할 수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면서 근면 성실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략) 미국의 논리철학자 퍼스는 ‘아마도’와 ‘혹시’라는 질문에서 창의성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늘 성실하게, 사례에서 법칙으로 또는 법칙에서 사례로의 동일한 사고과정을 반복할 뿐인 연역적 사고, 귀납적 사고와 구별해 이 창의적 사고과정을 그는 유추법(abduction)이라고 정의한다. 유추법이 가능해지려면 절대로 성실해서는 안 된다. 논두렁에 앉아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아마도’와 ‘혹시’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가능해진다. 내면의 낫을 갈 수 있는 여백의 시간이 있을 때 창의적 사고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여유와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 즉 삶의 근원적 재미의 발견이 창의적 사고의 필수조건이다.
-주간동아 2007년 6월19일자 590호 20~22쪽, 김정운 명지대 교수
1. 근면 성실이 미덕인 한국사회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서양인들이 300여 년에 걸쳐 이룩한 근대화 과정을 한국은 50년 만에 이루었다. 한국은 경제발전을 위한 아무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이 근면과 성실, ‘하면 된다’는 의지였다. 즉 한국의 경제발전은 국민이 휴식 없이 일한 대가였던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질 노동시간은 1인당 연평균 2351시간(주당 45.21시간)에 달했다. OECD 회원국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2000시간 이상인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2. 이제는 창의력 시대
지금까지 우리는 근면과 성실, 의지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근면 성실이 미덕이 아니라 창조적 사고가 중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즉 21세기의 경쟁력은 창의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상상력, 독창성, 확산적 사고, 직관, 모험적 사고, 창안 등의 개념으로도 사용되는데, 이 창의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해서는 길러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물음과 문제 제기, 그리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모험적인 사고, 계속적인 사고의 확장을 통해 길러진다.
3. 일과 여가, 놀이의 조화
호이징가는 인간을 ‘유희적 인간(Homo Rudens)’으로 규정했다. 인간은 놀이를 통해 자기성장과 계발을 하고 사회화도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놀이는 근면한 삶의 적으로 간주돼 금기시됐다. 그러나 놀이가 개개인의 궁극적인 완성이나 사회의 유연한 발전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류는 다시 놀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놀이를 위해서는 정해진 틀과 행동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삶의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삶의 여유는 충분하고 적절한 휴가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즉 휴가를 통한 일과 삶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김정운 교수에 따르면 일과 삶의 조화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회사만족도, 소속감, 직무 몰입,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과 삶의 조화 수준이 낮은 집단일수록 반대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직원들의 삶의 만족과 재미, 즉 일과 삶의 조화와 노동생산성은 이토록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4. 휴가는 낭비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창조경영, 창의적 사고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낭비하는 시간 정도로 이해한다. 이제는 휴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휴가는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고 삶을 재충전하는 시간이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중압감에서 해방되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가가 주어져야 한다.
5. 함께 생각해보기
-일과 놀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놀이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에 대해 말해보자.
-한국인의 휴가시간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해 토론해보자.
-주간동아 2007년 6월19일자 590호 20~22쪽, 김정운 명지대 교수
1. 근면 성실이 미덕인 한국사회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서양인들이 300여 년에 걸쳐 이룩한 근대화 과정을 한국은 50년 만에 이루었다. 한국은 경제발전을 위한 아무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이 근면과 성실, ‘하면 된다’는 의지였다. 즉 한국의 경제발전은 국민이 휴식 없이 일한 대가였던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질 노동시간은 1인당 연평균 2351시간(주당 45.21시간)에 달했다. OECD 회원국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2000시간 이상인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2. 이제는 창의력 시대
지금까지 우리는 근면과 성실, 의지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근면 성실이 미덕이 아니라 창조적 사고가 중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즉 21세기의 경쟁력은 창의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창의력은 상상력, 독창성, 확산적 사고, 직관, 모험적 사고, 창안 등의 개념으로도 사용되는데, 이 창의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해서는 길러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물음과 문제 제기, 그리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모험적인 사고, 계속적인 사고의 확장을 통해 길러진다.
3. 일과 여가, 놀이의 조화
호이징가는 인간을 ‘유희적 인간(Homo Rudens)’으로 규정했다. 인간은 놀이를 통해 자기성장과 계발을 하고 사회화도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놀이는 근면한 삶의 적으로 간주돼 금기시됐다. 그러나 놀이가 개개인의 궁극적인 완성이나 사회의 유연한 발전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류는 다시 놀이에 눈을 돌리고 있다.
놀이를 위해서는 정해진 틀과 행동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삶의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삶의 여유는 충분하고 적절한 휴가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즉 휴가를 통한 일과 삶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김정운 교수에 따르면 일과 삶의 조화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회사만족도, 소속감, 직무 몰입,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과 삶의 조화 수준이 낮은 집단일수록 반대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직원들의 삶의 만족과 재미, 즉 일과 삶의 조화와 노동생산성은 이토록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4. 휴가는 낭비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창조경영, 창의적 사고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휴가를 낭비하는 시간 정도로 이해한다. 이제는 휴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휴가는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고 삶을 재충전하는 시간이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중압감에서 해방되어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가가 주어져야 한다.
5. 함께 생각해보기
-일과 놀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놀이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에 대해 말해보자.
-한국인의 휴가시간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이에 대해 토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