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40) 씨는 그해 여름을 잊지 못한다. 1994년 당시 새내기 직장인이던 김씨는 연일 계속되는 찜통 같은 열대야를 선풍기 한 대 없는 자취방에서 ‘건강하게’ 이겨냈다. 그러나 그런 그도 나이가 들수록 점차 여름나기에 힘겨워짐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이맘때면 기상청의 날씨 장기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이번 여름철 더위가 어느 수준일지에 대해서는 도통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올 여름 더위를 둘러싼 세인의 이 같은 혼란스러움은 단기예보에서 적잖은 오보를 내온 기상청에 대한 의구심에도 원인이 있지만, 언론의 과장보도 탓도 크다. 이른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다’는 근거 희박한 기사 내용이 그것이다.
일부 언론은 3월2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지구온난화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한 ‘2007 기상학술 심포지엄’ 행사를 보도하면서 ‘올 여름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덥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기사에서 그 근거로 인용한 것은 세계적 기상학자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필 존스 교수의 기조연설 일부. 기사는 존스 교수가 “1997~98년 엘니뇨와 더불어 가장 무더웠던 것처럼 올해 역시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 전망한 것을 두고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할 ‘대폭염’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2005년 ‘폭염 소동’과 닮은꼴?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이태영 한국기상학회장(연세대 교수)은 “내가 기억하기로 존스 교수가 올 한 해 연평균 기온이 전 지구적으로 높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한반도의 여름’처럼 특정 지역의 특정 계절을 찍어서 말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이와 비슷한 ‘폭염 소동’은 2005년 2월에도 벌어졌다. 당시 국내 언론은 “올해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세기 이후 가장 더울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고다드 우주연구소 제임스 한센 박사의 주장을 재인용하며 ‘올 여름 100년 만의 더위’ ‘올 여름 역사상 가장 무덥다’ ‘100년 만의 최고 더위 올 여름 지구촌 강타’ 등의 헤드라인을 단 오보들을 같은 해 6월까지 앞다퉈 쏟아냈다. 게다가 일부 언론은 ‘100년 만의 무더위’가 마치 기상청 예보에 의한 것인 양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보도하기까지 했다.
기상정보의 생명은 무엇보다 정확성이다. 과학적 근거가 바탕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기상청으로서는 국내 언론의 오보 때문에 억울하게 욕을 먹는 측면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황사에 관한 것이다. 한 언론사는 4월23일 ‘빗나가 반가운 최악황사 예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시점까지 황사는 세 번밖에 찾아오지 않아 30년 평균인 예년 기준(3.6일)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올 봄철 황사가 예년보다 더 강하고 잦아질 것이며 특히 4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던 기상청의 황사예보는 빗나갔다고 결론지었다.
과연 그럴까? 기상청의 기상 관련 예보는 기본적으로 ‘평년값’(1971~2000년까지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봄철 황사 발생일수의 평년값은 문제의 기사에서 보듯 3.6일인 것은 맞다. 그런데 올해 우리나라에서 첫 황사가 발생한 날은 2월14일(0.2일)이고, 3월의 황사발생 일수는 3.2일, 4월은 2.0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후 4월30일 현재까지 황사가 일어난 적은 없다. 즉 올 들어 발생한 황사일수를 모두 합하면 5.4일인데, 기상예보에서 봄철은 3~5월을 기준으로 하므로 2월의 0.2일을 빼면 결국 올 봄의 황사 발생일수는 5.2일로 평년값인 3.6일을 웃돈다. 기상청은 당초 2월23일 ‘봄철 황사발생 일수가 평년(3.6일)보다 많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황사예보가 빗나갔다는 보도는 그 자체가 빗나간 것이다.
그럼 다시 우리의 궁금증으로 돌아가보자. 과연 올 여름 더위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 기상청의 공식적인 여름철(6~8월) 계절예보는 5월에 발표된다. 올해의 경우 5월23일에 나올 예정으로, 현재까지는 5~7월의 3개월 예보만 나와 있다. 이를 기온 면에서만 보면, 5월엔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으나 기온변동의 폭이 크고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월엔 일시적인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겠으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며, 7월의 경우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나 동해안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저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한다. 5월에 나타날 수도 있는 고온현상은 현재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고 있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 정확도는 87%
이러한 예측은 4월4~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일 장기예보 전문가 합동회의 결과를 참고한 것이다. 이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분포를 보이는 반면, 중국은 지역차이를 나타내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온분포에 영향을 끼치는 엘니뇨 현상이 올 봄 빠른 속도로 정상으로 회복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름철 고온현상 발생에 대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분석에 바탕을 둔다.
결국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은 가속화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에도 예년보다 특별히 무덥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인 셈이다.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전 지구적 연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봄철이나 겨울철의 기온 상승에 따른 것일 수 있고, 지구 전체와 한반도의 기후 경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전 지구적인 연평균 기온과 우리나라의 7, 8월 평균기온의 상관관계가 연중 최저일 정도로 낮기 때문에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올 여름이 예년 여름보다 무더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한 해 동안의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98년이다. 하지만 여름철이 가장 더웠던 해는 과거 30년간의 여름철 평균기온 평년값인 23.5℃보다 1.8℃ 높은 25.3℃를 기록한 1994년이었다(표1, 2 참조).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해라고 해서 그해 여름이 가장 무더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87%(2006년 기준)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기상청 전체 예보의 평균 13%는 실황(實況)과 다른 오보의 여지가 상존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 기상청의 기후예측 기술력은 188개국이 가입한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해 기상청 기후예측과가 ‘전 지구 장기예측자료 생산센터’로 시범 지정(2008년 공식 지정 예정)됐을 만큼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기상청의 정규 예보는 새벽 5시와 오전 11시, 오후 5시, 밤 11시 등 하루 네 차례 발표된다. 이 예보들은 기상청 국가기상센터 종합관제시스템실에서 다수의 예보관이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구실을 하는 것이 ‘Cray X1E’라는 슈퍼컴퓨터다. 미국 크레이(Cray)사에서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도입한 이 슈퍼컴은 정확한 예보를 위한 고해상도의 수치예측 모델 개발 및 개선, 디지털 예보기술 활용, 중·장기 예보서비스 향상을 위해 활용된다. 전 세계 슈퍼컴의 순위를 6개월마다 매기는 ‘슈퍼컴퓨터 Top 500’의 성능순위(2005년 11월 기준)에서 16위에 랭크됐을 만큼 기상청의 슈퍼컴은 성능이 뛰어나다.
물론 기상청의 장·단기 일기예보는 과학적인 한계성 때문에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가끔 오보를 낳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년부터 ‘폭염특보제’ 정식 도입
현재로서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폭염은 해마다 7~8월 혹서기에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폭염 대응정책을 강구 중이다.
기상청이 5월2일,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무더위로 인한 국민 건강 등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염특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빈발함에 따라 향후 고온현상이 불러올 인명피해와 산업 분야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선진국이 이미 시행 중인 ‘열파(겨울철 한파의 반대 개념)특보’를 우리나라 현 실정에 적합한 기준으로 새로 만들어 시행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부터 정식 도입되는 폭염특보제는 무더위 정도에 따라 ‘주의보’와 ‘경보’ 2단계로 발효될 예정. 기상청에 따르면 특보의 발령기준은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설 때는 폭염주의보를, 35℃를 웃돌면 폭염경보를 내리게 된다. 기상청 예보정책과 나득균 기상연구관은 “폭염은 무더위, 혹서, 열파 등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용어를 사용해왔는데 지난해 국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49%의 표를 얻은 특보로 명칭이 선정됐다”고 귀띔했다.
기상청의 폭염특보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한 인제대 박종길 교수(대기환경)는 “폭염으로 인명피해를 겪은 직후부터 대응책을 마련한 유럽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1994년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낳았으면서도 무심히 지나쳤다”며 “한국에서 폭염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흔히 장기예보 예측은 주식투자 예측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한반도 또한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 결과 여름철 폭염은 ‘유비무환’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 폭염이 우리 몸에 끼칠 영향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폭염을 달갑게 여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를 폭염에서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둬야 할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자.
올 여름 더위를 둘러싼 세인의 이 같은 혼란스러움은 단기예보에서 적잖은 오보를 내온 기상청에 대한 의구심에도 원인이 있지만, 언론의 과장보도 탓도 크다. 이른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다’는 근거 희박한 기사 내용이 그것이다.
일부 언론은 3월2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지구온난화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한 ‘2007 기상학술 심포지엄’ 행사를 보도하면서 ‘올 여름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덥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기사에서 그 근거로 인용한 것은 세계적 기상학자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필 존스 교수의 기조연설 일부. 기사는 존스 교수가 “1997~98년 엘니뇨와 더불어 가장 무더웠던 것처럼 올해 역시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 전망한 것을 두고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할 ‘대폭염’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2005년 ‘폭염 소동’과 닮은꼴?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이태영 한국기상학회장(연세대 교수)은 “내가 기억하기로 존스 교수가 올 한 해 연평균 기온이 전 지구적으로 높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한반도의 여름’처럼 특정 지역의 특정 계절을 찍어서 말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이와 비슷한 ‘폭염 소동’은 2005년 2월에도 벌어졌다. 당시 국내 언론은 “올해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세기 이후 가장 더울 것”이라는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고다드 우주연구소 제임스 한센 박사의 주장을 재인용하며 ‘올 여름 100년 만의 더위’ ‘올 여름 역사상 가장 무덥다’ ‘100년 만의 최고 더위 올 여름 지구촌 강타’ 등의 헤드라인을 단 오보들을 같은 해 6월까지 앞다퉈 쏟아냈다. 게다가 일부 언론은 ‘100년 만의 무더위’가 마치 기상청 예보에 의한 것인 양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보도하기까지 했다.
기상청 내 국가기상센터 종합관제시스템실에서 예보관들이 정규 예보발표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기상청의 기상 관련 예보는 기본적으로 ‘평년값’(1971~2000년까지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봄철 황사 발생일수의 평년값은 문제의 기사에서 보듯 3.6일인 것은 맞다. 그런데 올해 우리나라에서 첫 황사가 발생한 날은 2월14일(0.2일)이고, 3월의 황사발생 일수는 3.2일, 4월은 2.0일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후 4월30일 현재까지 황사가 일어난 적은 없다. 즉 올 들어 발생한 황사일수를 모두 합하면 5.4일인데, 기상예보에서 봄철은 3~5월을 기준으로 하므로 2월의 0.2일을 빼면 결국 올 봄의 황사 발생일수는 5.2일로 평년값인 3.6일을 웃돈다. 기상청은 당초 2월23일 ‘봄철 황사발생 일수가 평년(3.6일)보다 많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황사예보가 빗나갔다는 보도는 그 자체가 빗나간 것이다.
그럼 다시 우리의 궁금증으로 돌아가보자. 과연 올 여름 더위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 기상청의 공식적인 여름철(6~8월) 계절예보는 5월에 발표된다. 올해의 경우 5월23일에 나올 예정으로, 현재까지는 5~7월의 3개월 예보만 나와 있다. 이를 기온 면에서만 보면, 5월엔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으나 기온변동의 폭이 크고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월엔 일시적인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겠으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며, 7월의 경우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나 동해안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저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한다. 5월에 나타날 수도 있는 고온현상은 현재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고 있는 북서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 정확도는 87%
이러한 예측은 4월4~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일 장기예보 전문가 합동회의 결과를 참고한 것이다. 이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분포를 보이는 반면, 중국은 지역차이를 나타내며 평년보다 높은 기온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온분포에 영향을 끼치는 엘니뇨 현상이 올 봄 빠른 속도로 정상으로 회복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여름철 고온현상 발생에 대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분석에 바탕을 둔다.
결국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은 가속화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에도 예년보다 특별히 무덥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인 셈이다.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지구온난화로 해마다 전 지구적 연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봄철이나 겨울철의 기온 상승에 따른 것일 수 있고, 지구 전체와 한반도의 기후 경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전 지구적인 연평균 기온과 우리나라의 7, 8월 평균기온의 상관관계가 연중 최저일 정도로 낮기 때문에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올 여름이 예년 여름보다 무더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한 해 동안의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98년이다. 하지만 여름철이 가장 더웠던 해는 과거 30년간의 여름철 평균기온 평년값인 23.5℃보다 1.8℃ 높은 25.3℃를 기록한 1994년이었다(표1, 2 참조). 여기서 엿볼 수 있는 것은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은 해라고 해서 그해 여름이 가장 무더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87%(2006년 기준)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기상청 전체 예보의 평균 13%는 실황(實況)과 다른 오보의 여지가 상존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 기상청의 기후예측 기술력은 188개국이 가입한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해 기상청 기후예측과가 ‘전 지구 장기예측자료 생산센터’로 시범 지정(2008년 공식 지정 예정)됐을 만큼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
기상청의 정규 예보는 새벽 5시와 오전 11시, 오후 5시, 밤 11시 등 하루 네 차례 발표된다. 이 예보들은 기상청 국가기상센터 종합관제시스템실에서 다수의 예보관이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구실을 하는 것이 ‘Cray X1E’라는 슈퍼컴퓨터다. 미국 크레이(Cray)사에서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도입한 이 슈퍼컴은 정확한 예보를 위한 고해상도의 수치예측 모델 개발 및 개선, 디지털 예보기술 활용, 중·장기 예보서비스 향상을 위해 활용된다. 전 세계 슈퍼컴의 순위를 6개월마다 매기는 ‘슈퍼컴퓨터 Top 500’의 성능순위(2005년 11월 기준)에서 16위에 랭크됐을 만큼 기상청의 슈퍼컴은 성능이 뛰어나다.
물론 기상청의 장·단기 일기예보는 과학적인 한계성 때문에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가끔 오보를 낳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년부터 ‘폭염특보제’ 정식 도입
기상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기상청 직원.
기상청이 5월2일,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무더위로 인한 국민 건강 등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염특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빈발함에 따라 향후 고온현상이 불러올 인명피해와 산업 분야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선진국이 이미 시행 중인 ‘열파(겨울철 한파의 반대 개념)특보’를 우리나라 현 실정에 적합한 기준으로 새로 만들어 시행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부터 정식 도입되는 폭염특보제는 무더위 정도에 따라 ‘주의보’와 ‘경보’ 2단계로 발효될 예정. 기상청에 따르면 특보의 발령기준은 낮 최고기온이 33℃를 넘어설 때는 폭염주의보를, 35℃를 웃돌면 폭염경보를 내리게 된다. 기상청 예보정책과 나득균 기상연구관은 “폭염은 무더위, 혹서, 열파 등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용어를 사용해왔는데 지난해 국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49%의 표를 얻은 특보로 명칭이 선정됐다”고 귀띔했다.
기상청의 폭염특보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한 인제대 박종길 교수(대기환경)는 “폭염으로 인명피해를 겪은 직후부터 대응책을 마련한 유럽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1994년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낳았으면서도 무심히 지나쳤다”며 “한국에서 폭염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흔히 장기예보 예측은 주식투자 예측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한반도 또한 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 결과 여름철 폭염은 ‘유비무환’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 폭염이 우리 몸에 끼칠 영향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폭염을 달갑게 여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를 폭염에서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둬야 할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자.
순위 | 연도 | 여름철(6~8월) 평균기온(℃) |
1 | 1994 | 25.3 |
2 | 1978 | 24.7 |
3 | 1973 | 24.5 |
4 | 1984 | 24.3 |
5 | 1990 | 24.3 |
6 | 2000 | 24.2 |
7 | 2001 | 24.2 |
8 | 2005 | 24.1 |
9 | 2004 | 24.1 |
10 | 1985 | 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