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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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특명! ‘제한수치’를 사수하라

혈압·혈당·콜레스테롤·몸무게 등 수시 체크 필요 … 제한선 침범 땐 즉시 관리해줘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11-04 1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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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특명! ‘제한수치’를 사수하라
    젊었을 때부터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지금은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고 있는 김영진씨(58). 김씨의 ‘먹거리’에 대한 집착은 유난히 강한 편이다. 게다가 최근의 ‘웰빙’ 열풍, ‘몸짱’ 열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룩한 배는 여유로움의 상징이요 인덕의 소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과식과 운동을 게을리 하는 생활습관도 10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병원을 찾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종합검진을 받은 결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몸무게에서 이상 신호가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돈을 세는 것만큼 ‘건강 수치를 세는 일’에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씨의 경우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3mmHg, 확장기 혈압이 85mmHg 수준. 최근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산하 ‘고혈압 교육프로그램 위원회’에 따르면 혈압이 115mmHg/75mmHg를 넘으면 이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위원회는 지난해 5월 종전의 ‘높지만 정상 혈압’으로 분류했던 121-139mmHg/81-89mmHg를 ‘고혈압 전단계 혈압’으로 지정했다. 따라서 김씨는 ‘고혈압 전단계’ 위험군으로서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과 관련된 혈당 수치는 어떻게 나왔을까. 영동 세브란스병원 내분비 대사 내과 안철우 교수는 “김영진씨의 공복 혈당치는 100mg/㎗로 당뇨병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당뇨병학회는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이 준당뇨 기준치 이하에서도 자주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됨에 따라 준당뇨 기준을 100-125mg/㎗으로 강화했다”며 “김씨의 경우 당뇨병은 아니지만 규칙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한 준당뇨군에 해당된다”라고 말했다.

    혈압과 혈당만이 문제가 아니다. 김씨가 워낙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데다 과식하는 습관이 있어 콜레스테롤과 비만 수치에서도 ‘적신호’가 발견된 것. 우선 그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220mg/㎗. 한국인의 고지혈증 진단 기준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치가 240mg/㎗ 이상이면 약물치료 대상이다. 김씨의 경우 아직 그 단계는 아니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정상 콜레스테롤치인 200mg/㎗ 아래로 낮춰야 한다. 또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은 160mg/㎗ 아래로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40mg/㎗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질량 지수 23 넘으면 비만 질환 위험 증가



    마지막으로 김씨가 적극 관리해야 할 부분이 바로 몸무게다. 키 168cm에 몸무게 75kg인 그는 ‘풍채가 좋아 보인다’는 안이한 생각에 몸이 조금 불편하긴 했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의 주치의는 높은 혈당, 비만이 혈압과 고지혈증의 주원인일 수 있다며 살 빼는 것이 급선무임을 강조했다. 비만을 판가름하는 주요 지표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와 허리둘레.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경우 체질량 지수가 23을 넘게 되면 비만 관련 질환의 위험이 증가되기 시작하고, 30 이상인 경우 그 위험이 매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허리둘레가 남자의 경우 90cm 이상, 여자는 80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즉 35인치 이상의 바지를 입는 남자 또는 31인치 이상의 치마를 입는 여자라면 이미 당신의 건강에 경고장이 날라왔다는 신호다.

    사용기기 종류 사용법에 따라 혈당치 오류

    안전한 운전을 위해서는 속도계의 바늘이 제한속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 몸의 건강도 마찬가지. 지켜야 할 제한수치가 있다.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은 모두 제한수치를 위반해서 생기는 병이다. 두 바퀴 달린 당신 몸의 연식이 1950년 이전이고, 앞으로 50년은 더 씽씽 달리고 싶다면 제한수치를 지켜라. 조물주는 제한수치를 위반한 자에게 ‘면허정지’ 티켓을 발급할 수도 있다.

    속도계의 바늘이 제한속도를 넘어가면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이듯, 건강수치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은 측정시간과 장소, 몸의 자세 등에 의해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2분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측정해 평균을 내고 2~3일 간격으로 다시 측정해야만 정확한 혈압을 알 수 있다. 만약 처음 두 번 잰 혈압에서 혈압차가 5mmHg 이상 나면 추가로 혈압을 측정하여 평균을 구한다. 소변이 마려운 상태나 소변을 본 지 5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술을 마신 경우에는 혈압이 정확하지 않으므로 피한다. 운동 후에는 적어도 한두 시간이 지난 다음,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셨으면 30분이 지나서 측정한다.

    중년 특명! ‘제한수치’를 사수하라
    혈당 측정 역시 사용하는 기기의 종류나 사용법에 따라 혈당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혈액량, 측정기의 품질이나 시험지의 사용법에 따라 오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온도와 습도에 따라 측정 결과가 달라지므로 측정기의 보관 및 측정 장소나 환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우면 혈당이 높게, 추울 때는 낮게 측정될 수 있으므로 너무 따뜻하거나 차가운 표면 위에 측정기를 놓고 검사해서는 안 된다. 혈당 측정에 사용하는 시험지의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정확한 혈당치를 기대할 수 없다. 또 시험지는 습기와 열에 약하므로 30℃가 넘지 않는 건조한 장소에서 보관한다. 냉동 보관은 금물. 사용 후엔 반드시 혈당시험지 용기의 뚜껑을 닫아 보관하고, 개봉한 뒤 3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큐첵 콤팩트처럼 기기가 시험지의 변질 여부를 판독, 알려주는 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 또한 아무리 최신형 기기라도 사용법이 복잡하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러 장의 시험지를 한 번에 장착해 측정할 때마다 시험지를 일일이 교체할 필요가 없는 완전 자동화되어 있는 혈당기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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