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만큼이나 바둑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李)-이(李) 전쟁’은 결국 이창호 9단의 승리로 끝났다. 3대 2. 최종국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접전이었으며, 백을 쥔 사람이 모두 이긴 ‘백번 필승’이 연출된 도전기였다. 이창호 9단으로서는 절체절명의 대결이었다. 최철한 8단에게 연초부터 국수에 이어 기성 타이틀을 빼앗긴 상태에서 왕위까지 잃는다면 무관이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타이틀에서 명인은 기전이 중단된 상태이고, LG정유배는 우승자도 본선부터 겨뤄야 하는 선수권전이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양대 도전자인 최철한 8단에 이어 이세돌 9단에게까지 무너진다면, 이후 걷잡을 수 없는 도미노 현상에 맞닥뜨릴 염려가 더 컸다.
좌하귀 흑 ▲ 가 일찌감치 무너지자 이 죽음을 담보로 이세돌 9단은 좌상귀에서 복잡한 싸움을 걸었다. 흑1로 빠졌을 때가 이 판의 승부를 가름하는 대목이었다. 이 흑을 잡으려면 백은 A와 B에 잇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자면 C의 단점부터 보강해야 하는데, 일감으로 떠오르는 수가 백1로 응급처치를 하고 3에 잇는 수. 하지만 흑4에 먹여치고 12까지 뒤를 메우는 수가 있어 백은 A로 잇고 들어갈 수 없다. 흑B로 뒷공배를 메우면 보기 좋게 자충에 걸려드는 것이다.
다들 백이 걸려들었다고 단정할 무렵 장고하던 이창호 9단이 느리게 손을 뻗어 백2, 빈삼각을 둔다. 바둑에서 우형(愚形)이라고 금기시하는 이 수가 ‘콜럼버스 달걀 깨기’와 같은 묘수로 의 자충을 일거에 해결하고 있다. 흑3으로 살았으나 백4로 뚫렸다. 이 여파로 백12까지, 상변과 좌변 흑 ■ 가 졸지에 양곤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182수 끝, 백 불계승.
좌하귀 흑 ▲ 가 일찌감치 무너지자 이 죽음을 담보로 이세돌 9단은 좌상귀에서 복잡한 싸움을 걸었다. 흑1로 빠졌을 때가 이 판의 승부를 가름하는 대목이었다. 이 흑을 잡으려면 백은 A와 B에 잇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자면 C의 단점부터 보강해야 하는데, 일감으로 떠오르는 수가 백1로 응급처치를 하고 3에 잇는 수. 하지만 흑4에 먹여치고 12까지 뒤를 메우는 수가 있어 백은 A로 잇고 들어갈 수 없다. 흑B로 뒷공배를 메우면 보기 좋게 자충에 걸려드는 것이다.
다들 백이 걸려들었다고 단정할 무렵 장고하던 이창호 9단이 느리게 손을 뻗어 백2, 빈삼각을 둔다. 바둑에서 우형(愚形)이라고 금기시하는 이 수가 ‘콜럼버스 달걀 깨기’와 같은 묘수로 의 자충을 일거에 해결하고 있다. 흑3으로 살았으나 백4로 뚫렸다. 이 여파로 백12까지, 상변과 좌변 흑 ■ 가 졸지에 양곤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182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