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도심 한복판에서 10분만 걸어 들어오면 오밀조밀한 한옥들 사이로 강아지가 컹컹대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는 골목이 나타난다. 종로구 사직동 129번지. 한성옥씨(57)의 어린 시절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자 그가 미국생활 10년을 접고 돌아와 다시 정착한 터전이다. 이곳은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는 미처 갈 곳을 찾지 못한 친구들이 수시로 뛰어들어와 ‘신문장’(신문로의 여관)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70년 넘게 동네 한가운데 자리를 지켜온 이 집도 재개발 물결에 밀려 헐릴 운명에 처했다. 성옥씨네뿐 아니라 정미 할머니네, 나물 할머니네, 파마 아줌마네 모두 헐리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림작가인 한성옥씨는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질 이 작은 동네의 풍경을 영원히 남기기로 했다. 골목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을 수채화로 옮겨 그림책 ‘나의 사직동’을 펴냈다. “곧 이주비가 지급된다고 하니 동네 사람들이 뿔뿔이 헤어질 테고 2~3년 내 동네는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 꼭 이래야만 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나온 세월과 사소한 기억들 모두 삶을 이루는 세포와 같은 것인데, 없애버리기에 바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어요.” 한씨는 미국에서 출간한 그림책 ‘시인과 여우’ ‘황부자와 황금돼지’가 미국 초등학교 교재로 선정됐고, ‘수염 할아버지’로 한국어린이도서상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중견작가다.
하지만 70년 넘게 동네 한가운데 자리를 지켜온 이 집도 재개발 물결에 밀려 헐릴 운명에 처했다. 성옥씨네뿐 아니라 정미 할머니네, 나물 할머니네, 파마 아줌마네 모두 헐리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림작가인 한성옥씨는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질 이 작은 동네의 풍경을 영원히 남기기로 했다. 골목 구석구석을 찍은 사진을 수채화로 옮겨 그림책 ‘나의 사직동’을 펴냈다. “곧 이주비가 지급된다고 하니 동네 사람들이 뿔뿔이 헤어질 테고 2~3년 내 동네는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 꼭 이래야만 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나온 세월과 사소한 기억들 모두 삶을 이루는 세포와 같은 것인데, 없애버리기에 바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어요.” 한씨는 미국에서 출간한 그림책 ‘시인과 여우’ ‘황부자와 황금돼지’가 미국 초등학교 교재로 선정됐고, ‘수염 할아버지’로 한국어린이도서상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중견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