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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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절정 … 지루증의 고민

  •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입력2003-07-02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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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먼 절정 … 지루증의 고민
    “정말 미치겠습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힘들어하고….”

    30대 초반의 회사원 오래가씨(가명) 부부에게는 아주 ‘이상한’ 섹스 트러블이 있다.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오씨의 부인은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과 눈을 마주치기가 마냥 부담스럽기만 하다. 남편은 ‘밤일’을 시작했다 하면 기본이 한 시간, 심지어 두 시간이 지나도 만족할 줄을 모른다. 남들은 너무 빨리 끝나 불만이라는데 오씨의 부인은 그 반대. 밤일을 하는 날이면 오씨 부인은 생지옥에라도 끌려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밤일을 하고 난 다음날이면 이들 중 한 사람은 반드시 결근을 하게 된다.

    오씨는 ‘지루증’이라는 희귀한 질병을 앓는 환자다. 지루증은 발기는 잘 되는데 아무리 해도 사정이 되지 않는 증상을 가리키는 의학용어. 성관계를 시작해 사정하는 데까지 30초도 안 걸리는 조루증 환자들이 들으면 부러워할 이야기겠지만 속사정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지루증이 있는 사람들은 몇 시간씩 성관계를 계속해도 사정이 안 돼 끝내 절정의 순간을 맛보지 못한다. 말 그대로 ‘지루’하게 섹스를 하지만 사정을 못해 아무 희열도 느끼지 못하는 질환.

    남편이야 그렇다 치고, 그 부인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신체적으로도 피곤하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자신을 거부하는 증거라고 생각해 아내들이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일부의 경우에는 남편의 지루증이 부인이 바람을 피우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실제 혼외정사를 즐기는 미국 중상류층 여성의 대부분은 남편이 지루증 환자인 경우가 많다. 남편과의 섹스가 힘들다 보니 다른 남자를 꿈꾸는 것.

    지루증은 일부 약물과용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심리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금지된 성행위를 하다 발각되었다거나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낙태한 경험이 있는 경우 등에는 그런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때로는 상대방의 부정을 알게 된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지루증의 치료는 심리적 치료에 치중한다. 파트너가 손이나 그 밖의 다른 방법을 이용해 사정을 유도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와 협력해 문제를 일으킨 심리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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