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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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나라 ‘벤포스타’의 名가이드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03-07-02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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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나라  ‘벤포스타’의  名가이드
    “어린이나라 벤포스타는 즐거움만 있는 원더랜드가 아니라 실망도 슬픔도 존재하는 현실 속의 나라예요.”

    이선영씨(30)는 지난해 TV를 통해 스페인의 벤포스타(1956년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위해 실바 신부가 오렌세시에 설립한 공동체)가 소개된 후 부쩍 “가고 싶다”며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벤포스타를 마치 과자와 사탕으로 만든 동화 속 집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인터넷에 ‘어린이나라 벤포스타’(cafe.daum.net/spainbenposta)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그곳에는 “벤포스타에도 태권도장이 있나요?” “컴퓨터나 게임기를 가져가도 되나요?” 같은 어린이다운 질문이 올라온다.

    이씨는 지금까지 벤포스타를 세 차례 다녀왔다. 2001년 8월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들의 통역을 위해 벤포스타를 방문한 후 언뜻 보기에 초라하지만 폭력도 차별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자유로운 벤포스타의 공기에 매료됐다. 그 후 두차례 더 방문했고 ‘어린이나라 벤포스타를 찾아서’(한마당 펴냄)라는 책도 썼다.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는 벤포스타 대통령 자격으로 이선영씨에게 영사 자격을 주었다.

    마침 한국전쟁 53돌을 맞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실바 신부는 휴전선 부근에 한국의 벤포스타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사람들은 유토피아를 자기 삶에서 만들려 하지 않고 자꾸 멀리서 찾으려 해요. 실바 신부님은 유토피아란 인간이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말씀하세요.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에 벤포스타를 세우고 세상을 바꿀 임무가 있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게 신부님의 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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