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사주명리학의 연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창근 박사.
최근 환자의 사주(명리학)를 통해 이러한 의문을 풀어나간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한양대 대학원 산업의학과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창근씨(한양대 사회교육원 연구교수).
‘장기별 중증 질환 증상의 발현과 명리학적 분류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정씨는 서울시내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암으로 진단받았거나 수술을 받은 중증 환자 318명을 만나 사주팔자(태어난 연월일시를 60갑자로 풀면 모두 8개 글자가 나타난다)를 일일이 풀어본 결과 상당한 공통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논문으로 학위를 받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을 연구과제에 파묻혀 보낸 정씨는 “명리학으로 풀어보아도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언제까지 살 수 있겠느냐고 물어볼 때가 가장 난감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 “의대 교수로 구성된 논문 심사위원들이 오장육부니 음양오행이니 하는 용어들을 놓고 서양의학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숱하게 제동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처음으로 ‘명리학’이라는 용어가 의학박사 학위 논문제목으로 인정받은 지금은 오히려 이명자(한양대의료원 치료방사선과)·정용훈(한양대의대 미생물학) 교수 등이 정씨의 제자가 되기를 자청해 학문적 차원에서 명리학을 적극 연구중이다.
의사들이 명리학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특정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과연 태어날 때부터 그런 질병에 걸리기 쉬운 요소를 갖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 때문. 이에 대해 정씨는 전체 환자 중 40~50%가 운명적 요소가 개입해 질병에 걸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환자 2명 중 1명 정도는 선천적·운명적 요소에 의해 특정 질환에 시달린다는 것.
예방의학 측면 유효할 것
“사주의 여덟 글자를 오행(목·화·토·금·수)으로 치환해보면 오행이 골고루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행 중 어느 하나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등 오행이 지나치게 치우친 사람이 있어요. 문제는 오행이 어느 하나에 치우친 사람들이지요. 섭생을 잘못하는 등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치우친 오행에 해당하는 부위가 고장나기 쉽습니다.”
정씨의 명리학적 임상결과에 따르면 간·담 질환 환자(전체 63명)의 경우 8개의 사주팔자에서 목기(木氣)가 3개 이상으로 많거나(30.2%) 1개 이하로 부족한 사람들이(33.3%) 암 등의 질환에 걸려 수술을 받았으며, 심장과 소장 질환 환자(55명) 중에서는 화기(火氣)가 지나치거나(34.6%) 부족한(30.9%) 경우 수술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 비장과 위장 질환 환자(67명) 가운데는 토기(土氣)가 과하거나(52.3%) 부족했을(29.8%) 경우, 폐와 대장 질환 환자(63명) 가운데는 금기(金氣)가 과하거나(41.3%) 부족했을(34.9%) 경우, 신장과 방광 질환 환자(70명) 가운데는 수기(水氣)가 과하거나(30%) 부족했을(32.9%) 경우 각각 그 부위에 암 등이 발생해 수술을 받았다.
정씨는 이 같은 통계치는 역으로 자신의 사주팔자에서 넘치거나 부족한 에너지는 없는지 잘 살펴보고 미리 대처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면서 이렇게 말을 맺었다.
“제가 논문의 부제목을 ‘명리학적 장기별 질환 예측 분석’이라고 한 것도 사주명리학이 예방의학적 측면에서 유효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예요. 명리학이나 역학은 미신이나 주술이 아니라 자연의학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