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4

..

분양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 윤진섭/ 웰시아닷컴(wealthia.com) 머니마스터

    입력2002-12-12 12:1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분양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청약 경쟁률이 치열한 아파트일수록 프리미엄이 많이 붙었다.

    올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11월 말까지 총 10차례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에서는 1순위 청약에만 무려 48만여명이 신청해 지난해보다 42%나 증가했다.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청약자까지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지나친 청약 열기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했다. 3월 기준 청약 1순위 보유자가 120만명으로, 2월 대비 20만명이 늘어난 상황에서 무조건 당첨되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이 기승을 부려 증권시장의 데이트레이딩을 능가하는 초단타 매매가 광범위하게 성행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무주택자 우선공급’과 ‘분양권 전매 제한 및 청약자격 제한’ 등의 분양 시장 안정책을 내놓음으로써 ‘묻지마 청약’을 부추겨 실수요자의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든 것이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서울 성동구로 평균 361대 1을 기록했고, 마포구 216대 1, 동작구 229대 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권은 송파구 37대 1, 서초구 160대 1, 강남구 42.7대 1을 기록해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3개 구가 모두 비(非)강남권이었지만 금천구(1.6대 1, 1순위 미달지역), 도봉구(5.1대 1), 은평구(4.5대 1), 중랑구(5.6대 1) 등 외곽 지역은 평균 경쟁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분양가격이 높은 강남권은 자금이 넉넉한 수요자들이 몰려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 반면 한강 조망(성동구)과 교통 여건(마포, 동작)이 뛰어나고 비교적 분양가격이 저렴한 곳은 실수요자와 무주택자 우선 공급 대상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을 낳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급등, 97년 이래 최고 상승률

    올해는 아파트 분양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부동산 전문지 ‘부동산뱅크’가 1~10차에 걸쳐 각 지역에 선보인 아파트와 세대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서울지역 평당가는 평균 798만원. 이는 지난해 동시분양 평당 분양가 681만원보다 무려 117만원이 오른 수치이며 1997년의 464만원 선과 비교하면 77%나 뛴 것이다.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로 97년 639만원에서 올 11월 현재 1539만원대로 무려 141%나 올랐다. 실제 8차 동시분양을 통해 선보인 압구정동 대림 아크로빌 85평형은 평당 분양가격이 2411만원에 달해 강남구의 분양가 급등을 부채질했다.

    서초구나 송파구도 강남구 못지않아 각각 평당 1271만원대와 1056만원대를 기록했고, 광진구도 893만원대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비해 노원구는 평당 603만원대, 도봉구는 598만원대로 강남과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졌다.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으로 강북 일부에선 세 채를 산다’는 말이 현실인 셈이다.

    어떤 아파트가 프리미엄이 높은가

    그렇다면 올해 아파트를 분양받은 당첨자는 얼마나 벌었을까. 우선 프리미엄만 따져보면 3차 동시분양을 통해 선보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45평형이 단연 돋보인다. 분양가 7억3200만원에 프리미엄만 무려 2억8300만원이 붙어 현재 10억원을 호가하고 있는 상태다. 연초 35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수요자라면 ‘아파트 한 채 값’을 번 셈이다.

    경쟁률 대비 프리미엄도 수요자의 청약 유형 변화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치열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었다. 물론 상반기의 경우 ‘묻지마 청약’ 등이 기승을 부렸지만, 무주택자 우선 공급이 적용된 이후엔 분양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과거와 달리 전체 분양권 프리미엄이 상승하거나 최소 보합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례로 2113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올해 최고 경쟁률을 보인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차 32평형(분양가 2억5900만원)은 분양 직후 프리미엄만 5000만원이 붙은 상태에서 꾸준히 가격이 올라 현재는 1억600만원의 웃돈을 얹어주어야 매매가 가능한 형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선 수요자들이 ‘묻지마 청약’에서 벗어나 분양가, 브랜드, 입지 등을 고려한 ‘유망 아파트’ 청약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실수요자들의 참여가 많아지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프리미엄도 탄탄하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