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초기 ‘남의 별’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우리 별’이 이제 과학위성으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2001년 12월 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기존의 우리 별 시리즈의 배턴을 이어받는 과학위성 1호의 인증모델(QM)을 언론에 선보였다. 물론 위성체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남은 일은 완제품을 향해 위성을 시험하고 다듬는 마무리 작업뿐이다.
인증모델은 정식 임무에 앞서 시험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실제 모델과 거의 똑같이 만들어진다. 마루타처럼 실제 위성을 대신해 발사될 때나 우주공간에 떠 있을 때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어려움을 겪게 된다. 위성은 발사체인 로켓에 실려 발사될 때 진동이나 충격에 잘 견디고, 우주공간에 올려졌을 때 밤과 낮의 큰 온도 차이와 높은 진공 상태 같은 극한 환경에 끄떡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증모델에 대한 각종 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발사체에 실릴 비행모델(FM)을 만든다. 성능 시험을 토대로 정식 위성체인 비행모델을 수정하고 조립하는 과정은 올해 3월부터 시작돼 연말이면 끝난다. 다음은 발사 과정이다. 과학위성 1호의 발사체와 발사장소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결정될 전망이다. ‘남의 것’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성체가 완성된 후에도 ‘약속시간까지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끝나면 2003년 중반에 무게 120kg, 크기 600×500×850cm인 과학위성 1호는 700~800km 고도를 유지하며 극지방을 지나는 원형 궤도의 우주공간에 띄워진다.
1998년 10월 개발에 들어간 과학위성 1호는 우리 별 1·2·3호에 이어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네 번째 위성이다. 왜 ‘우리 별 4호’라 부르지 않고 ‘과학위성 1호’라 부를까? 위성의 목적이 이름에서도 추론할 수 있듯 우주공간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우리 별이 기초적인 과학실험을 하고 지표면의 사진을 찍는 수준이었다면, 과학위성은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해 본격적인 과학실험에 들어가는 난이도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원자외선 관측이다. 원자외선은 무지개 빛 중 보라색 빛 바깥쪽에 위치하는 보통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것이다. 지상에서는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대기가 없는 지구 궤도상의 우주공간이 원자외선을 관측하기에 더 없이 좋은 위치다.
과학위성 1호에는 수만℃의 고온 성간물질(플라스마)에서 나오는 원자외선을 관측하기 위해 원자외선 분광기가 실릴 예정이다. 원자외선 분광기 개발에는 인공위성연구센터를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학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기존 외국위성의 관측장비보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별 하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성간물질을 관측하는 데 더 적합하다. 마치 기존 위성이 나무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반면, 과학위성 1호는 나무보다 숲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우리 은하라는 전체 숲에서 원자외선을 내는 성간물질을 관측해 우리 은하의 진화 양상을 밝히려 한다. 성간물질은 별이 탄생하는 요람이기 때문에 우리 은하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안다면 우리 태양의 과거와 미래를 점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은하 내에 고온 성간물질인 플라스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는 이미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어떻게 분포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1970년대에 현재보다 훨씬 떨어지는 시스템으로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몇 가지 이론만 제시된 상태다.
원자외선이 은하의 극부분에서 많이 방출될 것인지, 은하면에서 많이 나타날 것인지, 아니면 밝은 조각조각으로 보일 것인지는 직접 관측해 봐야 알 일이다.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이들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도가 좋다. 때문에 “1년 정도 걸쳐 전체 하늘을 원자외선으로 관측해 전 은하 지도를 작성하면 이 결과는 우리 은하의 진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국과학기술원 민경욱 교수(물리학)는 강조했다. 민경욱 교수는 과학위성 1호의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과학위성 1호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우주환경을 감시하는 첨병 구실도 한다. 극지방에서 나타나는 오로라 현상을 통해 태양 활동과 지구 자기권의 관계를 분석하고, 고에너지 입자의 가속 과정도 살피는 것이다.
태양에서 폭발 현상이 발생하면 수많은 입자가 태양에서 쏟아져 나와 태양풍의 형태로 지구 자기권에 침투하는데, 이들 고온의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 대기권에 오로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오로라를 일으키는 이들 플라스마의 메커니즘을 과학위성 1호의 우주 플라스마 관측시스템이 자세히 관측하게 된다.
고도가 낮은 700~800km 상공의 우주환경을 관측하는 과학위성 1호는 미국, 일본, 유럽 위성이 참여하는 국제태양·지구관측프로그램(ISTP)과 협력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태양·지구관측프로그램의 큰 규모 위성은 주로 6만km 상공과 같은 높은 고도의 우주환경을 관측하기 때문이다.
왜 우주환경을 연구하려 할까? 앞으로 많은 위성들이 지구 둘레 우주공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기상예보가 필요하듯, 우주공간에서 위성이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주 환경예보가 중요하다. 태양 폭발이 일어날 경우 언제 어떻게 지구 근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안다면 많은 위성들이 이에 대처하기가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지난해 말 국제소형위성학회에서는 한국의 초소형 위성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동조 인공위성연구센터 전 소장은 “과학위성 1호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초소형 위성 개발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과학위성 같은 소형위성도 대형위성 못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우리의 과학위성은 1호에서 그치지 않는다. 1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 과학위성 1호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첫 테이프를 끊는 과학위성에 불과하다. 과학위성은 1호 이후 2, 3년에 한 대씩 우주공간에 쏘아 올려질 것이다.
또 2005년 발사 예정인 과학위성 2호부터는 ‘남의 차를 빌려 타지’ 않아도 된다. 국산 발사체에 실려 국내에서 발사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 세계 10위권 우주개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가 꿈은 아닌 듯싶다.
인증모델은 정식 임무에 앞서 시험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실제 모델과 거의 똑같이 만들어진다. 마루타처럼 실제 위성을 대신해 발사될 때나 우주공간에 떠 있을 때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어려움을 겪게 된다. 위성은 발사체인 로켓에 실려 발사될 때 진동이나 충격에 잘 견디고, 우주공간에 올려졌을 때 밤과 낮의 큰 온도 차이와 높은 진공 상태 같은 극한 환경에 끄떡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증모델에 대한 각종 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발사체에 실릴 비행모델(FM)을 만든다. 성능 시험을 토대로 정식 위성체인 비행모델을 수정하고 조립하는 과정은 올해 3월부터 시작돼 연말이면 끝난다. 다음은 발사 과정이다. 과학위성 1호의 발사체와 발사장소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결정될 전망이다. ‘남의 것’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성체가 완성된 후에도 ‘약속시간까지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끝나면 2003년 중반에 무게 120kg, 크기 600×500×850cm인 과학위성 1호는 700~800km 고도를 유지하며 극지방을 지나는 원형 궤도의 우주공간에 띄워진다.
1998년 10월 개발에 들어간 과학위성 1호는 우리 별 1·2·3호에 이어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네 번째 위성이다. 왜 ‘우리 별 4호’라 부르지 않고 ‘과학위성 1호’라 부를까? 위성의 목적이 이름에서도 추론할 수 있듯 우주공간에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우리 별이 기초적인 과학실험을 하고 지표면의 사진을 찍는 수준이었다면, 과학위성은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해 본격적인 과학실험에 들어가는 난이도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원자외선 관측이다. 원자외선은 무지개 빛 중 보라색 빛 바깥쪽에 위치하는 보통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것이다. 지상에서는 대기에 흡수되기 때문에 대기가 없는 지구 궤도상의 우주공간이 원자외선을 관측하기에 더 없이 좋은 위치다.
과학위성 1호에는 수만℃의 고온 성간물질(플라스마)에서 나오는 원자외선을 관측하기 위해 원자외선 분광기가 실릴 예정이다. 원자외선 분광기 개발에는 인공위성연구센터를 비롯해 한국천문연구원과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학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기존 외국위성의 관측장비보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별 하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성간물질을 관측하는 데 더 적합하다. 마치 기존 위성이 나무를 세세하게 볼 수 있는 반면, 과학위성 1호는 나무보다 숲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우리 은하라는 전체 숲에서 원자외선을 내는 성간물질을 관측해 우리 은하의 진화 양상을 밝히려 한다. 성간물질은 별이 탄생하는 요람이기 때문에 우리 은하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안다면 우리 태양의 과거와 미래를 점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은하 내에 고온 성간물질인 플라스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는 이미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체적으로 어떻게 분포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1970년대에 현재보다 훨씬 떨어지는 시스템으로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몇 가지 이론만 제시된 상태다.
원자외선이 은하의 극부분에서 많이 방출될 것인지, 은하면에서 많이 나타날 것인지, 아니면 밝은 조각조각으로 보일 것인지는 직접 관측해 봐야 알 일이다. 과학위성 1호의 원자외선 분광기는 이들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도가 좋다. 때문에 “1년 정도 걸쳐 전체 하늘을 원자외선으로 관측해 전 은하 지도를 작성하면 이 결과는 우리 은하의 진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국과학기술원 민경욱 교수(물리학)는 강조했다. 민경욱 교수는 과학위성 1호의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과학위성 1호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우주환경을 감시하는 첨병 구실도 한다. 극지방에서 나타나는 오로라 현상을 통해 태양 활동과 지구 자기권의 관계를 분석하고, 고에너지 입자의 가속 과정도 살피는 것이다.
태양에서 폭발 현상이 발생하면 수많은 입자가 태양에서 쏟아져 나와 태양풍의 형태로 지구 자기권에 침투하는데, 이들 고온의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 대기권에 오로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오로라를 일으키는 이들 플라스마의 메커니즘을 과학위성 1호의 우주 플라스마 관측시스템이 자세히 관측하게 된다.
고도가 낮은 700~800km 상공의 우주환경을 관측하는 과학위성 1호는 미국, 일본, 유럽 위성이 참여하는 국제태양·지구관측프로그램(ISTP)과 협력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태양·지구관측프로그램의 큰 규모 위성은 주로 6만km 상공과 같은 높은 고도의 우주환경을 관측하기 때문이다.
왜 우주환경을 연구하려 할까? 앞으로 많은 위성들이 지구 둘레 우주공간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기상예보가 필요하듯, 우주공간에서 위성이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우주 환경예보가 중요하다. 태양 폭발이 일어날 경우 언제 어떻게 지구 근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안다면 많은 위성들이 이에 대처하기가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지난해 말 국제소형위성학회에서는 한국의 초소형 위성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동조 인공위성연구센터 전 소장은 “과학위성 1호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초소형 위성 개발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과학위성 같은 소형위성도 대형위성 못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우리의 과학위성은 1호에서 그치지 않는다. 1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 과학위성 1호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첫 테이프를 끊는 과학위성에 불과하다. 과학위성은 1호 이후 2, 3년에 한 대씩 우주공간에 쏘아 올려질 것이다.
또 2005년 발사 예정인 과학위성 2호부터는 ‘남의 차를 빌려 타지’ 않아도 된다. 국산 발사체에 실려 국내에서 발사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 세계 10위권 우주개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가 꿈은 아닌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