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세대들은 TV 외화시리즈 ‘전격Z작전‘에서 주인공 마이클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 ‘키트‘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키트는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혼자 생각하는가 하면, 운전도 척척 알아서 한다. 운전자에게 이처럼 영리하고 든든한 자동차가 또 있을까.
그런데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말하고 생각하는 자동차가 현실화되고 있다. ‘키트‘를 구현하는 핵심기술은 텔레마틱스(Telematics)다. 텔레마틱스는 자동차를 컴퓨터, 인공위성,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기술을 뜻하는데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뉴스위크‘ 지는 2005년에 판매될 신차 중 84%가 인터넷 통신 장비를 갖춘 차량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파리에서 개최된 자동차 박람회에 출품된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첨단의 정보기술(IT) 장비를 부착하고 있었다. 자동차에 부착된 IT 장비들은 주차를 돕거나 운전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자동차 기술은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뉴 사이언티스트‘ 지에 3주에 걸친 특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과연 10년 후쯤 우리가 탈 수 있는 첨단 자동차는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교통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의 30% 정도는 운전자의 졸음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특히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 캐나다 같은 국가에서 졸음운전은 종종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러나 만약 장거리 운전의 동승자가 있다면 운전자는 졸음을 많이 쫓을 수 있을 것이다.
뉴욕에 있는 IBM의 T. J. 왓슨 연구소는 나 홀로 운전자를 위한 ‘인공승객‘(artificial passenger)을 개발해냈다. 인공승객이란 말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영화 ‘AI‘나 ‘바이센테니얼 맨‘에 등장했던 로봇이 조수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공승객의 실체는 운전석 계기판에 삽입되어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에 운전자의 취미와 직업 등 개인적인 정보를 입력해 두어야 한다. 시스템은 이 정보를 토대로 운전자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만약 운전자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치와 야구에 관심이 많다면 차에 부착된 스피커와 음성발생기들은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진다. ”아내와 처음 데이트할 때 어디를 갔는지 기억하나요?” ”올해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역전홈런이 나왔죠. 그때 홈런을 맞은 투수 이름을 알아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누가 이길 것 같은가요? 당신은 민주당을 지지하지요?” 등등.
그렇다면 자동차는 운전자의 대답을 어떻게 알아들을까? 인공지능 시스템의 마이크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는 운전자가 한 대답의 내용을 분석한다. 계기판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는 운전자의 입술과 혀 모양을 읽어내 음성인식의 정확성을 더욱 높여준다.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동자를 계속 쫓으며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추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운전자가 엉뚱한 말을 하거나 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억양도 없다면 운전자가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졸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자동차는 운전자를 깨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자동으로 창문을 열기도 하고 경고음을 내는가 하면, 라디오 채널을 바꾸고 음량을 갑자기 키우기도 한다. 심지어는 얼굴에 얼음물을 뿌리거나 재미있는 농담을 건네기까지 한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이 시스템은 한 번 한 농담에 운전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이 농담을 다른 운전자에게 써먹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영리하다. IBM 연구진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수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도시 운전자들이 부딪치는 성가신 문제 중 하나가 주차문제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 주택가에서도 매일 밤마다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주차할 공간을 찾아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를 돌다 보면 차와 차 사이의 좁은 공간에 과연 내 차가 들어갈지 알쏭달쏭한 경우가 많다. 또 초보운전자 시절에 주차하다가 옆 차를 긁은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조만간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최근 영국 햄프셔의 한 연구소는 ‘주차 도우미‘(Parking Assistan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주차 도우미는 주차공간이 자신의 차가 들어갈 만큼 충분히 넓은지 자동으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차 주위에 설치된 여러 대의 소형 카메라와 소형 레이더의 정보를 종합하여 주차가 가능한지 여부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주차 도우미는 주차할 때 적절한 핸들 조작법도 알려준다. 또 갑작스레 도로로 뛰어드는 어린아이나 옆 차 등의 돌발상황을 알려주고 정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알아서 차를 정지시켜 준다.
주차 도우미를 개발한 브라이언 리켓은 ‘뉴 사이언티스트‘ 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자동차는 스스로 주차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혼자 운전하는 시스템의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한 곳에 두 대의 서로 다른 자동차가 주차하려고 달려든다면 주차 도우미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까? 자동차간에 서로 교신하는 장비를 추가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 다만 사람 사이의 싸움이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간의 주차 싸움(?)으로 바뀔 뿐이다.
지난 10월 27일 일본에서 열린 토쿄 모터쇼에서 도시바 자동차는 소니와 합작으로 포드(Pod)라는 컨셉트 카를 발표했다. 포드는 운전자의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줄 하는 진짜 ‘키트‘다. 자동차를 너무 빠르게 몰거나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경우, 포드에 내장된 컴퓨터는 계기판에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거나 조용한 음악을 틀어 운전자를 진정시킨다. 심지어 차에 달린 라이트를 이용해 운전자의 상태를 주위의 차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자동차에 부착된 바이오센서와 컴퓨터 때문이다. 핸들에 부착된 바이오센서는 운전자의 심장박동, 피부의 전기전달 정도, 땀의 배출 등을 계속 측정한다. 또 컴퓨터는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분석해 운전자의 심리상태를 감지한다.
운전자의 신체에 맞게 자동으로 시트를 조절해 주는 기능(이 기술은 이미 일부 고급승용차에 구현되어 있다)도 더욱 발전했다. 운전자가 소형 컴퓨터와 무선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이 탄 것을 자동차에 알리면, 내장된 컴퓨터 시스템이 시트는 물론이고 서스펜션이나 핸들링, 기어 세팅 등을 운전자에 맞게 자동으로 변경해 준다. 인터넷으로부터 지도나 운전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운받아 전해주기도 한다.
소니와 도요다는 포드의 기능을 더욱 발전시켜 다른 자동차의 컴퓨터 시스템과 교신하며 운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뒤차가 추월할 때 앞차의 운전자에게 이를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사고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톨게이트나 커브길에 진입할 때도 자동차간에 무선으로 이를 알려줄 수 있다. 또 아이보(Aibo)라는 인공지능 로봇 강아지의 성공에 고무된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포드의 얼굴(?)을 더욱 친근하게 디자인했다. 그래서 포드의 헤드라이트는 마치 사람이 웃는 것과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한다.
회사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학기술은 물론, 이 같은 IT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자동차에서도 첨단기술들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말하고 생각하는 자동차가 현실화되고 있다. ‘키트‘를 구현하는 핵심기술은 텔레마틱스(Telematics)다. 텔레마틱스는 자동차를 컴퓨터, 인공위성,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기술을 뜻하는데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뉴스위크‘ 지는 2005년에 판매될 신차 중 84%가 인터넷 통신 장비를 갖춘 차량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파리에서 개최된 자동차 박람회에 출품된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첨단의 정보기술(IT) 장비를 부착하고 있었다. 자동차에 부착된 IT 장비들은 주차를 돕거나 운전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자동차 기술은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뉴 사이언티스트‘ 지에 3주에 걸친 특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과연 10년 후쯤 우리가 탈 수 있는 첨단 자동차는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까?
교통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의 30% 정도는 운전자의 졸음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특히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 캐나다 같은 국가에서 졸음운전은 종종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러나 만약 장거리 운전의 동승자가 있다면 운전자는 졸음을 많이 쫓을 수 있을 것이다.
뉴욕에 있는 IBM의 T. J. 왓슨 연구소는 나 홀로 운전자를 위한 ‘인공승객‘(artificial passenger)을 개발해냈다. 인공승객이란 말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영화 ‘AI‘나 ‘바이센테니얼 맨‘에 등장했던 로봇이 조수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공승객의 실체는 운전석 계기판에 삽입되어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에 운전자의 취미와 직업 등 개인적인 정보를 입력해 두어야 한다. 시스템은 이 정보를 토대로 운전자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만약 운전자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정치와 야구에 관심이 많다면 차에 부착된 스피커와 음성발생기들은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진다. ”아내와 처음 데이트할 때 어디를 갔는지 기억하나요?” ”올해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역전홈런이 나왔죠. 그때 홈런을 맞은 투수 이름을 알아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누가 이길 것 같은가요? 당신은 민주당을 지지하지요?” 등등.
그렇다면 자동차는 운전자의 대답을 어떻게 알아들을까? 인공지능 시스템의 마이크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는 운전자가 한 대답의 내용을 분석한다. 계기판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는 운전자의 입술과 혀 모양을 읽어내 음성인식의 정확성을 더욱 높여준다. 카메라는 운전자의 눈동자를 계속 쫓으며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추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운전자가 엉뚱한 말을 하거나 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억양도 없다면 운전자가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졸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자동차는 운전자를 깨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자동으로 창문을 열기도 하고 경고음을 내는가 하면, 라디오 채널을 바꾸고 음량을 갑자기 키우기도 한다. 심지어는 얼굴에 얼음물을 뿌리거나 재미있는 농담을 건네기까지 한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이 시스템은 한 번 한 농담에 운전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이 농담을 다른 운전자에게 써먹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영리하다. IBM 연구진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수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도시 운전자들이 부딪치는 성가신 문제 중 하나가 주차문제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 주택가에서도 매일 밤마다 주차전쟁이 벌어진다. 주차할 공간을 찾아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를 돌다 보면 차와 차 사이의 좁은 공간에 과연 내 차가 들어갈지 알쏭달쏭한 경우가 많다. 또 초보운전자 시절에 주차하다가 옆 차를 긁은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조만간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최근 영국 햄프셔의 한 연구소는 ‘주차 도우미‘(Parking Assistan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주차 도우미는 주차공간이 자신의 차가 들어갈 만큼 충분히 넓은지 자동으로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차 주위에 설치된 여러 대의 소형 카메라와 소형 레이더의 정보를 종합하여 주차가 가능한지 여부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주차 도우미는 주차할 때 적절한 핸들 조작법도 알려준다. 또 갑작스레 도로로 뛰어드는 어린아이나 옆 차 등의 돌발상황을 알려주고 정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알아서 차를 정지시켜 준다.
주차 도우미를 개발한 브라이언 리켓은 ‘뉴 사이언티스트‘ 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자동차는 스스로 주차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혼자 운전하는 시스템의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한 곳에 두 대의 서로 다른 자동차가 주차하려고 달려든다면 주차 도우미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까? 자동차간에 서로 교신하는 장비를 추가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 다만 사람 사이의 싸움이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간의 주차 싸움(?)으로 바뀔 뿐이다.
지난 10월 27일 일본에서 열린 토쿄 모터쇼에서 도시바 자동차는 소니와 합작으로 포드(Pod)라는 컨셉트 카를 발표했다. 포드는 운전자의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줄 하는 진짜 ‘키트‘다. 자동차를 너무 빠르게 몰거나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경우, 포드에 내장된 컴퓨터는 계기판에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거나 조용한 음악을 틀어 운전자를 진정시킨다. 심지어 차에 달린 라이트를 이용해 운전자의 상태를 주위의 차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자동차에 부착된 바이오센서와 컴퓨터 때문이다. 핸들에 부착된 바이오센서는 운전자의 심장박동, 피부의 전기전달 정도, 땀의 배출 등을 계속 측정한다. 또 컴퓨터는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분석해 운전자의 심리상태를 감지한다.
운전자의 신체에 맞게 자동으로 시트를 조절해 주는 기능(이 기술은 이미 일부 고급승용차에 구현되어 있다)도 더욱 발전했다. 운전자가 소형 컴퓨터와 무선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이 탄 것을 자동차에 알리면, 내장된 컴퓨터 시스템이 시트는 물론이고 서스펜션이나 핸들링, 기어 세팅 등을 운전자에 맞게 자동으로 변경해 준다. 인터넷으로부터 지도나 운전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운받아 전해주기도 한다.
소니와 도요다는 포드의 기능을 더욱 발전시켜 다른 자동차의 컴퓨터 시스템과 교신하며 운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뒤차가 추월할 때 앞차의 운전자에게 이를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사고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톨게이트나 커브길에 진입할 때도 자동차간에 무선으로 이를 알려줄 수 있다. 또 아이보(Aibo)라는 인공지능 로봇 강아지의 성공에 고무된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포드의 얼굴(?)을 더욱 친근하게 디자인했다. 그래서 포드의 헤드라이트는 마치 사람이 웃는 것과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한다.
회사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학기술은 물론, 이 같은 IT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자동차에서도 첨단기술들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