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4일 밤부터 야음을 틈타 강타한 기습 폭우는 수도(首都) 서울을 수도(水都)로 만들었다. 지난번 폭우의 특징은 한강의 남북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 상대적으로 치산치수가 잘된 수도 서울이 수재를 당한 것부터가 흔한 일은 아니지만 강남 일대 주민들이 수난(水難)을 당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 그래서 당시 강남의 상당수 중산층 주민들은 “정말 대한민국이 싫다”면서 “어떻게 강남에서 멀쩡한 시민이 감전사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서울에 내린 시간당 최고 100mm의 강수량은 94년간 기상관측사상 세 번째로 많은 기록. 따라서 이는 서울시의 배수시설 처리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천재(天災)였다는 것이 당국의 해명이다. 그러나 수재민들은 빗물 배수펌프장 확충 미비와 늑장 가동, 가로등(고압전기) 안전시설 미설치, 하수도 시설 처리용량 미비 등으로 인한 관재(官災)이자 인재(人災)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주간동아’가 최근 서울시의 1999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서 및 세입세출 결산서를 입수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초구 일대 주민들이 수재를 당한 데는 서초구청의 ‘행정 부작위’로 인한 상당한 원인 제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 예산서를 보면 서초구는 1999년 사평로 빗물펌프장 신설 공사비로 30억4천700만 원을 배정받았으나 그해 결산서에는 사평로 빗물펌프장 사업비 30억4700만 원을 고스란히 ‘불용액’으로 반납한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서초구 관내 빗물펌프장은 5개소. 사평로 빗물펌프장 신설 사업은 지난 98년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등 반포 일대에 홍수 피해가 난 것을 계기로 서초구 출신 서울시 의원들의 발의로 그해 12월 의회를 통과해 이듬해 서울시 예산에 1차분 30여억 원이 책정된 것.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서초구는 어렵게 배정받은 사업비(예산)를 쓰지 않고 반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초구 수해 피해자 보상대책위원장인 강유식 목사(서초구 잠원동 말씀교회)는 “사평로 빗물펌프장을 지어 가동했다면 적어도 서초구에서 8명(반포동 5명, 서초동 3명)이 죽고 막대한 재산 피해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서초구는 주민들의 건의와 의원들의 발의로 서울시에서 책정받은 빗물펌프장 공사 예산을 왜 집행하지 않은 것일까. 이에 대해 강목사는 “서초구는 ‘공사 중복으로 인한 교통혼잡’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98년 이미 사평로 주변에 센트럴시티와 메리어트 호텔을 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빗물펌프장 신설을 건의해 확정했는데, 왜 뒤늦게 호텔 공사로 인해 교통혼잡이 야기된다며 빗물펌프장 공사를 취소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목사는 “막말로 호텔 공사가 중요하냐, 아니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더 중요하냐”며 호텔측의 로비나 모종의 흑막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서초구청측은 사평로 빗물펌프장 예산을 배정받은 것은 사실이나 총사업비가 원래 기본 설계비 125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99년 2월 서울시의 투자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센트럴시티 신축공사 말고도 당시 인근에서 공사중인 이수고가 건설 및 성모병원 지하차도 건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착공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고속터미널에서 사평로를 지나는 서울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내년 11월에 착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빗물펌프장 공사를 하면 터파기 공사의 중복을 피해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펌프장 건설을 연기하는 데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체 면적의 60% 이상이 자연녹지인 서초구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홍수가 안 난다는 자만심이 도시 방재(防災)와 직결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아 화를 불렀다면서 이는 관리들의 자만심이 자초한 관재(官災)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난 10월5일 서울시 특별조사반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 빗물펌프장 83개 중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22곳 중 4곳이 수해 당시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래저래 수해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주간동아’가 최근 서울시의 1999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서 및 세입세출 결산서를 입수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초구 일대 주민들이 수재를 당한 데는 서초구청의 ‘행정 부작위’로 인한 상당한 원인 제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 예산서를 보면 서초구는 1999년 사평로 빗물펌프장 신설 공사비로 30억4천700만 원을 배정받았으나 그해 결산서에는 사평로 빗물펌프장 사업비 30억4700만 원을 고스란히 ‘불용액’으로 반납한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서초구 관내 빗물펌프장은 5개소. 사평로 빗물펌프장 신설 사업은 지난 98년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등 반포 일대에 홍수 피해가 난 것을 계기로 서초구 출신 서울시 의원들의 발의로 그해 12월 의회를 통과해 이듬해 서울시 예산에 1차분 30여억 원이 책정된 것.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서초구는 어렵게 배정받은 사업비(예산)를 쓰지 않고 반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초구 수해 피해자 보상대책위원장인 강유식 목사(서초구 잠원동 말씀교회)는 “사평로 빗물펌프장을 지어 가동했다면 적어도 서초구에서 8명(반포동 5명, 서초동 3명)이 죽고 막대한 재산 피해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서초구는 주민들의 건의와 의원들의 발의로 서울시에서 책정받은 빗물펌프장 공사 예산을 왜 집행하지 않은 것일까. 이에 대해 강목사는 “서초구는 ‘공사 중복으로 인한 교통혼잡’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98년 이미 사평로 주변에 센트럴시티와 메리어트 호텔을 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빗물펌프장 신설을 건의해 확정했는데, 왜 뒤늦게 호텔 공사로 인해 교통혼잡이 야기된다며 빗물펌프장 공사를 취소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목사는 “막말로 호텔 공사가 중요하냐, 아니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더 중요하냐”며 호텔측의 로비나 모종의 흑막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서초구청측은 사평로 빗물펌프장 예산을 배정받은 것은 사실이나 총사업비가 원래 기본 설계비 125억 원에서 28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99년 2월 서울시의 투자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센트럴시티 신축공사 말고도 당시 인근에서 공사중인 이수고가 건설 및 성모병원 지하차도 건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착공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고속터미널에서 사평로를 지나는 서울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내년 11월에 착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빗물펌프장 공사를 하면 터파기 공사의 중복을 피해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펌프장 건설을 연기하는 데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체 면적의 60% 이상이 자연녹지인 서초구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홍수가 안 난다는 자만심이 도시 방재(防災)와 직결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아 화를 불렀다면서 이는 관리들의 자만심이 자초한 관재(官災)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난 10월5일 서울시 특별조사반의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 빗물펌프장 83개 중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22곳 중 4곳이 수해 당시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래저래 수해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