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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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무역’으로 수출장벽 넘어라

수출 부진 속 새로운 돌파구로 ‘각광’… “최소 비용 해외시장 개척 가장 좋은 방법”

  • < 성기영 기자 > sky3203@donga.com

    입력2005-02-11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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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무역’으로 수출장벽 넘어라
    ‘전자무역으로 수출 장벽을 뛰어넘어라’. 올 들어 최근 3개월간 수출이 계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오프라인 수출의 대안으로 전자무역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이버 무역이라고도 하는 전자무역은 마케팅, 상담, 원자재 조달, 대금 결제, 운송 등의 무역거래 전 과정을 사이버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시장을 무대로 하는 무역 분야에 걸맞은 거래 방식이다.

    산업연구원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무역자동화에 따른 수출입 부대비용 절감 규모만도 연간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우리 무역의 16%를 차지하는 일본과의 무역거래를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전환하면 양국간 교역의 확대는 물론 연간 20억 달러의 무역에 따르는 부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업원 30명 규모의 영세 수출업체인 대양도어콤은 그동안 내수에만 주력하다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한 지 6개월째 되는 회사. 대양도어콤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 출입문에 부착하는 도어록(doorlock)으로 유럽국가나 중동국가를 중심으로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매출이 25억 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 회사 형편상 해외 홍보는 엄두를 내기도 힘든 실정으로, 고민 끝에 전자무역의 관문을 두드렸다. 티페이지닷컴(www.Tpage.com)이라는 이마켓플레이스(e-marketplace)로 세계 30여 개 국의 무역 관련 사이트에 제품 정보와 사진을 보내 외국인 바이어들과 직거래에 나선 것이다.

    수출입 부대 비용 연 5조 원 절감

    ‘전자무역’으로 수출장벽 넘어라
    그 후로는 하루 평균 5~6건의 제품 문의가 e-메일로 들어올 뿐만 아니라 이란과 같은 나라는 10여 개의 업체가 서로 독점 공급권 계약을 맺자고 제의해 오는 바람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구매상담이 이뤄지는 건수의 약 70% 정도가 온라인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 이처럼 바이어를 확보하기 위해 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박람회에 매번 참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세계의 유수한 언론에 업체나 제품 광고를 내는 것도 어려운 영세 무역업체 입장에서 전자무역은 마케팅 능력이 풍부한 대기업들과도 어깨를 맞대고 겨룰 수 있는 효자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 회사 차준보 사장은 “최소 비용으로 신규 해외시장을 뚫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이 바로 전자무역 방식”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무역협회에서 만들어 분사시킨 EC21,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에서 지난해 분사한 EC 플라자 등의 무역거래 알선 사이트가 운영중이고, 산업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실크로드21’도 호평을 얻고 있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무역거래 알선 사이트로는 6만5000명의 회원을 가진 티페이지닷컴과 같은 사이트도 있다. 수출업자들은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세계 각국의 사이트를 찾아다닐 필요없이 이러한 무역 포털 사이트에만 제품 관련 정보를 올려놓으면 전 세계 130여 개국의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서 오퍼를 받을 수 있다. 티페이지닷컴을 운영하는 심은섭 사장은 “현재 하루 1000건 정도의 오퍼가 들어오는데 이는 98년보다 1000%나 증가한 수준”이라며 “이 정도 증가세라면 내년에는 하루 1만 건의 오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림잡아 이 중 10%만 직접 계약으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한 개의 사이트를 통해서만 하루 1000건의 수출 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온라인상으로 구매 상담이 이뤄지고 정작 물품 인수나 대금 결제는 과거처럼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거래와 달리, 온라인상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주고받는 형태의 수출에 대해서 정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별로 인식이 없던 편이다. 온라인 거래가 대외무역법상의 수출로 인정되어 국제수지상으로도 잡히고 각종 수출 지원 대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지난 4월부터.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제품의 수출이 무역금융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이버 무역 원년’이라고 선언한 것이 지난해였음을 감안하면 전자무역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자무역 통계를 포함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 이상진 사이버 무역팀장은 “사이버 공간에 설치한 이마켓플레이스로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정작 수출업자들이 바이어를 빼앗길 것을 염려해 거래 내용을 정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집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이제 막 출발 단계에 서 있는 전자무역을 이끌어갈 전문 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사실이다. 전자무역 인력 수요는 해마다 10% 정도씩 증가하였으나 현재, 1만3000명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에 따르면 오는 2010년에는 전자무역 분야에서 무려 6만4000명의 인력 부족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산업자원부도 지난달 내놓은 전자무역 종합 육성 시책에서 전자무역대학원 설립, 전자무역 교수요원 양성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앞으로 3년간 해마다 20명의 교수를 해외 단기연수에 내보내는 등 구체적 계획까지 발표했다. 광운대 심상렬 교수(경영학)는 전경련에서 개최한 전자무역 추진전략 발표를 통해 (전자)무역학부 신설, 산·관·학 합동 전자상거래 연구센터 설치, 전자무역 관련 교과목의 원격교육 강화 등 전자무역 인력을 기르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인터넷 사용인구나 광케이블망 구축 등에서 선진국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가졌으면서도 무역업계 종사자들의 정보화 마인드 부족과 전문인력 부족이 겹쳐 전자무역 강국으로서의 잠재능력을 사장시키는 현실을 볼 때 정부 차원의 진흥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로벌커머스 협회 이창우 회장은 “정부가 전자무역센터를 구축해 대부분 영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전자무역업체를 입주시키는 등 활발한 지원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는 올해와 내년 전자무역 육성을 위한 국고 예산을 130억 원 책정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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