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멕시코시티 중심가 소나로사 지역에서는 고양이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는데 이는 한국 사람들이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멕시코의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지에 실린 내용이다. 이 신문은 `‘먼 이웃, 작은 서울’이라는 제하의 특집기사를 통해 멕시코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어 간판과 메뉴를 앞세운 한국식당, 늦은 밤까지 고성방가로 떠들썩한 한국 단란주점, 건물을 불법 개조하여 운영하는 한국 목욕탕, 관할구청의 영업허가 없이 장사하는 상점들…. 멕시코 신문이 밝힌 `‘어글리 코리언’의 단면들이다.
한국 폭력배 멕시코시티 원정도
‘고양이를 잡아먹는 야만인’이라는 오명까지 씌워가며 멕시코 언론이 한국인들을 질타한 배경에는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고집하는 한국인들의 잘못된 습성이 한몫 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0여 명 남짓하던 멕시코의 한국교민 수는 최근 들어 1만3000명 수준까지 급속히 늘어났다. ‘사증면제협정’으로 인해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데다 1억 인구의 시장 자체가 주는 매력이 교민 수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주로 의류-봉제업 분야를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교민 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파탄에 따른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합세로 더욱 불어났다. 한국 교민들의 의류상점이 몰려 있는 센트로 지역을 가면 요즘도 멕시코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이 지역을 찾아온 중남미 국가 교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 교민들이 늘어나면서 교민들을 상대로 한 장사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2개이던 한국 식당이 10여 개로 증가했으며 미장원, 떡집, 단란주점, 목욕탕, 비디오 대여점, 여행사, 식품점, 한의원, 정육점, 부동산 등을 포함해 멕시코시티에는 ‘작은 서울’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한인공동체가 커지면서 걸핏하면 현지인들과 마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멕시코의 한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에는 생선회칼을 든 3명의 한국 조직폭력배 모습이 등장했다. 이들은 채무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에서 원정온 폭력배들로, 납치와 폭행 혐의를 받고 현지 경찰이 체포하였다. 다음날 멕시코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의 마피아, 멕시코 원정’이란 타이틀로 이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양말제조업을 하는 교민 6명이 위조상표를 부착한 양말을 만들다 경찰에 적발, 체포되기도 했다. 이들은 불법행위 외에도 멕시코인 공장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주며 하루 12시간씩 중노동을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교민 오모씨가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을 통해 미화 20여만달러를 밀반출하려는 걸 세관이 적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언론을 통해 멕시코인에게 `‘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한 점은 멕시코인들과의 생활환경 속에서 발견된다.
의류도매업에 종사하는 교민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상권을 장악, 현지인들의 원망을 샀으며 같은 교민끼리의 지나친 경쟁으로 유통질서마저 파괴하고 있다. 밀수를 통한 제품 수입, 상표 도용 등의 문제는 이미 한국 상인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지 오래다.
급기야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콰우테목’ 구청 당국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측에 교민업소의 불법 영업행위 근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청측은 교민업소 중 일부가 밀수 및 상표 도용, 불법 상행위 및 위생시설 미비, 문화재 지역 불법 시설개조, 불법 부동산 거래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정 기간 내에 시정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대사관측에 경고했다. 이렇듯 교민들의 불법 영업행위가 우려의 단계를 넘어서자 대사관에서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월에 ‘`합법적 상행위 관련법령 설명회’를 개최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이처럼 멕시코 내에서 한국 교민들의 불법 영업행위 등이 문제가 되자 멕시코 이민국에서는 한국인들에 대한 체류비자 발급을 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양국간에 체결한 사증면제협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외교통상부 중미과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사증면제협정 취소를 언급한 적은 없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최근 불법체류 형식으로 눌러 앉아 장사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멕시코 정부의 심기가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남미 지역에서 현지 사회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 비단 멕시코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서도 한국인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과거 농업이민으로 중남미에 들어온 교민들은 농사지어 번 돈으로 도시에서 장사를 하거나, 아니면 더 큰돈을 번 경우에는 미국 등으로 떠나버렸다. 파라과이에는 한국 외항선원들이 뿌린 국적 없는 2세들이 자라나고 있다고 한다. 황금만능주의 및 중남미 사람들에 대한 인종적 우월감이 한국인들을 ‘상종 못 할 사람들’로 만들고 있다.
중남미 한국 교민들이 현지인들에게 얼마나 배척을 당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민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은 집시(45%)에 이어 2위(25%)를 차지했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 교민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언젠가는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이민자답지 않은 사고방식에 그 원인이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교민’이나 `‘교포’라는 단어보다는 `‘방문객’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들은 일본 교민들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많은 돈을 번다. 조그마한 옷 가게에서 1년에 몇 억이란 거금도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다. 반면 일본 사람들은 학교 근처에서 문방구를 하며 작지만 꾸준히 돈을 번다. 큰돈을 버는 한국 사람들은 언젠가 멕시코를 떠날 사람들이고, 지우개, 연필을 팔며 생활하는 일본 사람들은 멕시코에 자신의 뼈를 묻을 것이다. 이것이 중남미에서 일본인 대통령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 2월 멕시코의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지에 실린 내용이다. 이 신문은 `‘먼 이웃, 작은 서울’이라는 제하의 특집기사를 통해 멕시코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어 간판과 메뉴를 앞세운 한국식당, 늦은 밤까지 고성방가로 떠들썩한 한국 단란주점, 건물을 불법 개조하여 운영하는 한국 목욕탕, 관할구청의 영업허가 없이 장사하는 상점들…. 멕시코 신문이 밝힌 `‘어글리 코리언’의 단면들이다.
한국 폭력배 멕시코시티 원정도
‘고양이를 잡아먹는 야만인’이라는 오명까지 씌워가며 멕시코 언론이 한국인들을 질타한 배경에는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고집하는 한국인들의 잘못된 습성이 한몫 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0여 명 남짓하던 멕시코의 한국교민 수는 최근 들어 1만3000명 수준까지 급속히 늘어났다. ‘사증면제협정’으로 인해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데다 1억 인구의 시장 자체가 주는 매력이 교민 수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주로 의류-봉제업 분야를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교민 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파탄에 따른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합세로 더욱 불어났다. 한국 교민들의 의류상점이 몰려 있는 센트로 지역을 가면 요즘도 멕시코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이 지역을 찾아온 중남미 국가 교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 교민들이 늘어나면서 교민들을 상대로 한 장사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2개이던 한국 식당이 10여 개로 증가했으며 미장원, 떡집, 단란주점, 목욕탕, 비디오 대여점, 여행사, 식품점, 한의원, 정육점, 부동산 등을 포함해 멕시코시티에는 ‘작은 서울’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한인공동체가 커지면서 걸핏하면 현지인들과 마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멕시코의 한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에는 생선회칼을 든 3명의 한국 조직폭력배 모습이 등장했다. 이들은 채무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에서 원정온 폭력배들로, 납치와 폭행 혐의를 받고 현지 경찰이 체포하였다. 다음날 멕시코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의 마피아, 멕시코 원정’이란 타이틀로 이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양말제조업을 하는 교민 6명이 위조상표를 부착한 양말을 만들다 경찰에 적발, 체포되기도 했다. 이들은 불법행위 외에도 멕시코인 공장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주며 하루 12시간씩 중노동을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교민 오모씨가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을 통해 미화 20여만달러를 밀반출하려는 걸 세관이 적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언론을 통해 멕시코인에게 `‘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심각한 점은 멕시코인들과의 생활환경 속에서 발견된다.
의류도매업에 종사하는 교민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상권을 장악, 현지인들의 원망을 샀으며 같은 교민끼리의 지나친 경쟁으로 유통질서마저 파괴하고 있다. 밀수를 통한 제품 수입, 상표 도용 등의 문제는 이미 한국 상인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된 지 오래다.
급기야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콰우테목’ 구청 당국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측에 교민업소의 불법 영업행위 근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청측은 교민업소 중 일부가 밀수 및 상표 도용, 불법 상행위 및 위생시설 미비, 문화재 지역 불법 시설개조, 불법 부동산 거래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정 기간 내에 시정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대사관측에 경고했다. 이렇듯 교민들의 불법 영업행위가 우려의 단계를 넘어서자 대사관에서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1월에 ‘`합법적 상행위 관련법령 설명회’를 개최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이처럼 멕시코 내에서 한국 교민들의 불법 영업행위 등이 문제가 되자 멕시코 이민국에서는 한국인들에 대한 체류비자 발급을 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양국간에 체결한 사증면제협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외교통상부 중미과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사증면제협정 취소를 언급한 적은 없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최근 불법체류 형식으로 눌러 앉아 장사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멕시코 정부의 심기가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남미 지역에서 현지 사회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 비단 멕시코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서도 한국인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과거 농업이민으로 중남미에 들어온 교민들은 농사지어 번 돈으로 도시에서 장사를 하거나, 아니면 더 큰돈을 번 경우에는 미국 등으로 떠나버렸다. 파라과이에는 한국 외항선원들이 뿌린 국적 없는 2세들이 자라나고 있다고 한다. 황금만능주의 및 중남미 사람들에 대한 인종적 우월감이 한국인들을 ‘상종 못 할 사람들’로 만들고 있다.
중남미 한국 교민들이 현지인들에게 얼마나 배척을 당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민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은 집시(45%)에 이어 2위(25%)를 차지했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 교민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언젠가는 이곳을 떠날 것’이라는 이민자답지 않은 사고방식에 그 원인이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교민’이나 `‘교포’라는 단어보다는 `‘방문객’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멕시코에 사는 한국인들은 일본 교민들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많은 돈을 번다. 조그마한 옷 가게에서 1년에 몇 억이란 거금도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이 한국 사람들이다. 반면 일본 사람들은 학교 근처에서 문방구를 하며 작지만 꾸준히 돈을 번다. 큰돈을 버는 한국 사람들은 언젠가 멕시코를 떠날 사람들이고, 지우개, 연필을 팔며 생활하는 일본 사람들은 멕시코에 자신의 뼈를 묻을 것이다. 이것이 중남미에서 일본인 대통령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