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무대에 서서 갈채를 받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곤 하잖아요. 가족과 생계를 위해 가슴에 접어두었던 젊은 날의 꿈을 펼쳐보자는 게 모인 취지죠.” 직밴 사이트의 운영을 맡고 있는 선정우씨(29·자영업)의 말이다. 이미 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아마추어 밴드 ‘복개천’이 지난해 4월 공개동호회로 틀을 바꾸면서 지금의 직밴이 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4개 팀 40여 명의 멤버로 구성된 연주팀 외에 인터넷 사이트(www.freechal.com/hobbyband )에 가입한 일반 회원까지 포함하면 어느새 식구가 600명을 넘어선 잘 나가는 동호회다. 인사기획팀, 특수영업팀, 구내식당 등 회사의 부서이름을 따서 지은 각 팀명에서 직장인 밴드로서의 정체성이 재미나게 묻어난다. “록 음악을 중심으로 연습하지만 특별히 장르에 구애받지는 않아요. 애초에 놀자고 모인 거지, 거창한 음악을 해보겠다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지난해 10월 첫 연주회(사진)를 성공적으로 마친 직밴은 오는 4월29일 홍대 앞 클럽 ‘피드백’에서 열리는 공연 ‘Salaryman is Dead!’를 위한 막판 벼락치기에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연습이 끝났다고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본론은 밤새도록 계속되는 연습실에서의 술자리. ‘사람 나고 음악 났지, 음악 나고 사람 안 났다’는 모토를 실천하는 이 흥겨운 모임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