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계열사의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대웅 검사장)는 대우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우의 회계분식, 그리고 런던의 대우 비밀계좌(BFC)를 통한 변칙 자금거래 등이 김 전 회장의 전횡에 의해 이뤄졌고, 이 가운데 일부는 김 전 회장 비자금으로 빠져나갔음을 밝혀냈다는 것.
검찰은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이 자진 귀국해 사법처리 받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의 귀국을 강제할 방안이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이 서울지검의 ‘정현준 게이트’ 수사만 아니었다면 이 사건을 서울지검에 맡기려 했던 것도 김 전 회장 소환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보면 검찰의 고민이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한 대우 임원은 “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김 전 회장 자신이 겁이 많은 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그의 귀국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이 임원은 이어 “그런 점에서 대우 회계분식 수사에 대해 여론은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잡아넣었다’고 비난할 가능성이 높고 검찰이 그 비난을 고스란히 덮어쓸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현재 프랑스 니스의 고급 저택을 근거지로 재기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게 대우 안팎의 분석. 김 전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시골 농장에 체류하고 있다는 대우측 설명과 달리 유럽과 동남아를 오가며 재기의 기회만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김 전 회장이 정권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대우 내부에서는 김 전 회장이 현재 기업개선 작업이 진행중인 대우 계열사 사장들에게 가끔 전화를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심지어 “한 대우 계열사 사장은 부하 임원을 해외로 보내 김 전 회장에게 회사 업무를 보고하고 지시를 받기까지 했다”는 얘기가 떠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자신들을 흔들어대기 위해 누군가가 꾸며낸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런 얘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대우자동차 이종대 회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우 계열사 사장들이 과거 김우중 회장 밑에서 성장해 왔다는 점이다. 아무리 ‘실패한’ 오너 경영인이라 하더라도 과거 하늘처럼 떠받들던 총수의 ‘부탁’이나 ‘지시’를 거절할 전문경영인이 있겠느냐는 현실론을 근거로 이런 얘기들이 끈질기게 나돌고 있는 셈이다.
김 전 회장이 대우 계열사 사장들과 끈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다음’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대우 내부의 분석. 그러나 그가 재기를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귀국할 경우 구속이 불가피하므로 활동 범위가 해외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이 올 8월 모 야당의원을 폴란드에서 비밀리에 만났다는 얘기가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물론 이 의원은 부인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과거 정치자금과 관련한 현 여권의 ‘약점’을 근거로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 11월 중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에 맞춰 하노이에 머물렀다. 그는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투숙한 하노이 대우 호텔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 전 회장의 행보가 재기 움직임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월간 ‘신동아’ 9월호는 “올 8월 초 평양의 한 초대소에서 김우중 전 회장을 목격했다”는 한 재미교포 사업가의 말을 인용, 김 전 회장의 평양 방문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대우 관계자들은 그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최근 평양을 방문한 한 인사는 북한 관계자들이 이를 확인해주었다고 전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북한 관계자들은 북한에 가장 먼저 투자한 남조선 기업인이 몰락한 것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나타냈다는 것.
어쨌든 김 전 회장이 재기한다면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과 함께 인천 영종도 부동산 등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대우 관계자들은 말한다.
김 전 회장은 작년 7월19일 4조원의 신규 여신을 제공받기 위해 계열사 자산과 함께 1조2000억원대의 사재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김 전 회장 가족 명의 재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부인 정희자씨와 두 아들은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지분 81.5%를 소유하고 있다. 정희자씨는 경주 힐튼호텔을 운영하는 대우개발 회장도 겸하고 있다.
대우개발은 올 7월24일 ㈜대우가 이 회사 지분 39%를 유상감자를 통해 완전히 해소함으로써 대우와는 전혀 상관없는 완전 독립기업이 됐다. 대우개발은 작년 11월 싱가포르 화교기업 CDL에 서울 힐튼호텔을 매각한 대금으로 1106억원의 금융권 장단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현재 경주 힐튼호텔만 운영하고 있다.
아도니스 골프장에 대한 정희자 회장의 애착은 잘 알려진 사실. “정회장의 손길이 골프장 곳곳에 배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게 이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때 그룹측이 김대중 대통령 집안과 가까운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에게 이 골프장을 매각하려고 했으나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정회장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작년 8월 대우그룹 워크아웃 이후 대우 부실을 메우기 위해 올 8월 말까지 20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도 이 골프장이 김우중 전 회장 가족 소유로 버젓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대우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 관계자는 “정희자 회장이 대우그룹에 입보를 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회장 재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8월 말 끝난 금융감독원의 대우그룹 특별감리에서 밝혀졌듯 이 골프장은 대우 계열사들이 시가보다 비싼 값으로 회원권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건설됐다. 더욱이 아도니스 골프장 개장 시점인 작년 4월은 대우 계열사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때였고 대우 부실이 98년 전후부터 심화된 것을 감안하면 대우 계열사들은 빚을 얻어가며 정회장 소유 골프장 건설을 도와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도니스 골프장, 영종도 부동산 등 재기 발판 가능성
김우중 전 회장이 재기 의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은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는 차입 경영에 의한 기업 확장이라는 과거 성장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정부가 조금만 도와주었다면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아쉬워한다는 것. 전경련 한 고위 관계자도 “김우중 전 회장은 98년 말 무렵부터 주택은행이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한 것은 강봉균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잘못 보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재기 움직임은 정부의 원칙없는 구조조정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부실 경영인은 예외없이 퇴출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안 부재’를 이유로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것.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산다’는 불문율을 깨뜨리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보다 확실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이 자진 귀국해 사법처리 받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의 귀국을 강제할 방안이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이 서울지검의 ‘정현준 게이트’ 수사만 아니었다면 이 사건을 서울지검에 맡기려 했던 것도 김 전 회장 소환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보면 검찰의 고민이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한 대우 임원은 “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했다. “김 전 회장 자신이 겁이 많은 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그의 귀국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이 임원은 이어 “그런 점에서 대우 회계분식 수사에 대해 여론은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잡아넣었다’고 비난할 가능성이 높고 검찰이 그 비난을 고스란히 덮어쓸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현재 프랑스 니스의 고급 저택을 근거지로 재기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게 대우 안팎의 분석. 김 전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시골 농장에 체류하고 있다는 대우측 설명과 달리 유럽과 동남아를 오가며 재기의 기회만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김 전 회장이 정권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대우 내부에서는 김 전 회장이 현재 기업개선 작업이 진행중인 대우 계열사 사장들에게 가끔 전화를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심지어 “한 대우 계열사 사장은 부하 임원을 해외로 보내 김 전 회장에게 회사 업무를 보고하고 지시를 받기까지 했다”는 얘기가 떠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자신들을 흔들어대기 위해 누군가가 꾸며낸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런 얘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대우자동차 이종대 회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우 계열사 사장들이 과거 김우중 회장 밑에서 성장해 왔다는 점이다. 아무리 ‘실패한’ 오너 경영인이라 하더라도 과거 하늘처럼 떠받들던 총수의 ‘부탁’이나 ‘지시’를 거절할 전문경영인이 있겠느냐는 현실론을 근거로 이런 얘기들이 끈질기게 나돌고 있는 셈이다.
김 전 회장이 대우 계열사 사장들과 끈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다음’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대우 내부의 분석. 그러나 그가 재기를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귀국할 경우 구속이 불가피하므로 활동 범위가 해외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와 관련, 김 전 회장이 올 8월 모 야당의원을 폴란드에서 비밀리에 만났다는 얘기가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물론 이 의원은 부인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과거 정치자금과 관련한 현 여권의 ‘약점’을 근거로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 11월 중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에 맞춰 하노이에 머물렀다. 그는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투숙한 하노이 대우 호텔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 전 회장의 행보가 재기 움직임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월간 ‘신동아’ 9월호는 “올 8월 초 평양의 한 초대소에서 김우중 전 회장을 목격했다”는 한 재미교포 사업가의 말을 인용, 김 전 회장의 평양 방문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대우 관계자들은 그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최근 평양을 방문한 한 인사는 북한 관계자들이 이를 확인해주었다고 전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북한 관계자들은 북한에 가장 먼저 투자한 남조선 기업인이 몰락한 것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나타냈다는 것.
어쨌든 김 전 회장이 재기한다면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과 함께 인천 영종도 부동산 등이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대우 관계자들은 말한다.
김 전 회장은 작년 7월19일 4조원의 신규 여신을 제공받기 위해 계열사 자산과 함께 1조2000억원대의 사재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김 전 회장 가족 명의 재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부인 정희자씨와 두 아들은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지분 81.5%를 소유하고 있다. 정희자씨는 경주 힐튼호텔을 운영하는 대우개발 회장도 겸하고 있다.
대우개발은 올 7월24일 ㈜대우가 이 회사 지분 39%를 유상감자를 통해 완전히 해소함으로써 대우와는 전혀 상관없는 완전 독립기업이 됐다. 대우개발은 작년 11월 싱가포르 화교기업 CDL에 서울 힐튼호텔을 매각한 대금으로 1106억원의 금융권 장단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현재 경주 힐튼호텔만 운영하고 있다.
아도니스 골프장에 대한 정희자 회장의 애착은 잘 알려진 사실. “정회장의 손길이 골프장 곳곳에 배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게 이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때 그룹측이 김대중 대통령 집안과 가까운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씨에게 이 골프장을 매각하려고 했으나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정회장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작년 8월 대우그룹 워크아웃 이후 대우 부실을 메우기 위해 올 8월 말까지 20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는데도 이 골프장이 김우중 전 회장 가족 소유로 버젓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대우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 관계자는 “정희자 회장이 대우그룹에 입보를 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회장 재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8월 말 끝난 금융감독원의 대우그룹 특별감리에서 밝혀졌듯 이 골프장은 대우 계열사들이 시가보다 비싼 값으로 회원권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건설됐다. 더욱이 아도니스 골프장 개장 시점인 작년 4월은 대우 계열사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때였고 대우 부실이 98년 전후부터 심화된 것을 감안하면 대우 계열사들은 빚을 얻어가며 정회장 소유 골프장 건설을 도와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도니스 골프장, 영종도 부동산 등 재기 발판 가능성
김우중 전 회장이 재기 의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은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그는 차입 경영에 의한 기업 확장이라는 과거 성장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정부가 조금만 도와주었다면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아쉬워한다는 것. 전경련 한 고위 관계자도 “김우중 전 회장은 98년 말 무렵부터 주택은행이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한 것은 강봉균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잘못 보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우중 전 회장의 재기 움직임은 정부의 원칙없는 구조조정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부실 경영인은 예외없이 퇴출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안 부재’를 이유로 예외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것.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산다’는 불문율을 깨뜨리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보다 확실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