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원리’의 어려운 이론을 시간의 개념으로 명쾌하게 풀이한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상대성 원리’가 난해하다고 불평하는 친구에게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상대성을 예로 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의 길이는 동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5분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연인과 함께 황홀한 5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 시간이 얼마나 짧겠는가. 그러나 같은 5분 동안 불행히도 끓는 물 속에 손을 넣어야 한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렇게 보면 시간의 상대성은 너무나 분명해진다. 빛의 속도가 너무 빨라 달려가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시간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지만, 시간 소비의 상대성은 누구에게나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5년은 18세기에 살았던 조상들의 50년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일상을 돌아보면 이것은 절대로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과거에는 50, 60년 동안 일어났던 변화가 현재에는 불과 5년 안에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전화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2000만명에게 유선전화를 서비스하는 데 70년 이상 걸렸지만, 동일한 규모의 핸드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디 그것 뿐인가. 몇 년 전만 해도 신기하게 느껴졌던 ‘삐삐’ 서비스는 벌써 문을 닫고 있고, 지금은 초등학생까지도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 어떤 사회학자는 말하기 좋아하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이제는 공중전화 앞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가. 집집마다 통신비 때문에 아우성이고, 가족의 전화번호조차 외우기 힘들어졌다.
이런 와중에 벌써 꿈의 영상전화라는 IMT 2000 서비스가 정책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는 IMT 2000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지만, 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한 논의는 거의 확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IMT 2000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기술적 변화를 설명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0과 1이라는 숫자로 전환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무선으로 교환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음성은 물론이고 영상 및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세계 어디서나 움직이면서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이상은 2005년부터 세계 어디서든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통일된 개별 전화번호를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전화기 한 대에 부여된 그 번호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로밍이다.
미국-유럽 틈바구니에서 기술표준 선정 ‘고민’
그러나 이와 같은 ITU의 이상은 미국과 유럽의 기술표준 논쟁으로 당장 실현되기가 어렵게 되었다. 미국의 퀄컴을 중심으로 한 동기식 표준과, 에릭슨과 노키아를 중심으로 한 비동기식 기술이 대립하여 세계적인 단일표준의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동기식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인공위성이 보내는 시간에 맞춰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방식인 반면 비동기식은 단말기와 기지국에 내장된 칩을 활용한다고 한다). 기술적인 우위성은 과학자들이 논쟁할 문제겠지만, 시장의 현실은 비동기식이 지배적이다. 현재로서는 같은 기술방식을 채택해야만 글로벌 로밍이 용이하다. 우리는 그동안 CDMA를 중심으로 한 동기식에 많이 투자하여 세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하고, 유럽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미 기술표준을 업계 자율에 맡긴다고 선언했지만,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소비자에게는 글로벌 로밍이 중요하고, 국내산업의 육성도 버릴 수 없는 정책목표다. 시장의 미래는 항상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 기술표준을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우리 경제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소비자 후생과 국내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IMT 2000에도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의 설움이 서려 있다.
5분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연인과 함께 황홀한 5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그 시간이 얼마나 짧겠는가. 그러나 같은 5분 동안 불행히도 끓는 물 속에 손을 넣어야 한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렇게 보면 시간의 상대성은 너무나 분명해진다. 빛의 속도가 너무 빨라 달려가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시간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지만, 시간 소비의 상대성은 누구에게나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5년은 18세기에 살았던 조상들의 50년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일상을 돌아보면 이것은 절대로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과거에는 50, 60년 동안 일어났던 변화가 현재에는 불과 5년 안에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전화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2000만명에게 유선전화를 서비스하는 데 70년 이상 걸렸지만, 동일한 규모의 핸드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디 그것 뿐인가. 몇 년 전만 해도 신기하게 느껴졌던 ‘삐삐’ 서비스는 벌써 문을 닫고 있고, 지금은 초등학생까지도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 어떤 사회학자는 말하기 좋아하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이제는 공중전화 앞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가. 집집마다 통신비 때문에 아우성이고, 가족의 전화번호조차 외우기 힘들어졌다.
이런 와중에 벌써 꿈의 영상전화라는 IMT 2000 서비스가 정책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는 IMT 2000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지만, 사업자 선정방식에 대한 논의는 거의 확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IMT 2000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기술적 변화를 설명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0과 1이라는 숫자로 전환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무선으로 교환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음성은 물론이고 영상 및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세계 어디서나 움직이면서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본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이상은 2005년부터 세계 어디서든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통일된 개별 전화번호를 부여하자는 것이었다. 전화기 한 대에 부여된 그 번호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로밍이다.
미국-유럽 틈바구니에서 기술표준 선정 ‘고민’
그러나 이와 같은 ITU의 이상은 미국과 유럽의 기술표준 논쟁으로 당장 실현되기가 어렵게 되었다. 미국의 퀄컴을 중심으로 한 동기식 표준과, 에릭슨과 노키아를 중심으로 한 비동기식 기술이 대립하여 세계적인 단일표준의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동기식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인공위성이 보내는 시간에 맞춰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방식인 반면 비동기식은 단말기와 기지국에 내장된 칩을 활용한다고 한다). 기술적인 우위성은 과학자들이 논쟁할 문제겠지만, 시장의 현실은 비동기식이 지배적이다. 현재로서는 같은 기술방식을 채택해야만 글로벌 로밍이 용이하다. 우리는 그동안 CDMA를 중심으로 한 동기식에 많이 투자하여 세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하고, 유럽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미 기술표준을 업계 자율에 맡긴다고 선언했지만,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소비자에게는 글로벌 로밍이 중요하고, 국내산업의 육성도 버릴 수 없는 정책목표다. 시장의 미래는 항상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 기술표준을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우리 경제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소비자 후생과 국내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IMT 2000에도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의 설움이 서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