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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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신의 손’… “환상 연주 기대하시라”

  • 입력2005-12-02 12: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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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은 한국인에게 낯선 이름이다. 1958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나 하노이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콘서버토리를 나왔다는 경력 또한 낯설기 짝이 없다.

    하지만 1980년 10월 22세 때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의 우승은 메이저급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1등이라는 기록을 남긴다. 섬세한 핑거링, 명징한 피아니시모 등 그의 놀라운 테크닉은 서구인들을 제치고 쇼팽 스페셜리스트라는 칭호를 얻기에 충분했다.

    특히 10회 쇼팽 콩쿠르는 이보 포고렐리치라는 걸출한 피아니스트의 등장으로 화제를 모은 대회였다. 콩쿠르 이후 포고렐리치는 곧바로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각광받았지만, 당 타이 손은 91년 캐나다로 이주할 때까지 연주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92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당 타이 손에게 한국 관객들은 냉담했다. 아무도 베트남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 피아니스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텅빈 객석을 그는 아름다운 연주로 가득 채웠다.

    그로부터 8년. 도쿄 구니타치 음악대학의 방문교수이며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실망스러웠던 한국무대를 담담한 마음으로 다시 찾는다. 이번에는 쇼팽 소나타 1~3번까지 전곡을 연주할 계획이다. 5월21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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