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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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마마의 물오른 ‘표독연기’

  • 입력2007-05-02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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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옷로비사건을 둘러싼 몇몇 아줌마들의 아귀다툼이 이야깃거리지만 TV에서는 미스코리아 진(88년) 출신 아줌마 탤런트 김성령(32)의 표독스런 악녀 연기가 화제다.

    KBS1-TV 대하사극 ‘왕과 비’에서 성종의 중전 윤씨로 출연, 권력욕의 화신인 인수대비 역의 채시라와 함께 조선조 구중 궁궐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세기말에 재현하고 있는 것. 이 암투는 성종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면서 결국 자신의 파멸을 부르고 만다.

    9월초부터 드라마에 투입돼 극중 채시라와 ‘혈전’을 벌인 김성령에게 보낸 시청자의 반응은 제작진의 예상을 휠씬 뛰어넘었다. 당초 12월에 사약을 받고 ‘사망처리’됐을 김성령은 25%를 넘나드는 시청률 덕에 ‘목숨’이 1월까지 연장됐다. 드라마 속의 헤게모니도 채시라와 엇비슷해져 카메라의 분배나 클로즈업되는 횟수도 비슷해졌다.

    그가 드라마에서 토해내는 표독스러움은 소름끼칠 정도다. 또다른 라이벌인 후궁 정귀인이 아들을 낳자 “이 망할 계집이…”하며 갖은 궁리 끝에 자신이 중전 즉위후 처음 갖는 ‘침잠례’라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아 ‘석고대죄’(소복으로 갈아입고 죄를 고하는 것)를 강요한다. 친정어머니에게는 집에 무당을 불러 후궁들의 명을 재촉하는 굿을 벌이라 하고, 이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문건’을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이 정도면 독약인 ‘비상’을 항상 품고 다니는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정작 김성령은 자신의 존재를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알린 극중 중전 윤씨역에 100% 만족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물론 당시로는 용서받지 못할 여인이고 지금 봐도 심하긴 하지만, 오히려 자기주장과 자의식이 강한 현대 여성으로 재해석될 수도 있거든요.”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한 캐릭터인데, 단지 권력과 남자에 대한 탐욕만이 가득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짧은 출연 기간에 너무 욕심부릴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한다.

    그동안 김성령은 두 편의 사극에 출연했다. KBS-2TV ‘조광조’(96년)에서 경빈 박씨역을 맡았고 MBC ‘대왕의 길’(98년)에서는 영조 딸로 잠깐 나왔다. 물론 이번만큼 연기력을 주목받기는 처음인데 도회적인 마스크에 비해 적잖은 사극 경력에다 특히 ‘조광조’에서 이미 작가 정하연씨와 성종역의 이진우와는 호흡을 맞췄던 것이 도움이 됐다. 다만 극 초반에 시어머니역의 채시라(31)가 실제로 한살 적은 것이 어색하긴 했다고.

    사업하는 남편(34)의 사무실과 시댁이 부산에 있어 촬영이 없는 날이면 곧장 김포공항으로 달려간다. 아직 아기가 없는 결혼 3년차 김성령은 내년 초에 아기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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