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컬러와 패턴으로 레트로 분위기를 표현한 돌체앤가바나 2021 S/S 밀라노패션위크. [GETTYIMAGES]
열풍 선두주자, 레트로 맥주
CU는 곰표, 말표에 이어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새롭게 출시했다. 1980년대 초창기 패키지를 그대로 구현한 ‘맥콜 레트로 에디션’(왼쪽부터). [CU, 일화]
일화는 ‘맥콜 레트로 에디션’ 한정판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번 한정판은 맥콜의 1980년대 초 패키지를 그대로 구현한 것. 패키지는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짙은 갈색 유리병으로 제작됐으며 1980년대 감수성이 느껴지도록 맥콜의 옛 로고와 서체를 전면에 사용했다. 라면 브랜드 중에서는 대상이 삼양식품과 손잡고 1956년 출시한 미원을 활용해 내놓은 ‘미원라면’이 눈에 띈다. 식품업계는 이렇듯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업체와 협업해 옛 로고나 패키지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레트로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레트로 열풍은 쫀드기, 달고나 등 20~30년 전 즐겨 먹던 과자류까지 소환하고 있다.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가 1월부터 5월까지 레트로 상품 70여 종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8~12월 대비 53%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370% 늘었다. 판매량이 가장 많은 레트로 상품은 쫀드기, 오란다, 달고나로 나타났으며 그중 쫀드기는 레트로 과자 판매량의 55%를 차지했다.
‘촌티’에 지갑 여는 MZ세대
일명 ‘깻잎머리’를 한 모델이 시선을 끈 샤넬 2021 S/S 파리패션위크(왼쪽)와 굵은 블랙 아이라인 메이크업을 선보인 디올 2021 S/S 파리패션위크. [GETTYIMAGES]
돌체앤가바나뷰티의 꽃무늬 패키지 ‘솔라 글로우 트랜스루센트 루스 세팅 파우더’(위)와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구찌뷰티의 ‘루즈 드 보떼 브리앙’. [돌체앤가바나뷰티, 구찌뷰티]
샤넬, 디올, 끌로에 등 패션하우스 쇼에는 블랙 아이라인을 굵게 그린 모델이 대거 등장했다. 1970년대 영화 주인공이 떠오르는 블랙 아이 메이크업은 가을겨울 시즌에는 종종 볼 수 있지만, 여름 시즌에 선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구찌뷰티, 딥디크, 돌채앤가바나뷰티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는 보기만 해도 ‘촌티’가 물씬 묻어나는 패키지 제품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방송가에도 레트로 바람이 거세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바가지머리에 커다란 안경, 컬러풀한 의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레트로 느낌이 ‘뿜뿜’ 나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6월 2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니 5집 앨범 수록곡 ‘Pool Party’의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한 브레이스걸스도 레트로 대열에 합류했다. 티저 영상 속 브레이브걸스는 컬러풀한 색감이 돋보이는 레트로풍 의상을 입고 등장해 1980년대를 그대로 재연한 듯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신나게 파티를 즐긴다. 이 곡은 흥겨운 리듬이 매력적인 1980년대 댄스팝 스타일로,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사랑받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품, 패션, 뷰티, 리빙, 방송 등 전방위에서 레트로 열풍이 거센 이유는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가 레트로 감성을 이색적으로 받아들이고 지갑을 열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레트로 열풍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레트로 감성을 더하는 세미 캐츠아이 선글라스 마스카 ‘Free2 라인’. 잔잔한 꽃무늬가 눈에 띄는 비키니. 서로 다른 소재와 컬러로 레트로 디테일을 높인 스니커즈(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스카, 데이즈데이즈, 퓨마]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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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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