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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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하지 마!” 불호령 내리기 전 반려견 본능 이해가 먼저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반려견 강압적으로 대하는 태도, 보호자 향한 신뢰 무너뜨린다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3-03-2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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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서열과 그에 따른 복종이 필요하다고 믿고 자신의 반려견을 강압적으로 대하는 보호자가 많다. [GETTYIMAGES]

    서열과 그에 따른 복종이 필요하다고 믿고 자신의 반려견을 강압적으로 대하는 보호자가 많다. [GETTYIMAGES]

    “반려견을 복종시킬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반려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온 보호자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보호자들은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수시로 반려견에게 “이리 와!” “하지 마!” “앉아!” 같은 불호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반려견 대부분이 아랑곳하지 않은 채 병원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그때마다 보호자는 답답하다는 듯 분통을 터뜨립니다. 10년 넘게 수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반려견 보호자가 자신과 강아지를 ‘상하관계’로 인식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서열과 그에 따른 복종이 필요하다고 믿고 반려견을 강압적으로 대하는 보호자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강압은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 신뢰를 무너뜨릴 뿐입니다. 두려움 탓에 잠깐은 반려견이 말을 들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순 없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복종시키기’ 아닌 ‘규칙 정하기’

    강압적인 훈련은 대개 반려동물의 기본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집니다. 보호자는 반려견이 큰 소리로 짖거나, 무언가를 물어뜯거나, 갑자기 달려드는 행동을 싫어합니다. 사실 이런 행동은 반려견의 자연스러운 본능에서 나오는 것인데도 말이죠. 반려견이 사람처럼 적당한 목소리로 짖고, 입이 아닌 손으로 물건을 살피고, 조심스레 다가와 안긴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보호자는 자꾸만 반려동물을 의인화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사람 눈높이에서 반려견이 해도 되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정하고 “크게 야단치면 알아듣겠지” “따끔하게 혼내야 다음번에 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반려견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짖기, 물어뜯기, 달려들기, 냄새 맡기 등 반려견의 본능을 이해하고 먼저 노력하고, 그럼에도 허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선 어떻게 가르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의 가르침은 ‘복종시키기’가 아닌 ‘규칙 정하기’입니다. 규칙은 보호자와 반려동물을 ‘상호 존중 관계’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법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듯, 반려동물과의 규칙 역시 한집에서 살아가는 데 필수적입니다. 보호자가 규칙을 잘 교육시킨 반려견은 다른 사람 혹은 강아지가 많은 곳에 가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보호자는 안심하고 더 다양한 장소에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겠죠. 이처럼 보호자와 반려동물은 정해진 규칙과 그에 따른 칭찬, 보상 속에서 서로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관계여야 합니다.

    교육은 일관성 있게, 체벌은 금물

    잘한 행동을 칭찬하거나 간식, 스킨십 등으로 보상해주는 ‘긍정 강화 훈련’이 가장 적절한 반려견 교육법이다. [GETTYIMAGES]

    잘한 행동을 칭찬하거나 간식, 스킨십 등으로 보상해주는 ‘긍정 강화 훈련’이 가장 적절한 반려견 교육법이다. [GETTYIMAGES]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지내는 데 필요한 규칙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 그런 규칙들은 언제부터 가르치면 될까요. 후자부터 답하면 ‘반려견을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부터’입니다. 강아지는 반복을 통해 긍정적 행동이 강화되곤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반복적으로 규칙을 가르치는 게 중요한 셈이죠. 전자의 경우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각 가정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집은 보호자와 반려견이 함께 잠자는 걸 허용하지만, 어떤 집에선 반려견을 강아지용 침구에서만 자게 합니다.

    반려동물에게 규칙을 가르칠 땐 ‘일관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주된 양육자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 전체가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보호자가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 대로 반려견을 대하는 잘못을 저지르곤 합니다. 어떤 날은 가족 식사자리에서 짖는 반려견에게 간식을 주고, 다른 날엔 짖었다고 혼을 내는 식이죠. 이 경우 반려견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반려견은 한 번 허용된 행동은 오늘도, 내일도 당연히 허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규칙을 정하고 이를 가족 모두가 일관성 있게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어떻게’가 남았습니다. 먼저 체벌은 절대 금물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강아지에겐 반복을 통한 강화학습이 효과적입니다. 야단을 치거나 혼내지 않고도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함으로써 규칙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이를 ‘긍정 강화 훈련’이라고 하는데요. 잘한 행동을 칭찬하거나 간식, 스킨십 등으로 보상해주는 게 이 훈련의 핵심입니다. 오랜 시간 반복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보호자가 반려견의 신뢰를 얻는 동시에 규칙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적절한 교육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 기저에 불안 같은 정서적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간혹 “훈련이 되지 않는다”며 반려견을 무작정 훈련소로 보내려는 보호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녀에게 정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심신 안정에 좋다는 피아노학원이나 미술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규칙을 가르치려는 꾸준한 노력에도 반려견의 행동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면 전문의에게 진료와 상담을 받아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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