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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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풀어낸 외교·안보…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어린이·청소년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데 도움 됐으면…”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3-12-2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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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제 정세는 혼란하기 그지없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 이후 미국·중국·러시아 등 열강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북한은 수시로 도발을 벌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 우리를 둘러싼 정치외교 현실을 이해하고, 대한민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를 고민하는 이에게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이 나왔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이 펴낸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전 2권)다.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책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외교·안보 마인드를 길러주는 책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를 펴낸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홍태식]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외교·안보 마인드를 길러주는 책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를 펴낸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홍태식]

    백 회장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제40대 국방부 차관, 제20대 국회의원(경북 구미갑) 등을 지낸 외교·군사·안보 전문가다. 그가 월간 ‘신동아’에 연재한 칼럼 등을 바탕으로 펴낸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는 모든 내용을 만화로 구성해 술술 읽힌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외교·안보 상식이 저절로 쌓이는 게 특징이다. 백 회장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 특히 어린이·청소년이 이 책을 읽고 외교 마인드와 전략적 사고방식을 갖춰 글로벌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2020년부터 ‘신동아’에 연재 중인 ‘백승주 칼럼’은 국제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설명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떻게 그 내용을 토대로 만화책을 펴낼 생각을 했나.

    “내가 처음 만화책을 출간한 건 10여 년 전 일이다. 2000년대 중반 KIDA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화한 적이 있다. 그분이 내게 ‘외교·군사·안보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하신다’며 ‘이 내용을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게 만화로 그려 ‘어린이동아(옛 소년동아일보)’에 실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후 내가 글을 쓰고 방수동 작가가 그림을 그려 ‘어린이동아’에 ‘외교 이야기’를 연재했고, 2009년 ‘백승주 박사의 외교 이야기’도 펴냈다.”

    그 내용을 업그레이드해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로 다시 펴내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

    “그동안 국방부 차관, 국회의원, 전쟁기념사업회장 등을 하며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 종종 이 책을 읽었다는 분을 만나곤 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중에도 ‘백승주 박사의 외교 이야기’ 덕에 외교·안보 현안을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됐다고 인사하는 분들이 있었다. ‘우리 역사를 사랑하게 됐다’ ‘남북통일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같은 말도 들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는 내 삶의 이력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만화로 된 외교 이야기 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 한편에 늘 ‘이 작업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이 책을 극찬했다고 들었다.

    “2010년 고교생 대상 특강 자리에서 한 말이다. 스티븐스 대사가 학생들에게 내 책을 언급하며 ‘한국 지도자가 되려는 청소년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키신저 회고록보다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매우 혼란스럽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외교·안보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본다. 마침 ‘신동아’에 꾸준히 써온 칼럼이 있어서 그걸 토대로 새로 만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기존 만화 내용도 지금 실정에 맞게 다시 고쳐 그렸다.”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전략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1, 2권). 글 백승주 | 그림 방수동·정승혜 | 동아일보사 | 각 권 1만4800원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1, 2권). 글 백승주 | 그림 방수동·정승혜 | 동아일보사 | 각 권 1만4800원

    책 제목에서 ‘K-외교’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요즘 ‘K’ 열풍이 불고 있지 않나. K팝, K-드라마 못잖게 K-방산(방위산업), K-외교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이런 변화가 생긴 건 얼마 되지 않았다. 10년 전 국방부 차관 시절 한국을 찾은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쇼팽, 퀴리 부인 같은 폴란드 출신 명사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폴란드 장관이 ‘나는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하더라.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가. 10년 만에 폴란드는 한국 방산업계에서 가장 큰 수입국이 됐다. 이제는 폴란드 장관이 어디 가서 ‘한국에 대해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고, 나는 머지않아 한국이 세계 역사를 주도하는 ‘팍스 코리아나’ 시대가 열리리라고 본다. 미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에게는 글로벌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강력한 외교적 리더십도 요구된다. 주변 강대국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남북통일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안보를 다루는 책은 많다.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의 특징은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점이라고 본다. 특히 안중근, 엘리자베스 1세, 낸시 펠로시 등 세계 각국 지도자의 삶을 통해 외교·안보 마인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다. 정치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역사책 또한 정치학 서적 못잖게 많이 읽었다고 자부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위인전에도 통달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최근 국제 현안들을 연결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세계사를 살펴보면 투철한 전략 마인드를 갖고 자국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한 위인이 많다. 그들의 삶이 오늘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백 회장이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 서문에 밝힌 좌우명은 ‘尊天(존천) 謝地(사지) 重人(중인) 寄與 南北統一(기여 남북통일)’이다. ‘하늘을 두려워하고, 땅과 바다에 감사하며, 인간을 귀하게 여기고, 남북통일에 기여하는 삶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한다. 백 회장은 이 책 출간이 ‘남북통일에 기여하는 일’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백승주 박사의 K-외교 이야기’를 읽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K-외교의 힘을 기르고 통일을 이뤄내는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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