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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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는 모르는 유행? 제각각인 Z세대 관심사 따라가려면…

[김상하의 이게 뭐Z?] 체험형 메타버스, 캐릭터 마케팅, 디지털 굿즈, 가치소비에 초점 맞춰야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3-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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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네이버 메타버스 젭(ZEP)에서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이 개최한 오픈런 행사. [SSG닷컴 제공]

    네이버 메타버스 젭(ZEP)에서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이 개최한 오픈런 행사. [SSG닷컴 제공]

    Z세대를 요약하는 말은 ‘제각각’이다. 같은 Z세대여도 좋아하는 플랫폼, 콘텐츠 등이 모두 다르다. 그렇다 보니 기업 마케터는 “이게 진짜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인가” “Z세대가 정말 여기에 관심 있을까” 고민이 크다. 과거엔 한 세대 안에 주가 되는 유행이나 트렌드가 있고 대부분 그것을 따랐다. 하지만 요즘은 각자 좋아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라 해도 정작 모르는 Z세대가 더 많다. 기업이 과연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 메타버스로 방구석에서도 외출한 기분

    메타버스 기업의 타깃층 중 하나는 Z세대다.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2020년대 중반 출생)와 Z세대 정도가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에 그나마 친숙하기 때문이다. “Z세대가 메타버스를 이용해 하고 싶은 게 뭘까” 고민해본다면 첫째는 방구석에서 외출한 기분을 내는 것이다. Z세대에겐 여러 이유로 갈 수 없는 곳이 너무 많다. 놀이동산만 해도 눈치게임에 실패하기 쉽고 비용이 부담돼 가지 못하는 Z세대가 많다. 이런 Z세대의 수요 때문에 제페토(ZEPETO)가 맨 처음 메타버스 놀이동산을 공개했을 때 큰 반응을 얻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메타버스는 행사, 체험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최근 네이버 메타버스 젭(ZEP)에서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이 개최한 오픈런 행사가 대표적이다. 내 몸은 침대 위에 있는데, 메타버스에서 오픈런을 뛰어 성공하면 정말로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어 Z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드라마 주인공의 방을 체험하는 행사 등이 메타버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냥 메타버스라고만 하면 아직은 Z세대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넣는다면 기업 마케팅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 ‘이건 뉴진스 토끼?’ 마케팅-캐릭터=0

    맥도날드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걸그룹 뉴진스와 컬래버레이션 소식을 전하며 올린 영상과 사진.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캡처]

    맥도날드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걸그룹 뉴진스와 컬래버레이션 소식을 전하며 올린 영상과 사진. [맥도날드 인스타그램 캡처]

    광고 모델을 잘 쓰는 브랜드를 말해보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써브웨이와 맥도날드를 택할 것이다. 써브웨이는 보통 해당 시기에 가장 핫한 연예인을 섭외해 광고를 만든다. ‘우리집’으로 역주행한 2PM 준호, 충무로 라이징스타인 배우 구교환 등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연예인을 택해 광고에 호불호가 갈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맥도날드가 걸그룹 뉴진스를 연상케 하는 토끼를 공개해 난리가 났다. 뉴진스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면서 뉴진스 앨범 재킷 속 토끼를 빼닮은 캐릭터를 앞세운 것이다. 성공적인 마케팅에선 캐릭터가 빠지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선 작고 귀여운 캐릭터만큼 Z세대와 소통하기 편한 수단도 없다. 캐릭터의 자아를 빌려 Z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귀여운 것’에 반응하는 Z세대는 캐릭터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또 기업도 대표 캐릭터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그것을 활용해 굿즈 등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는 캐릭터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Z세대 사회초년생의 마음을 대변하는 ‘도구리’라는 캐릭터를 제작해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도구리가 엔씨소프트의 캐릭터라는 건 몰라도 도구리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Z세대는 거의 없을 정도다. 주변 Z세대 중 몇몇은 도구리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고 굿즈를 사 모으기도 한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Z세대를 움직이는 셈이다.

    # 마이크로미니백이 소환한 디지털 굿즈

    롯데리아가 선보인 롯데리아 전용서체. [롯데리아 제공]

    롯데리아가 선보인 롯데리아 전용서체. [롯데리아 제공]

    Z세대의 가방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바리바리스타백’(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닐 수 있는 가방)과 ‘마이크로미니백’이 그것이다. 이 중 최근 더 많이 보이는 건 마이크로미니백이다. 지그재그나 브랜디 같은 쇼핑몰만 봐도 딱 에어팟 정도가 들어가는 크기의 가방이 주를 이룬다. 대학가에선 이런 가방과 함께 노트북, 아이패드 등만 파우치에 따로 넣어 들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팔에 무게를 더하는 존재인 종이책, 프린트 등은 자취를 감췄다. 오래지 않아 인공지능(AI) 교과서까지 등장한다고 하니 아날로그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Z세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디지털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롯데리아는 전용서체를 만들었다. PPT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이 폰트가 이젠 실물 굿즈보다 더 환영받는다. 디지털 굿즈는 직접 배포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없어 사실 기업에게도 이익이다. 게다가 Z세대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한다. 쓰레기로 버려질 가능성이 적은 디지털 굿즈에 더 호의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굿노트 등 필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쓸 수 있는 속지, 아이패드 바탕화면 등 디지털에서 활용 가능한 굿즈 아이템을 고민해야 할 때다.

    # ‘가치소비’ 건드려 다시 떠오른 스킨푸드

    스킨푸드가 사회적기업 아립앤위립의 시니어들과 함께 만든 자사 대표 제품 패키지. [스킨푸드 제공]

    스킨푸드가 사회적기업 아립앤위립의 시니어들과 함께 만든 자사 대표 제품 패키지. [스킨푸드 제공]

    스킨푸드는 최근 성공적인 Z세대 마케팅으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한동한 인기가 시들했으나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등장한 이후 ‘마케팅 맛집’으로 떠올랐다. Z세대가 돈을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인 ‘가치소비’를 건드려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스킨푸드는 사회적기업 아립앤위립과 협업해 시니어들로 하여금 자사 대표 제품의 패키지를 제작하게 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이 패키지엔 시니어들이 직접 쓴 Z세대를 향한 응원 글귀도 담겼다. 소비만 해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해주는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을 Z세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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