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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멈춘다! 정전보다 무서운 인터넷·슈퍼앱 먹통

기업은 보안 강화, 개인은 ‘디지털 피난법’ 숙지해야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
2023-03-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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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멈춘다! 정전보다 무서운 인터넷·슈퍼앱 먹통

디지털 연결 사회에서 인터넷 통신망,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오류는 큰 혼란으로 이어진다. [GettyImages]

디지털 연결 사회에서 인터넷 통신망,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오류는 큰 혼란으로 이어진다. [GettyImages]

2월 초 디도스(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LG유플러스 인터넷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통신 장애가 생겨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동통신뿐 아니라 LG유플러스 유선망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가령 PC방은 게임 접속이 안 돼 이용객을 받지 못했고, 식당 사장은 카드 결제 불통으로 발을 동동 굴렸다. 같은 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자 역시 통신망 장애로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었다.

국내 사용자 약 5000만 명 카카오톡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 등 입주사 서버가 망가졌다. [뉴스1]

지난해 10월 15일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 등 입주사 서버가 망가졌다. [뉴스1]

디지털 연결 사회에서 ‘연결’이 끊길 때 벌어지는 혼란은 다종다양하다. 인터넷 서비스만이 아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슈퍼애플리케이션(앱)에 오류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사회 전체가 멈추는 듯한 부작용이 생긴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장애로 온 국민의 일상이 멈춰 섰다.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화재가 발생해 IDC에 입주한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화재로 카카오 측이 입은 피해가 특히 컸는데,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뱅크 등 여러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은 예상보다 컸다. 한국에선 카카오톡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사실상 대체한 지 오래다.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이 정상 작동하지 않으니 사람들의 소통이 단절되다시피 했다. 카카오톡 대신 다른 메신저를 설치해 쓰기도 난망하다. 상대방이 해당 메신저 유저가 아니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777만9000명(지난해 4분기 기준)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대중성 측면에서 압도할 메신저는 없다.

지난해 10월 15일 서버 화재 당시 카카오톡 오류 안내문. [뉴스1]

지난해 10월 15일 서버 화재 당시 카카오톡 오류 안내문. [뉴스1]

이 대목에서 혹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잠시 못 쓰면 불편이야 하겠지만, 일상이 마비된다는 건 과장 아닌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슈퍼앱은 다른 디지털 서비스가 구동하는 데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 개인 인증, 결제 시스템에 수많은 부가 서비스가 연동됐기 때문이다. 축적된 사용 데이터의 편리함도 무시 못 할 변수다. 가령 카카오맵이 작동하지 않으면 대체재라 할 수 있는 네이버맵을 실행해도 되지만, 평소 등록해둔 개인정보를 한 번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슈퍼앱의 시장 지배력은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탄탄하다. ‘디지털 도매’ 시장에서도 슈퍼앱이 소구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톡 로그인이 유력한 개인 인증 수단이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 로그인을 통해 각종 오프라인 매장 예약, 상담, 결제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카카오톡, 포털 다음 로그인에 오류가 생기자 메신저로 고객과 상담하고 서비스 내역을 소개하는 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커머스에 입점한 업체는 예약과 주문, 결제 오류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장사를 공쳤다. 카카오톡 기프티콘으로 매장에서 결제할 수 없었던 사람, 카카오헤어샵으로 예약한 미용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도 적잖다. 일부 배달대행 플랫폼이나 교통 서비스도 카카오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가 작동을 멈추면 음식 배달 지역이나 승객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디지털 서비스 가교 슈퍼앱

오프라인 사회의 필수 분야와 연결된 슈퍼앱은 일종의 공공성마저 띤다. 정부의 통합 행정 서비스 포털 ‘정부24’도 본인 인증 방식의 하나로 빅테크 로그인을 인정할 정도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시절 오프라인 매장 QR인증, 백신 예약 등 방역 절차에도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서비스가 쓰이곤 했다. 만약 그때 디지털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면 사회적 혼란은 더 컸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통신망 장애나 슈퍼앱 오류는 도미노 효과처럼 사회에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디지털 인프라가 국민 대다수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명실공히 사회 기간망이 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가 차원의 네트워크와 통신망은 정부가 관리라도 하지만, 슈퍼앱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시장을 선점한 슈퍼앱이라고 모두 공공성을 띠는 건 아니다. 각 서비스 분야에서 점유율이 높은 슈퍼앱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 줌, 티맵, 인스타그램, 틱톡 등이 각 분야의 슈퍼앱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슈퍼앱은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다른 디지털 서비스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최근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앱을 용도에 따라 구별하면 크게 엔터테인먼트, SNS, 금융, 쇼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슈퍼앱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앱을 관통하며, 특히 인증이나 보안 등 핵심 기능을 한다.

일상이 디지털화되면서 인터넷 서비스 장애의 피해 범위는 이제 컴퓨터,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는 물론, 의료기기도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필수인 이런 장비들이 네트워크 오류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슈퍼앱 오작동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최근 스마트폰으로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전기차가 늘고 있다. 네트워크 연결이나 인증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눈앞에 내 차를 두고도 운행할 수 없게 된다.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이 적용된 집에서 인터넷 오작동은 당장 일상에 적잖은 불편으로 이어진다. 가정의 냉난방 설비, 조리기구, 현관문 잠금 장치가 IoT로 연결됐다면 네트워크 오류에 따른 피해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이들 기기를 중개하는 서비스도 통합되는 추세다. 디지털 디바이스의 작동과 제어에서 중심인 슈퍼앱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연결로 일상이 편해진 만큼 통신 장애나 시스템 에러는 생각지 못한 도미노 현상을 부를 수 있다. 사용자의 불편뿐 아니라 사회적 파장마저 예상된다. 인터넷 서비스와 IoT, 스마트홈 플랫폼의 발전에 따른 편리함에만 취해 있어선 안 된다. 교통과 통신 같은 기존 오프라인 인프라처럼 디지털 사회간접자본도 끊임없는 유지·보수가 필수다. 서비스 오작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처할 방안을 미리 준비하고 고민해야 한다.

슈퍼앱 오류 대비한 ‘디지털 피난법’ 필수적

오늘날 인터넷 먹통, 슈퍼앱 오류는 정전보다 무서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은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자사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 보안에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 정부는 오프라인 인프라에 준해 디지털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슈퍼앱 오작동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 유저도 슈퍼앱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디지털 피난’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정전이 되면 전기 조명 대신 양초를 켜고, 배터리로 작동하는 라디오로 바깥 상황을 파악하는 게 상식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네트워크가 먹통이거나 슈퍼앱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앱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다른 앱 계정을 미리 만들어놓거나 오프라인 서비스로 대체할 방법을 강구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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