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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하우스? 클럽하우스 재테크 방에선 어떤 이야기가…

‘클하’ 때문에 오래된 아이폰을 꺼냈다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관종’하우스? 클럽하우스 재테크 방에선 어떤 이야기가…

[GettyImages]

[GettyImages]

‘유명인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고 질문과 답변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직접 방을 만들어 대화를 주도할 수도 있다’ ‘유니콘 대표부터 비즈니스 리더, 정치인과 연예인이 밤새 수다 떠는 곳’.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서비스 ‘클럽하우스’(이하 ‘클하’)는 사람 내면에 자리한 ‘관종’(관심종자) 욕구를 자극할 만한 모든 요소를 갖췄다. 기자는 취재용 통화 녹음 때문에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회사에서 디지털 담당이라 SNS를 너무 자주 보다 보니 새로운 SNS 운영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후배로부터 ‘클하’에 대한 설명을 처음 듣자마자 ‘이거, 취재할 온라인 출입처가 하나 더 늘었네’라는 생각부터 들었으니 말이다. 

유명인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은 올렸다 ‘펑’하기 전까지 시차라도 있지만, 이건 말 그대로 실시간 대화 형식이라 따끈따끈한 내용도 같은 시간대에 접속해 듣지 않으면 복기하기도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커버할 구역이 늘어난 것과 같지만, 평소 유명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놀이터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에 목마른 이들의 놀이터

실제로 Z세대 신입 기자는 매주 2차례씩 ‘클하’를 켜고 지인 또는 얼굴도 모르는 생판 남과 수다 타임을 즐긴다. 후배의 방송에 슬쩍 ‘리스너’로 들어가 보니 ‘모더레이터’ 역할을 맡은 후배는 꼭 라디오 DJ 같았다. 음악을 틀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며 다양한 연령대와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자처럼 ‘일’을 위해 억지로 집에서 자고 있던 아이폰6S(2015년 모델)를 깨워 서비스에 접속하는 사람과는 접근법 자체가 달랐다. 

주변에서도 ‘틱톡’ ‘스냅챗’ 같은 짧고 휘발성 강한 SNS를 즐겨 쓰는 이들 사이에서 ‘클하’가 인기다. 중고시장에서 아이폰을 사거나, 집에서 놀던 아이패드를 꺼내 계정을 만드는 사람도 늘었다.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둔 건 초창기 티스토리(2018년 초대장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와 비슷했다. 초대장을 돈 주고 사려는 이들도 있다. 핫한 서비스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입 신청을 하면 기존 가입자에게 가입 추천을 해주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누군가 동의해주면 초대장 없이도 가입할 수 있다. 지금 바로 당장 ‘클하’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조금만 기다리자. 웃돈을 주고 초대장을 사는 건 ‘비추천’이다. 

처음 가입한 ‘클하’ 첫 화면에는 별다른 내용도, 방도 뜨지 않았다. 일단 활발히 활동해 ‘초대장’이 많은 후배를 팔로하고 나서, 그 후배가 팔로잉하는 인물 중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스타와 기업가를 팔로했다. 다시 그들의 계정을 타고 넘어가 팔로잉을 50명 넘게 하자 비로소 몇 개의 개설된 방과 방송 예정인 방 목록이 보였다. 유튜브에서 핫한 주식과 재테크 전문가들도 ‘클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기자가 들어갔던 방 중 일부를 소개한다. 방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게 아니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팔로해놓고 방송 알림을 켜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재테크 정보부터 성대모사 방까지

클럽하우스에는 다양한 재테크 관련 방이 수시로 열린다(왼쪽).
기자의 오래된 아이폰. 클럽하우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구희언 기자]

클럽하우스에는 다양한 재테크 관련 방이 수시로 열린다(왼쪽). 기자의 오래된 아이폰. 클럽하우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구희언 기자]

‘미국 VC 투자 유치’ 방에서는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와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의 주도로 대화가 이어졌다. 경제 방송 듣듯이 틀어놓고 일하기에 좋았는데, 인상적인 건 “정말로 투자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에 (해당 기업과 대표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반드시 한 번은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두 대표가 온몸으로 겪은 노하우를 전해준 덕에 VC 투자에 관심이 없던 기자조차 교양 강의 듣듯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대학생 참여자들이 하는 질문에는 절실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대표들도 진심으로 답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삼총사와 생존투자’ 방에서는 유튜버 ‘투자왕 김단테’로 알려진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와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 윤해성 직지어쏘시에이츠 대표가 애널리스트, 투자 전문가들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진짜 올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방은 전문가들이 모더레이터로 있어서인지 기자처럼 조용히 듣는 사람도 많았고, 손들고 질문하는 사람도 많았다. 유튜브보다 팟캐스트에 가깝지만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는 게 ‘클하’의 장점이다. 

일반인들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재테크방도 재미가 쏠쏠했다. ‘클하 재테크방: 매매 욕구가 터지는 월요일’ 방에서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주식 매수와 매도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투자 이야기를 돌아가면서 하니 마치 술자리에서 옆 테이블의 재미난 수다를 엿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전은 한국장, 오후는 미국장’ 방에서는 한국장과 미국장 투자 시점을 두고 개미들의 열띤 대화가 오갔다. 주식 게시판이나 주식 갤러리 고수들의 이야기를 소리로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만 술은 죄가 없고, 술 마시고 음주운전한 사람의 죄가 크듯, ‘클하’ 자체의 문제보다 앞으로 ‘클하’를 애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몇 가지 대비책은 있어야 할 것 같다. ‘클하’는 다시 듣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에서 가짜 정보를 흘리는 일부 주식 리딩방 또는 투자방 같은 용도로 악용되거나 불법적 물건 거래, ‘학폭’(학교폭력)의 온상인 ‘카톡 지옥’(카카오톡 지옥)처럼 ‘클하 지옥’ 같은 신조어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클하’는 공식적으로는 녹음 및 공유 기능을 지원하지 않지만, 스피커를 통해 간접적으로 녹음하고 유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운영자만큼이나 이용자의 주의도 필요해 보인다. 디지털 세상에 절대 ‘보안’은 없다는 걸 염두에 두고 즐긴다면, 새로운 놀이터가 주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주간동아 1278호 (p38~39)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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