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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클래식 선율에 실린 복수혈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세미클래식 선율에 실린 복수혈전

세미클래식 선율에 실린 복수혈전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1845)을 각색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스토리는 강렬하면서도 달콤하다. 이 작품은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모’와 ‘복수’ 그리고 ‘사랑’을 다룬 멜로드라마다.

촉망받는 선원 에드몽에게는 메르세데스라는 아름다운 약혼녀가 있다. 그런데 에드몽을 질투하는 인간들이 있었으니, 메르세데스에게 연정을 품은 페르당과 선장 자리를 노리는 당글라르다. 이들은 에드몽이 정박해 있던 섬에서 유배 중인 나폴레옹을 만났고, 나폴레옹의 서신을 전달했다는 꼬투리를 잡아 에드몽을 신고한다. 비르포르 검사는 진실을 알면서도 에드몽에게 반역죄를 덮어 씌워 그를 외딴 섬의 감옥에 유폐한다.

에드몽은 감옥에서 늙은 죄수 파리아를 만나고, 그를 통해 상류사회의 지식과 교양을 모두 익히게 된다. 15년 뒤 파리아는 에드몽에게 보물섬의 위치를 알려준 뒤 세상을 떠났으며, 에드몽은 파리아의 시신과 바꿔치기 하는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다. 그리고 보물섬을 찾아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새 인생이라는 것이 ‘복수혈전’에 다름 아니다.

‘복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보편적인 소재다. 그 중심에 가슴 아픈 사랑이 자리한다면 완벽하게 대중 친화적이 된다. 나아가 ‘억압받는 서민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대중서사’는 사회 전복적인 의미를 지닌다. 즉, 에드몽은 나폴레옹을 둘러싸고 일어난 왕당파와 귀족파의 갈등 속에서 무고하게 피해를 본 서민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뮤지컬에서는 복수와 사랑을 중심으로 사건이 압축됐을 뿐, 이런 사회적 배경은 부각되지 않았다.

장편소설을 압축하다 보니 구성이 치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한 예로 알버트의 아버지가 에드몽이라는 사실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가 페르당과 결혼하기 전 에드몽은 이미 감옥에 갇힌 상태였는데, 메르세데스가 뱃속의 아기를 숨긴 채 페르당과 금세 결혼했다는 사실은 에드몽에 대한 그의 사랑을 의심케 한다. ‘몰락하는 집안’과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황이 제시되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에드몽이 감옥에서 분노를 키우고 복수하는 장면은 좀 더 무겁게 그려도 괜찮았을 듯하다. 하지만 파리아와 에드몽을 돕는 선원들의 유머러스한 대사가 극을 경쾌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비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비주얼, 대사, 움직임 등에서 비유나 상징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장대한 스토리를 이해시키기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단순하고 설명적으로 느껴진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작으로 ‘지킬 앤 하이드’가 그러했듯, 이 작품의 콘셉트 역시 클래식과 팝의 조화다.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세미클래식의 선율은 대중적인 스토리와 함께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옥주현, 차지연, 최민철, 조휘 등 출연. 4월 21일~6월 13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주간동아 2010.05.03 735호 (p94~94)

  • 현수정 공연 칼럼니스트 eliz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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