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7

2008.12.30

힘겨운 시대에 에너지 팍팍!

젊은 작가들과의 만남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입력2008-12-22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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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겨운 시대에 에너지 팍팍!

    오숙진, ‘이탈리아 거리’, 박스 종이에 구아슈, 52.5×24.5cm, 2008.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때문인지 연말 분위기가 참으로 썰렁합니다. 오라는 송년모임도 없고 말이죠. 미술기자 구보 씨, 독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자 에너지 넘치는 작가들을 엄선해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젊은 모색’(2009년 3월8일까지)전 소식부터 전하죠. ‘젊은 모색’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연례기획전 중 최장수를 자랑하며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전시입니다. 1981년 처음 시작됐을 당시, 미술관이란 곳은 적어도 환갑은 넘은 대가들이나 작품을 걸 수 있는 곳이었죠. 요즘에야 20대에도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바야흐로 젊은 작가의 시대지만 그땐 그랬습니다. 1년 중 단 한 번 젊은 작가들에게 주어졌던 기회라 ‘젊은 모색’전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별 중의 별이었다죠. 구본창 김호석 노상균 서도호 이불 이영배 이형구 정현 최정화 등 앞서 ‘젊은 모색’에 참여한 작가 리스트만 봐도 알 수 있듯 말입니다.

    그렇다면 2008년에 뽑힌 ‘별’은 누구일까요? 강석호 고등어 권경환 김시원 김윤호 나현 릴릴 안두진 오석근 위영일 이완 이은실 이재훈 이진준 이혜인 임승천 최원준 등 모두 17명입니다. 전시장 끄트머리에는 참여 작가이기도 한 이진준이 디렉팅한 작가 17명의 단박 인터뷰가 상영되고 있으니, 전시를 보면서 마음속에 점쳐둔 작가가 있다면 이 비디오에서 얼굴을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젊은 모색’전은 격년으로 실시되는데요, 재작년 전시보다 한층 활력이 넘치는 듯합니다. 그러나 구보 씨는 4년 전 한국 중국 일본의 젊은 작가를 모았던 기획을 다시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아, 근데 예산이 부족하다고요?

    ‘젊은 모색’ ‘Emerging’ ‘NG아트페어’ 잇따라

    서울 쌈지스페이스에서도 눈에 띄는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연례기획전 ‘Emerging’(2009년 1월15일~2월8일)의 아홉 번째 전시가 열립니다. 이번 전시에는 그룹 ‘김과 현씨’ 그리고 박은영 이철현이 선정돼 각각 재기발랄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함께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원화와 현창민이 만든 그룹 ‘김과 현씨’는 우리에게 친숙한 ‘바나나 맛 우유’ 패키지를 이용해 드로잉과 비디오, 심지어 헬기와 중장비까지 만들어냅니다. 이들이 ‘바나나 맛 우유’에 꽂힌 건 몇 년 전 우연히 신문에서 읽은 기사 때문이라는데요. 이들은 바나나 맛 우유가 개발된 시점이 박정희 정부의 우유 소비 촉진 정책과 미국 정부의 낙농산업 세계화 정책이 맞물리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해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한편 젊은이들의 거리 서울 홍대 앞에서는 모처럼 젊은 아트페어가 열립니다. ‘서교난장 : NG아트페어’라는 행사 이름부터가 재미있는데요. 여기서 ‘NG’는 ‘No Good’이 아니라 ‘New Generation’의 약자입니다. 100여 명의 젊은 작가가 참여해 150여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12월17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상상마당, 갤러리킹, 그문화갤러리, 미스홍, 아트스페이스휴, 까페VW, 커피잔속에테르, 텔레비전12 등에서 열립니다.

    힘겨운 시대에 에너지 팍팍!

    ‘젊은 모색’전의 이혜인, ‘붉은 벽돌집의 순환 고리’,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좌)‘Emerging’전의 ‘김과 현씨’, ‘바나나 맛 우유 시리즈-헬리콥터의 변신’, 인터랙티브 설치, 2008.(우)

    김노암 갤러리상상마당 전시감독은 “어려운 시기일수록(물론 예술계가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요?) 등 두드리며 어깨를 같이할 동료들이 큰 힘이 된다”면서 “미술가들과 미술을 즐기는 이들이 한번 신나게 노는 난장을 꿈꿔본다”고 말합니다. 연말, 신년 선물을 이곳에서 구입해보시는 건 또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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