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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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내부 풍경 그린 블랙코미디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10-24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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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국 내부 풍경 그린 블랙코미디

    ‘스튜디오 60’

    한때 큰 인기를 얻었지만 점차 대중에게서 외면받고 있는 코미디쇼 ‘스튜디오 60 온 더 선셋 스트립’의 생방송이 시작된다. 프로그램은 무리 없이 진행되지만, 책임 프로듀서 웨스(주드 허시)는 기독교를 비하하는 에피소드는 내보내지 말라는 상부 지시에 폭발한다. 그러고는 불쑥 화면 안으로 들어가 카메라에 대고 “방송국은 권력에 빌붙고 기생하는 매춘부”라고 비난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이것도 쇼의 일부라고 여겼던 관객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는다. 컨트롤 부스 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를 그대로 방송할 것인가, 다른 비디오로 대체할 것인가, 이도 아니라면 강제로라도 웨스를 끌어내야 할 것인가.

    NBC가 2006년 가을 시즌에 선보인 ‘스튜디오 60’의 첫 장면이다. 첫 시퀀스치고는 인상적인 ‘스튜디오 60’의 에피소드를 본 ‘시카고 트리뷴’ ‘USA 투데이’ ‘버라이어티’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스릴과 서스펜스로 가득 찬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평가와 함께 “과연 ‘웨스트 윙’의 아론 소킨과 토머스 슐램답다”는 극찬을 쏟아냈다. ‘스튜디오 60’은 방송국 고위 관계자, 코미디쇼의 프로듀서와 작가, 코미디언 사이의 관계를 그린 블랙코미디로 ‘프렌즈’의 매튜 페리, 영화배우 아만다 피트, ‘웨스트 윙’의 고정 캐스트였던 브래들리 휘트포드를 비롯해 스티븐 웨버, D. L. 휴글리, 새라 폴슨, 티모시 버스필드 등 초호화 캐스트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메이저 방송국 사장으로 부임한 조던 맥디어(아만다 피트)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망치고 있는 프로듀서를 그 자리에서 해고하고, 4년 전 방송국의 횡포에 진저리치며 그만둔 작가 맷 앨비(매튜 페리)와 감독 대니 트립(브래들리 휘트포드)을 불러들인다. 영화를 제작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슬럼프에 빠진 이들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고위 관계자들이 버티고 있는 방송국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스튜디오 60’은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웨스트 윙’에서 백악관 안을 정신없이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는 인물들을 쫓는 카메라 워킹을 통해 백악관 안 상황을 절묘하게 그려 호평을 얻었던 아론 소킨과 토머스 슐램은 자신들의 재능을 ‘스튜디오 60’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논쟁을 벌이며 방송국을 오가는 대니와 맷을 뒤쫓는 카메라는 초 단위로 움직이는 방송국의 급박한 분위기를 살리면서 무대배경인 방송국 내부까지 소개하는 일석이조 구실을 했다. 온스타일 측은 “쉴 새 없이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는 카메라와 절대 한자리에서 대화하는 법이 없는 주인공들, 가끔씩 터지는 시니컬한 농담을 보는 것이야말로 ‘스튜디오 60’의 묘미”라고 전했다.

    10월29일 방송되는 5편에서는 쇼의 진행자 해리엇 헤이스(새라 폴슨)와 맷 앨비의 과거사가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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