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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시즌 ‘단독 드리블’ 강원FC

이근호에서 정조국까지, 완전히 새로운 팀…“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목표” 선언도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6-12-30 16: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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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시즌 4년 만에 클래식(1부 리그)에 복귀하는 강원FC가 눈에 띄는 선수 영입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축구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챌린지(2부 리그)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한 팀은 통상 매년 이맘때쯤 선수 보강 등으로 잠시 눈길을 끌곤 하지만, 강원처럼 지속적으로 언론과 팬들에게 관심을 받은 구단은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단순히 스타급 선수를 끌어모으는 것뿐 아니라 클래식 구단으로는 처음으로 구단 명칭 판매를 통한 네이밍 스폰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기존 구단과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 시즌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6년 챌린지 4위로 시즌을 마친 강원은 부산아이파크와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준PO), 부천FC와 챌린지 PO에 이어 클래식 11위 팀 성남FC와 승강PO까지 3개 관문을 모두 통과하며 클래식 복귀 자격을 획득했다. 11월 20일 클래식 티켓을 손에 넣은 조태룡(52) 강원 대표이사는 곧바로 “단순히 클래식 잔류에 만족하지 않겠다. 2017년 3위 안에 들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당시만 해도 조 대표의 공언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당돌한 패기 정도로 치부됐다.



    베스트 11이 모두 바뀐다

    그러나 강원은 2016년 12월 9일 클래식의 톱클래스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인 이근호를 제주유나이티드FC에서 전격 영입했다. 2015년 전북현대모터스에서 뛴 이근호는 최전방과 측면에서 두루 활약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로 A매치 75경기에서 19골을 터뜨렸다. 강원은 이외에도 연일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해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근호에 이어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이범영, 문창진, 황진성을 영입한 강원은 정조국까지 손에 넣으며 ‘폭풍 영입’의 방점을 찍었다. 정조국은 지난 시즌 광주FC에서 31경기에 출전해 20득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또한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 11까지 차지하며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이들 10명은 추후 합류할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강원 주축을 이뤄 새 시즌을 맞는다. 공격에는 이근호, 정조국, 김경중이 포진한다. 미드필더 라인은 패싱 기술이 좋은 황진성과 공격력이 뛰어난 문창진, 측면 전문 요원 김승용이 맡는다. 수비 라인에는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측면 수비수 오범석과 연령별 각급 대표팀(U-17, U-23)에서 뛴 박선주가 있다. 골문은 2012 런던올림픽 주역인 이범영이 맡는다. 베스트 11이 모두 바뀐다 해도 무방할 정도다. 2016년 강원과 2017년 강원은 완전히 다른 선수 구성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강원은 국내 스타급 선수 대거 영입에 만족하지 않고 외국인 선수로 눈을 돌렸다. 베트남 출신 1호 K리거인 르엉 쑤언 쯔엉까지 품은 강원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스타급 선수를 잇달아 영입하며 ‘단독 드리블’을 거듭한 도·시민구단 강원의 자금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때 강원은 자본잠식 위기에까지 몰려 주변의 걱정을 샀다. 이번 잇단 선수 영입에 대해 일각에선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도·시민구단이 과욕을 부리다 탈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할 정도다.



    도·시민구단의 자금 확보 아이디어

    강원은 챌린지 무대를 누빈 2016년 65억 원 예산을 썼다. 릴레이 선수 영입 등을 고려하면 2017년에는 200억 원 가까운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림잡아도 3배 이상 돈이 더 필요하다. ‘보험왕 출신’으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단장을 맡아 뛰어난 마케팅 실적을 보인 조태룡 대표이사는 “나는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부도? 적어도 내가 강원 사장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장담했다.

    조 대표이사의 자신감은 ‘들어오기로 한 돈’과 ‘앞으로 들어올 돈’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이다. 강원은 새해 강원랜드에 구단 명칭을 팔아 수십억 원대 자금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들어오기로 한 돈은 더 있다. 클래식 승격 확정 전 강원도가 2017년 강원 구단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40억 원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승격 확정 이후 전폭적인 추가 지원을 약속했고, 강원도의회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도의회로부터 협조를 받아 구단 예산의 집행 시기도 구단 편의에 맞춰 조절키로 했다.

    강원랜드와 강원도에서 확보한 돈이 ‘들어오기로 한 돈’의 큰 줄기라면, ‘앞으로 들어올 돈’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추가 스폰서 수익을 의미한다. 강원 최고경영자(CEO)로서 2016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부하는 조 대표이사는 클래식으로 승격하면서 스폰서 수익 확대에도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게임 상품을 잘 만들어놓으면 돈은 자연스럽게 모인다’는 공격적 사고방식이다. 조 대표이사는 최근 강원지역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강원FC가 잘하면 도민에게 돌아갈 기쁨은 100배가 될 것이다. 각 군과 시에서 2016년보다 10배 더 많이 강원FC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 강원도 11개 군은 각각 2000만 원, 7개 시는 각각 3000만 원을 강원 구단에 지원했다. 이근호를 시작으로 오범석, 문창진 등 실력파에 지난 시즌 MVP 정조국까지 확보하면서 당장 들어가야 할 돈도 제법이지만, 강원은 ‘이적료 할부지급’ 등을 통해 현금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 대표이사는 “10명까지 이어진 대형 스타의 영입은 성적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승격 확정 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을 때 일부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블러핑’이라며 내 말을 믿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겠다는 발언은 내 진심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스포츠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 팬들에게 과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도·시민구단의 롤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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