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8

2005.11.01

“앞치마엔 어머니 마음 담겼어요”

  • 김민경 기자

    입력2005-10-31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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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치마엔 어머니 마음 담겼어요”
    사극 ‘왕의 여자’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전통 의상을 만들어온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47) 씨가 무명 앞치마를 소재로 한 ‘앞치마 전시’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숨에서 열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생활소품이 앞치마이기도 하고, 가장 건강한 삶을 보여주는 일상용품이 ‘폭폭 빨아 삶는’ 앞치마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연물을 이용한 인테리어와 음식 만들기를 강조하는 ‘자연 닮은 건강살림법’으로도 유명하다.

    “엄마도 한복을 하셨는데, 늘 앞치마를 입고 계셔서 벗어둬도 앞치마만 있으면 엄마를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서툴지만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새댁의 하얀 앞치마는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작은 천 조각 하나에 불과하지만 어머니들과 아내들의 마음이 담겨 있어 유독 앞치마를 좋아합니다.”

    서울 사간동 작은 한옥 마당에 깨진 기왓장을 모아 화분을 만들고 직접 야생화와 담쟁이를 키우며 작업을 하는 한옥 예찬론자인 이 씨는 한옥처럼 무명이 한국 사람의 몸에 가장 잘 맞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겨울에도 입을 수 있게 여러 겹의 면을 박아 잘라서 털처럼 만든 겨울용 무명을 만들기도 했다.

    이 씨에게는 문화·예술계에 오래된 ‘친구’들이 많아 홍신자, 이외수, 이휘향, 이혜숙, 김혜영 등 평소 ‘앞치마와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던’ 인사들이 전시장을 찾아 앞치마를 입어보는 등 전시 기간 내내 퍼포먼스를 벌이는 듯한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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