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8

2005.11.01

괴짜 의사가 들려주는 ‘과학상식’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5-10-31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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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짜 의사가 들려주는 ‘과학상식’
    괴짜 의사가 들려주는 ‘과학상식’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의사인 정태섭(51ㆍ연세대 의대) 교수는 ‘괴짜 의사’, ‘별난 사람’으로 불린다. 본업과는 무관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TV 과학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하는 것을 비롯해 별보기 행사 주최자, 화폐수집가로도 소문나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책을 썼다. 의학 논문만 해도 100편을 넘게 썼지만 일반 교양 서적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하고 놀기’(지성사 펴냄)는 정 교수가 경험하고 느낀 과학 상식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알려준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정 박사의 부업(?)들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별보기 행사와 화폐 수집에 관한 내용이다. 정 교수는 매년 1회씩 영동세브란스병원 주차장에서 별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995년부터 시작해 햇수로 벌써 11년째인데, 환자와 지역 주민 1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별보기 행사 때면 정 교수는 전구가 달린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별자리에 관한 설명을 한다. 어린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그의 배려다.

    이 책에는 18종의 세계 화폐가 등장한다. 이 화폐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과학자라는 점이다. 아인슈타인, 다윈, 마리 퀴리, 가우스 등이 실려 있는데 모두 정 교수가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다. 정 교수는 이밖에도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모든 화폐를 수집했고 과학자들의 얼굴이 담긴 세계 화폐 40여종도 갖고 있다. 정 교수의 이 같은 화폐 수집은 단순한 취미로만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동료 의사 및 과학계 인사들과 ‘새 화폐에 우리 과학자 얼굴 모시기 운동 추진위원회’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현재 이 모임의 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화폐에 우리 과학자의 얼굴을 담는 것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관심을 유발하는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의사가 왜 다른 일에 저렇게 신경을 많이 쓸까?’ 의문을 가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달리 괴짜인가? 정 교수는 정작 자신이 ‘괴짜’로 불리는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대답이 현답(賢答)이다. “괴짜면 어떻습니까? 세상이 다양화되다 보니 저처럼 차별화된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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