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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바꿔보자|한나라당 맹형규 의원

漢江을 韓江으로 부르자

漢江을 韓江으로 부르자

漢江을 韓江으로 부르자
회사원 강모(30) 씨는 5년째 사귀어 온 대만인 여자 친구가 있다. 둘은 짬만 나면 비행기로 대만과 서울을 오가며 또 인터넷 메신저로 사랑을 나누는데, 최근 이 커플을 다투게 하는 논쟁거리가 생겼다. 서울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그것. 여자 친구는 서울을 한청(漢城)이라고 부른다.

“한자는 중국인의 글자이니 중국인이 써온 표기가 맞지. 서우얼(首爾·수이)은 뜻도 정말 웃긴다. 한강도 한강(漢江)이라고 쓰면서….”

강 씨가 여자 친구에게 물었다.

“그럼 타이베이(臺北)를 대북이라고 부르면 기분 좋겠니?”

여자 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되받았다.



“그건 아무 상관이 없지. 다르게 읽었을 뿐인데, 뭐. 그리고 얼(爾, 우리 발음은 ‘이’로 주로 어조사로 쓰인다)이란 한자엔 오랑캐 냄새가 풍겨. 하얼빈(哈爾濱)같이 만주족이나 몽골족의 도시를 한자로 음차(音借)할 때 주로 쓰거든.”

중국 사람들은 서울의 새로운 중국어 표기인 首爾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漢城을 고집하는 건 중화사상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漢城은 중국의 한(漢)민족과 한(漢)왕조와 같은 글자를 쓰므로 중국 문화권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순 우리말 ‘한가람’으로 주장도

이런 가운데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의 한자 표기를 漢江에서 韓江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자 표기가 없는 서울처럼 순 우리말 ‘한가람’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있다.

“한강의 역사적 가치와 지리적 가치는 한민족 역사의 중심과 함께 하고 있다. 중국을 연상시키는 漢은 대한민국의 중심을 상징하기엔 부적절하다.”(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아래 사진)

한강은 한가람이라는 고어에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여기서 한은 ‘바르다’‘크다’‘넓다’‘가득하다’는 뜻이고, 가람은 강을 의미한다.

삼국시대 중국과의 교류가 늘면서 ‘한’은 중국인들에 의해 漢으로 음차 표기돼 본디 뜻이 사라지고, 한강수(漢江水), 한강(漢江), 한수(漢水)로 칭해졌다. 북한산(北漢山)도 한수 북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漢江을 韓江으로 부르자
“단순히 한자 명칭만을 바꾸자는 게 아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산업화 시대의 영광 속에 묻혀 있는 우리 민족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韓江을 통해 부활시키고 재창조함으로써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자는 데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1986년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한약의 표기를 한약(漢藥)에서 한약(韓藥)으로 바꾼 사례도 있지 않은가.”

맹 의원은 10월20일 여·야 의원 34명의 서명을 받아 ‘한강 한자표기 변경에 관한 건의안’을 발의했다. 단국대 김태기 교수(경제학)와 국민대 지명혁 교수(공연예술학부), 이이재 백두대간보전회 운영위원장 등도 맹 의원의 우군으로 나섰다.

한글은 외국에서도 한글 고유 발음으로 적고 있다. 이처럼 한강도 우리 고유 발음(한가람)대로 적는 때가 오지 않을까.



주간동아 2005.11.01 508호 (p12~12)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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