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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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는 내복이 제격”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12-14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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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동설한에는 내복이 제격”
    12월1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거리 한복판에서 때아닌 ‘내복 패션쇼’가 벌어졌다. 엄동설한에 발걸음을 재촉하던 사람들은 내복만 걸친 채 무언가를 외쳐대는 20여명의 ‘모델’들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내복을 입으면 에너지 낭비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날 진풍경을 연출한 사람들은 시민단체 녹색연합 회원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내복 입기’란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는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39)의 연설이 이어지면서 내복에 얽힌 옛 추억이 생각난 듯, 행인들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번져간다.

    “에너지 수입에 연평균 26조원, 총 수입액의 20%, 국방비의 2배 규모, 연평균 경제성장률 7.2%에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9.2%….” 분홍색 내복에 목도리를 두른 김처장의 설명이 계속될수록 사람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김처장은 “내복을 입으면 실내온도를 6,7℃ 낮출 수 있어 도시 근로자 가구만 쳐도 1548억원을 절약할 수 있고 에너지 수입비용 2343만 달러를 줄일 수 있다”며 ‘내복 입기’를 호소했다.

    녹색연합이 내복 입기 캠페인에 나선 것은 ‘내복 입기’가 곧 우리의 ‘생명 지키기’라는 논리에 바탕한 것. 김처장은 “에너지 과소비는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구온난화와 기상재해를 유발한다”고 강조한다.



    “왜 그때는 빨간 내복밖에 없었는지….” 김처장은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빨간 내복에 담긴 사연 2001’이라는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내복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나 겨울 내복이 꼭 필요한 사람을 소개하는 글을 보내면 내복을 무료로 보내주는 행사(www.greenkorea.org). 벌써부터 교복치마 밑으로 흘러내린 빨간 내복에 얽힌 이야기에서부터 내복이 필요한 이웃의 딱한 사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연이 모여들고 있다.

    김처장은 ‘내복 입기’라는 작은 실천이 우리의 가치관과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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