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현실 앞에서도 사랑의 아름다움을 가꿔가는 여인으로 열연한 최유정은 이미 영화 ‘비천무’와 ‘공포택시’에 출연해 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비천무’에서는 매혹적인 눈빛으로 신현준을 유혹하는 여인역이었고, ‘공포택시’에서는 귀신이 된 택시기사의 보호를 받는 아름다운 여인역을 맡은 최유정은 신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면서 충무로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인덕대 공예과를 나와 KBS 슈퍼모델에 선발된 뒤 영화계에 입문한 최유정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연기도 못하면서 예쁜 척하는 배우가 제일 싫다”는 소신(?)을 밝히는 그녀는 “아직 연기가 미숙하지만 지적받는 대로 바로 고쳐나갈 것”이라며 당차게 말한다. ‘비천무’ 때 출연료가 500만 원이었으나 세 번째 작품에서 2500만 원을 받아 1년 새 몸값이 무려 5배나 뛰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주간동아 306호 (p84~84)